‘버티컬’ 변신하는 이커머스업계…명품 힘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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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티컬’ 변신하는 이커머스업계…명품 힘준다
  • 안지예 기자
  • 승인 2023.03.06 16: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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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이커머스 업체들이 전문 특화몰인 버티컬 플랫폼으로 전환을 가속화하는 가운데, 특히 명품 카테고리 강화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 객단가가 높아 매출과 수익을 올리기 용이하다는 판단과 더불어, 기존 소비자들에게 쌓인 신뢰도를 바탕으로 소비자를 추가 유입시킬 수 있다는 자신감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커머스 업체들이 명품을 중심으로 한 버티컬 플랫폼을 확대하고 있다. ⓒ시사오늘(그래픽=김유종 기자)

 

‘명품 전문관’ 없는 곳 없다 


11번가는 6일 명품 버티컬 브랜드 ‘우아’를 론칭하고, 명품 전문관 ‘우아럭스’(OOAh luxe)를 선보였다. 11번가 서비스 내 별도의 명품 전문관으로 오픈한 우아럭스는 11번가의 첫 번째 버티컬 서비스다. 앞서 11번가는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할 신규 명품 버티컬 서비스를 통해 성장 발판을 놓겠다는 전략을 밝힌 바 있다. 

우아럭스는 럭셔리 부티크 형태로 하이엔드(High-End)부터 컨템포러리(Contemporary) 브랜드까지 총 1000여 개 브랜드의 명품을 판매한다. 에르메스, 샤넬 등 고가 상품을 비롯해 해외부티크 상품, 인기 빈티지 롤렉스, 까르띠에 등 새 명품부터 빈티지 명품까지 아우르는 라인업을 구축할 방침이다. 

롯데온(ON)은 각 상품군을 모은 버티컬 서비스 ‘온앤더’를 운영 중이다. 2022년 4월 화장품을 모은 온앤더뷰티에 이어 9월 명품 전문몰 온앤더럭셔리를 선보였다.

SSG닷컴도 2022년 7월 명품 전문관 ‘SSG럭셔리’를 오픈했다. SSG럭셔리는 국내외 최신 명품 트렌드 정보를 제공하는 ‘명품 콘텐츠 플랫폼’을 표방한다. 지난 2월에는 프랑스 명품 브랜드 그룹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의 화장품, 향수 부문인 LVMH P&C와 협업해 ‘LVMH 뷰티’ 공식 스토어도 열었다. 

이들은 모두 높은 ‘정품’ 신뢰도와 철저한 사후 관리 서비스 등을 강조하고 있다. 앞서 명품 플랫폼을 중심으로 가품 논란이 터져 나오면서 온라인상 명품 구매가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지속된 바 있기 때문이다. 

현재 SSG닷컴은 명품 전담 상담센터, 정품 보증서를 발급해주는 SSG개런티, 무작위로 상품을 구매해 정품 여부를 감정하는 ‘미스터리 쇼퍼 제도’ 등을 시행 중이며, 롯데온도 정품 보장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11번가도 신뢰에 기반한 명품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사전 검증부터 철저한 모니터링을 통해 가품 유통방지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우아럭스에서 구매한 상품이 가품으로 판정될 경우에는 ‘200% 보상제’로 100% 환불에 100% SK페이포인트 지급으로 결제 금액의 200%를 보상한다.

이 외에도 우아 상품 전용 상담서비스로 구매 고객의 다양한 요구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국내 명품 수선 플랫폼 ‘럭셔리앤올’과 제휴해 수선이나 관리가 필요한 상품이 있으면 견적 비교와 실시간 진행 상황 확인, 수선 완료 후 검수, 배송까지 이어지는 토털 서비스도 제공한다. 

박현수 11번가 최고 사업 책임자는 “온라인 명품시장의 장점과 성장성이 이미 검증된 상황에서 11번가가 명품 버티컬에 도전하려면 절대적인 신뢰 기반의 서비스여야 한다는 대원칙으로부터 우아럭스를 시작했다”며 “고객에게 강한 신뢰를 줄 수 있다면 앞으로 11번가의 우아 브랜드가 선보일 다양한 명품 서비스와 라이프스타일 중심의 편집샵까지 명품 버티컬 영역에서 독보적인 서비스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럭셔리’ 버티컬 내놓는 이유는


이커머스업계가 명품을 중심으로 한 버티컬 플랫폼을 론칭하는 데는 그만큼 성과가 뒤따르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롯데온은 럭셔리 상품 버티컬 서비스를 선보인 뒤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이커머스 사업이 지지부진하다는 지적을 받아온 롯데온은 버티컬 커머스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전환한 뒤 손익 개선에 성공했다. 롯데쇼핑 IR 자료에 따르면 롯데온을 운영하는 이커머스 부문은 2022년 4분기 영업손실 240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적자폭을 250억 원 가량 개선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매출은 28.8% 증가한 360억 원으로 나타났다.

버티컬 서비스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0~12월까지 롯데온 럭셔리 상품 거래액은 174억 원에서 200억 원으로 15.4% 상승했다. 롯데온 내 버티컬 서비스 거래액 비중은 15.0%에서 19.7%로 4.7%p 올랐다. 지난 1월 롯데온 명품 매출은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으며, 2월에는 전년대비 2.5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SSG닷컴도 럭셔리 상품 확대를 통해 수익 개선에 시동을 걸었다. 이에 힘입어 지난해 하반기에는 2개 분기 연속 수익이 개선되는 흐름을 보였다. 이마트 IR 자료에 따르면 SSG닷컴은 2022년 4분기 영업적자 219억 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83억 원가량 개선된 수치다. 2022년 3분기에도 231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전년 같은 기간보다 적자를 151억 원 줄였다.

11번가도 올해 버티컬 전략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향후 11번가는 트렌디한 ‘이슈라이징’ 명품 브랜드를 엄선해 선보이는 브랜드 쇼케이스 형태의 ‘우아픽’(OOAh pick) 서비스를 내놓을 예정이다. 

버티컬 플랫폼은 이커머스 후발주자들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쿠팡과 네이버가 이커머스 시장을 선점한 가운데 나머지 업체들은 고전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해 연간 기준 SSG닷컴, 롯데온, 11번가는 모두 전년 대비 적자 수준이 유지되거나 확대됐다. 

이에 올해 특화 서비스를 키워 성장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버티컬 서비스 초기 카테고리로 명품이 떠오른 이유는 객단가가 높아 매출과 수익을 빠르게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2030세대 이용자가 많아 미래 소비자 유입에도 효과적이다.

이들 3사는 버티컬 플랫폼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프로모션에 돌입한다. 롯데온은 매월 ‘온앤더럭셔리 위크’ 행사를 진행한다. 오는 7일까지는 300여 개 명품 브랜드 상품을 최대 50% 할인 판매한다. SSG닷컴은 오는 12일까지 일주일 간 패션·명품 카테고리 특화 프로모션 ‘패션명품 쓱세일’을 진행한다. 11번가에서는 오는 11일부터 5일 간 우아럭스 론칭 기념 특별 프로모션이 열린다.

담당업무 : 유통전반, 백화점, 식음료, 주류, 소셜커머스 등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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