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편은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관련
승부를 결정지은 결정적 포인트에 관심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진석 기자)

정보와 평론의 믹스매치, 색다른 어젠다 제시 지향의 주말판 온라인 저널, ‘정치텔링’이 꼽은 요즘 여론의 관심사 중 이것. - 與전대 김기현 당대표 선출 |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승부를 결정지은 포인트에 주목합니다. 코멘트는 지난 10일 이현종 <문화일보> 논설위원, 서정욱 변호사, 박상병 인하대 교수, 양순석 책임당원협의회 부의장, 정세운 정치평론가가 해줬습니다.
“친윤 후보=김기현, 安 조직력↓
이준석 공격에 尹 지지층 결집”
#코멘트1 이현종 논설위원

- 승부를 결정지은 포인트는 뭐라고 보나요?
“김기현 대표가 친윤이 지원하는 단일후보로 된 것이 제일 큰 첫 번째 포인트겠죠. 두 번째는 이준석 전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을 공격하면서 반대급부의 당원들을 똘똘 뭉치게 하는 역효과가 상당히 컸다고 봅니다.”
이 전 대표는 윤 대통령을 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에 등장하는 학교 일진 ‘엄석대’라는 인물에 빗대며 전대 막판까지 비난의 수위를 높인 바 있습니다.
“세 번째는 안철수 의원의 조직력이 약한 것도 패인으로 꼽을 수 있겠습니다. 이태규, 서병수 의원 등을 제외하면 안 의원을 지지하는 현역들이 없지 않았습니까. 막판 ‘오더 투표’를 시작한 친윤계 의원들과 달리 어려운 측면이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가늠해보면 ‘100% 당원 투표’ 때부터 예견된 결과일지 모릅니다. 책임당원 시대를 연 국민의힘 3-8 전당대회는 83만 7236명 가운데 46만 1313명이 참여해 55.1%라는 사상 최고 투표율을 기록했습니다. 윤심을 내세워 대세론을 형성해왔던 김기현 후보의 승리로 돌아갔습니다. 김 후보는 당정 일체와 관리형 대표론을 어필했습니다. 과반인 52.93%(24만 4163표)를 얻은 결과 1차에서 끝낼 수 있었습니다. 안철수 후보는 23.37%(10만 7803표)에 그쳤습니다. 윤 정부에 플러스알파의 힘이 되는 중도외연 확장성과 수도권 당대표론을 강조했지만, 조직력에서 밀렸다는 설명입니다.
- 총평해 준다면?
“총체적으로 보면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한 지 일 년도 안 되는 전당대회였다는 것과 내년 총선에 대한 절박성 등이 표를 결집하는 사실상의 효과로 이어졌다고 봅니다.”

- ‘원희룡-한동훈 투트랙’ 총선 등판설을 전망한 바 있습니다. 여전히 유효하다고 보나요
“그렇죠. 전당대회와 달리 총선의 얼굴을 누구로 할 거냐. 앞으로는 집중적 관심을 받겠죠.”
- 일각에서는 김기현 대표가 대선주자급으로 떠오를 수 있다고도 봅니다. 가능성 있다고 보는지? (김 대표는 지난 2021년 <월간조선>과의 인터뷰에서 “21대 국회에 들어오면서는 내게 주어진 마지막 스텝을 밟을 때가 왔다고 생각한다. 이번에는 대선 도전 준비를 하지 못했고, 나름대로 구상을 통해 타이밍을 보고 있다”며 2027년 대선 도전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습니다)
“전혀 없다고 봅니다. 오히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총선에 나오느냐, 아니냐가 관심사겠죠.”
- 아, 그게요?
“나올 수도 있지만, 안 나온다면 대선으로 바로 직행하는 것이겠죠. 차기에 다른 자리를 맡을 수도 있겠고요. 이런 부분이 연말 되면 관심사가 될 거로 전망됩니다.”
- 대선이냐. 총선이냐…. 총선을 거친다면 대선 직행은 어렵다고 보는 건가요?
“총선에 나온다는 건 국회의원 거치고 가겠다는 거잖아요. 대선으로 바로 골인하느냐. 아니면 총선을 거쳐서 가느냐. 상황 판단에 따라 다른 데, 요즘 들리는 이야기로는 (대선으로) 갈 것 같은 분위기도 있는 듯합니다.”
- 왜 그런 건가요.
“괜히 흠집을 낼 필요가 있느냐. 이런 거겠죠. 만약에 총선이 국민의힘에 굉장히 불리하고 어렵다 싶으면 등판할 수도 있겠지만 말입니다.”

- 윤심(윤석열 의중)은 아예 한동훈 장관을 대선주자로 낙점했다고 보는 건지요.
“그렇다고 봅니다.”
“승부 결정타 ‘윤심’…나경원 주저앉히고 안 공격서 끝나”
“윤석열의 힘… 국민의힘 당원 尹에 힘 실어준 게 결정적”
#코멘트2·3·4 서정욱 변호사, 박상병 인하대 교수

“승부를 결정지은 것은 윤심이죠. 나경원 전 의원을 주저앉히고 안철수 후보를 공격했잖습니까? 윤안(윤석열-안철수) 연대를 사용하지 말라고 하면서요. 두 개의 장면에서 게임은 끝났다고 봐야죠.”
- 그 두 개에서요?
“그럼요. 윤 대통령 보고 찍지 김기현 후보 보고 찍는 사람 있습니까. 대의원들이 대통령 뜻을 따라 김 후보를 찍은 것이지요.”

박상병 인하대 교수는 ‘한마디로 윤석열 대통령의 힘’에 의한 전대였다고 말했습니다.
“당원들이 윤석열 대통령 손을 들어준 겁니다. ‘윤석열의 힘’이죠. 왜 윤 대통령을 지지한 거냐. 야당과 전면전을 벌이고 있잖아요.
당원들이 전면적으로 힘을 실어준 겁니다. 임기가 4년이나 남아 있습니다. 힘을 뺄 이유가 없는 거죠.
당내 윤 대통령 외에 다른 대안이 없습니다. 철저하게 윤 대통령을 지원해주겠다. 친윤 후보한테 몰표가 간 거예요.
그 후보가 누구든 간에 말입니다.”
“안철수, 대통령실 공격 개의치 않고 비전 올인했어야”
“승부 결정타는 시간… 文정부 트라우마 강해 尹에 힘”
#코멘트4·5 양순석 책임당원협의회 부의장, 정세운 정치평론가

종합하면, “김기현 대표가 된 것은 윤 대통령의 마음과 친윤들의 적극적인 지지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양순석 책임당원협의회 부의장도 이 점부터 강조하며 말을 이었습니다.
“김 대표는 전대 초창기 지지율 7%로 시작했습니다. ‘나경원-안철수’, 심지어는 ‘유승민’한테도 4%포인트 정도 뒤졌습니다.”
여론조사업체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해 12월 12일부터 14일까지 국민의힘 지지층을 대상으로 차기 당대표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 김 대표는 당시 7%로 1·2위이던 안철수(13%)- 나경원(10%)보다 뒤처져 있었습니다.
“이후 동력을 얻은 것이 ‘장제원-김기현’의 김장연대였고 나경원 전 의원의 불출마였습니다. 특히 어떤 일이 있더라도 윤석열 정부의 안정과 성공을 바란 당원들의 마음이 결정적 승부의 요인이 됐다고 봅니다. 미흡하다고는 하나 윤 대통령이 지지하는 후보를 적극적, 압도적으로 지지하자. 당원들의 마음을 표출하자. 동력을 만들어낸 것이지요.”

- 역으로 그것이 안 의원 입장에서 보면 패인일까요.
“김 대표가 연대론으로 힘을 받았음에도 안 의원 지지율이 더 높게 나왔던 적이 있었습니다. 대통령실과 주위에서 안 의원에 제동을 걸기 시작했는데 문제는 대응 과정에서 전략적 실수를 했다고 생각합니다. 출마하게 된 근본적인 비전을 제시했어야 했습니다. 초기에는 비전을 제시하는 듯했지만, 진흙탕 싸움에 휩쓸리고 만 겁니다. 땅 문제 거론에 청와대 행정관들 고발까지 악수를 뒀습니다. 윤 정부의 성공과 안정을 바라는 책임당원들의 마음을 미처 헤아리지 못한 겁니다.”
- 그럼 어떻게 했어야?
“대통령실로부터 공격이 들어왔을 때 개의치 말았어야 합니다. 그럴수록 ‘누가 뭐라 해도 나는 윤 대통령의 성공을 빈다. 수도권 중도 세력의 마음을 모아 내년 총선을 이기기 위해 나왔다. 안정적 정권을 유지하기 위한 밑받침이 될 것이다’ 등을 어필했어야 했습니다.”

결국 ‘시간의 문제’였다는 평가입니다.
정세운 정치평론가의 견해입니다.
“선거는 시간이 제일 중요합니다. 윤석열 정부가 정권을 탈환한 지 일 년밖에 안 됐습니다. 국민의힘 당원들이 볼 때 문재인 정권에 대한 트라우마가 여전히 강한 겁니다. 정권을 뺏기지 않으려면 윤 대통령 중심으로 뭉쳐야 한다. 밀어줘야 한다는 기류가 세질 수밖에 없는 거죠.
박근혜 정부 당시 여당이던 새누리당에서 비박계의 표를 받고 김무성 대표가 될 수 있던 것은 이명박 정부부터 8년 가까이 보수 정권이 유지되고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분석입니다. 그 사이 친박-친이 공천학살이 엎치락뒤치락 있지 않았습니까. 이렇게 하면 안 된다는 비주류의 우려가 적잖았고 10년 가까이 계파 싸움을 지켜봐야 했던 보수 지지층의 피로감도 컸습니다.”

- 8년 보수 정권 후반기와 지금은 다르다?
“그때와 비교해 시간이 너무 짧은 거예요. 안 의원이 상식적 비판을 해도 받아들여지기 힘든 겁니다. 정권이 오랫동안 유지됐다면 당원들의 중론도 모였겠지만, 당장 대통령실 행정관 공수처 고발만 해도 ‘아, 이러다가 우리 당 망가지는 거 아냐?’ 위기의식부터 생겨난 거죠. 차라리 그 시간에 안 의원이 YS(김영삼) 처럼 윤 대통령과 만나 담판을 짓는 노력을 보였다면 어땠을까요. 물론 투표 막판에 터진 개입 의혹이라 물리적 시간도 없고 손 쓸 방법도 제한적이었겠지만 말입니다.
암튼 승부의 결정타는 시간이었다고 봅니다.”
한편,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안철수 단일화’에 힘썼고 이번 전대에서는 김기현 대표를 도왔던 신평 전 경북대 교수는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안철수 의원이 중도층 흡수론을 내세운 건 대단한 소구력이 있었지만 그럼에도 김 대표가 갖는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한 총선 관리형 대표라는 프레임이 훨씬 더 유의했기 때문에 승리할 수 있었다고 본다”고 평했습니다.
뒤이어 “이번 선거가 내년 총선을 관리할 수 있는 분이 돼야 하는 면에서 안 후보에게 미래 권력이 현재 권력에 도전하는 역프레임이 씌워져 어렵지 않았나 싶다”고 봤습니다. 그러면서도 “안 의원 만큼 중도층을 흡수할 수 있는 인물이 국민의힘 내부에 누가 있겠느냐”며 역할론에 의미를 더했습니다.
* 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http://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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