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 여성 사외이사 선임 여전히 소극적
스크롤 이동 상태바
보험업계, 여성 사외이사 선임 여전히 소극적
  • 유채리 기자
  • 승인 2023.03.13 17: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주총 앞둔 보험사들, 신임 사외이사 후보자 추천 봇물
한화생명·DB손보, 여성 사외이사 재선임·교체에 그쳐
삼성화재는 女 1명 추가 선임키로…법조계 출신 인사
김앤장 출신…일각선 사외이사 독립성 훼손 우려나와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유채리 기자]

사외이사 구성의 다양성을 위해 자본시장법이 개정됐지만 올해 주요 보험사의 사외이사 후보자 총 8명 중 여성 사외이사 후보자는 한화생명, 삼성화재, DB손해보험 각 1명으로 총 3명에 그쳤다. 현대해상은 1명을 신규 선임 하는데 남성 후보자다. ⓒ각사 CI 취합

주주총회를 앞두고 주요 보험사들이 사외이사 선임 후보자들을 공고한 가운데 여전히 여성 사외이사 선임에는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13일 <시사오늘>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서 생명보험사 자산 규모 상위 3곳과 손해보험사 자산 규모 상위 5곳을 확인한 결과, 한화생명,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이 사외이사 선임 안건 의결을 위해 ‘주주총회소집공고’를 공시한 상태다.

각사 선임 안건을 살펴보면 한화생명 2명, 삼성화재 2명, 현대해상 1명, DB손해보험 3명으로 총 8명이 후보자로 추천됐다.

앞서 지난해 8월 자산 규모 2조 원 이상 상장법인은 특정 성별로만 이사회를 구성할 수 없도록 ‘자본시장법’이 개정됐다. 그러나 해당 보험사들은 법에 저촉되지 않는 선인 최소 1명을 선임하는 등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번에 공고된 8명 중 여성 사외이사 후보자 역시 3명에 그친다. 한화생명, DB손해보험, 삼성화재 각 1명으로, 현대해상 사외이사 후보자 1명은 남성이다.

먼저 3월 23일 주주총회를 열 예정인 한화생명의 경우, 이인실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를 후보로 추천했다. 이인실 교수는 1956년생으로, 2019년 여성으로는 처음 한국경제학회 회장으로 선출된 인물이다. 이 후보가 사외이사로 선출된다 해도 재선임이기 때문에 한화생명 사외이사 구성은 여자 1명, 남자 3명으로 이전과 동일하다.

DB손해보험은 전선애 중앙대학교 국제대학원 학장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전 학장은 1963년생으로 고려대를 졸업하고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대학원 경제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어 2007년부터 2012년까지 예금보험공사 자산운용위원회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는 등 경제·금융 전문가로 꼽히고 있다. 전 후보자는 문정숙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의 자리를 대체할 뿐이라, 여성 사외이사는 그대로 1명이게 된다.

그 다음 삼성화재는 김소영 김앤장 법률사무소(이하 김앤장) 변호사를 후보로 추천했다. 삼성화재는 비교적 고무적인 움직임을 보인 편이다. 김 후보자가 선출되면 삼성화재는 박성연 사외이사를 포함해 여성 사외이사가 처음으로 두 명이 되기 때문이다.

다만 외부에서 독립성 훼손 우려 목소리가 나와 지켜볼 필요가 있다. 지난 10일 좋은기업지배연구소는 삼성화재해상보험에 대한 보고서에서 김소영 사외이사 후보가 선임되는 것에 대해 반대의견을 냈다.

삼성화재 근로자들이 임금피크제와 관련해 제기한 민사소송 1심에서 김앤장이 삼성화재를 대리했기 때문이다. 이어 김앤장은 삼성화재의 최대주주인 삼성생명 보험 가입자들이 제기한 미지급금 반환 민사소송까지 대리했기에 사외이사로서 독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업계 관계자는 “김앤장이 해당 소송들과 관련해 소송을 맡아서 한 건 맞지만 김 변호사가 직접적으로 참여한 이해관계자거나 하지는 않다. 따라서 별도의 입장을 내지 않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서울대 출신의 강세도 눈에 띄는 점이다. 새롭게 사외이사로 추천된 8명 중 5명이 서울대학교를 졸업했다. 대표적인 국제금융전문가로 꼽히는 황영기 한화생명 사외이사 후보자는 1975년 서울대학교 무역학과를 졸업했다.

삼성화재가 사외이사로 추천한 박진희 사외이사 후보자도 서울대 무역학과를 졸업했다. 박 후보자의 경우, 한국씨티은행 자금담당본부장, 한국씨티은행 수석 부행장을 거쳐 2014년 한국씨티은행 은행장으로 선출돼 2020년 10월까지 근무한 이력이 있는 손에 꼽히는 ‘금융통’ 중 한명으로 이야기되고 있다.

앞서 언급한 김소영 김앤장 변호사 역시 1988년 서울대학교를 졸업했다. 이 외에 현대해상의 정연승 사외이사 후보자는 서울대 경영학과를, DB손해보험의 정채웅 사외이사 후보자는 서울대 사회교육과를 졸업했다.

담당업무 : 경제부 기자입니다. (보험·저축은행 담당)
좌우명 : 타인의 신발 신어보기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