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 오너 구속은 정말 경영 ‘빨간불’ 불러올까 [까칠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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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타이어 오너 구속은 정말 경영 ‘빨간불’ 불러올까 [까칠뉴스]
  • 장대한 기자
  • 승인 2023.03.15 14: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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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범 구속에 대형 화재까지…한국타이어 한숨
오히려 오너리스크 해소·실적 안정 ‘약’ 될 수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 ⓒ 한국타이어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 ⓒ 한국타이어

비리 의혹 혐의를 받던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이하 한국타이어) 회장이 지난 9일 구속됐습니다. 윤석열 정부 들어 대기업 총수가 구속된 것은 이번이 처음인지라, 세간의 관심 역시 상당했습니다.

조현범 회장 개인적으론 두 번째 구속 수감이란 부끄러운 기록도 세우게 됩니다. 지난 2019년 개인 비리로 구속돼 유죄 판결을 받은 지 불과 4년 만에 다른 여죄 혐의가 드러나 구치소에 들어가게 됐기 때문이죠.

이번 오너리스크 재발을 두고, 업계는 한국타이어가 '비상 경영'에 빠졌다, '경영 빨간불'이 켜졌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습니다. 조현범 회장 구속 직후인 지난 12일엔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에서 큰 불이 나기까지 했으니 더욱 설득력 있어 보입니다.

대형 사고를 진두지휘하며 수습·복구에 총력을 기울이고, 피해 최소화를 위해 빠른 의사 결정을 내려야 하는 시점임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네요. 회사 주인인 조현범 회장의 부재는 한국타이어를 한숨짓게 만들기 충분해 보입니다.

하지만 막연한 동정 여론은 삼가야 할 필요가 있어 보이네요. 조현범 회장이 없다고 해서 무너질 한국타이어가 아니기 때문이죠. 자산총액만 10조 원이 넘는, 국내 재계순위 50위 안에 꼽히는 한국타이어 내부에 위기관리 매뉴얼이 없을리 만무합니다.

이미 회사엔 2인자이자 전문 경영인인 이수일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대표이사 사장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1987년 회사 공채로 들어와 35년간 회사 살림을 실질적으로 이끌어 온 장본인으로, 한국타이어의 숱한 어려움들을 극복한 경험과 노하우를 갖고 있죠.

조현범 회장에게 다소 아픈 말처럼 들릴 수 있겠지만, 그 없이도 한국타이어는 무너지지 않고, 오히려 안정된 모습을 보인 적이 있기까지 합니다.

시곗바늘을 조 회장이 처음 구속됐던 2019년으로 돌려보겠습니다. 조현범 회장은 당해 11월 하청업체로부터 뒷돈을 챙기고, 계열사 자금을 빼돌렸다는 혐의로 구속됩니다. 이후 2020년 3월 보석 신청이 인용되기까지 4개월이나 자리를 비우게 됐죠.

당해 6월엔 재판에 집중하고자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납니다. 11월 집행유예 선고가 내려지고 나서야 지주사 대표이사로 다시 복귀하게 됩니다. 정리하자면, 조현범 회장은 2019년 11월 구속 수감 이후 2020년 11월 재판이 마무리되기까지 약 1년 간 경영 공백을 유발한 셈입니다.

역설적이게도, 회사 입장에선 호재가 됐습니다. 2020년 연초 한국타이어는 신사업 보단 비용 절감과 본업을 충실히 하는 내실 경영으로 경영 방침을 일시 선회하죠. 그리고 이러한 선택은 '약'이 됩니다.

조현범 회장이 2018년 대표이사에 오른 이후 줄곧 감소세를 보여온 회사 실적이 2020년 경영 공백 시기 동안엔 반등을 이룬 것입니다. 2020년 당시 영업이익은 직전 2019년 대비 15.5% 증가한 6283억 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률도 1.8%p 늘어난 9.7% 수준까지 회복됐습니다.

조현범 회장 첫 구속 당시 촉발된 경영 공백은 회사 실적에 빨간불이 아닌 '파란불'로 작용했다고 미뤄볼 수 있겠네요. 

최근 이뤄진 조 회장 구속과 경영공백은 올해 한국타이어에게 어떤 효과를 불러올까요. 앞선 재판 진행 기간 등을 감안하면 1년, 혹은 그 이상의 시간이 소요될 수 있습니다. 이번엔 화재라는 대형 악재가 껴있어 이전과는 다른 어려움이 나타날 수도 있겠네요.

일말의 희망도 가져봅니다. 한국타이어가 오너리스크 해소 계기를 마련, 경영 건강성을 회복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 때문입니다. 조현범 회장 스스로에게 재판 결과를 떠나, 이번 경영 공백 사태가 반성의 시간이 되길 바라봅니다.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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