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서 불거진 의혹, 결과는 참혹…MB-朴 폭로전과 ‘명낙대전’ [김자영의 정치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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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내서 불거진 의혹, 결과는 참혹…MB-朴 폭로전과 ‘명낙대전’ [김자영의 정치여행]
  • 김자영 기자
  • 승인 2023.03.17 22: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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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전대서 불거진 김기현 ‘울산 땅 의혹’…결과 발표 이후 사그라들어
2007년 한나라당 경선, 다스·BBK 실소유주 논란·국정농단 의혹 제기돼
민주당 경선 전 불거진 ‘대장동 의혹’…이낙연, 이재명에 ‘불안한 후보’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김자영 기자]

ⓒ 시사오늘 (그래픽 = 김유종 기자)
<시사오늘>은 당 내부 경선에서 불거진 의혹이 후에 크게 확대된 두 사례로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과 2021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을 살펴봤습니다. ⓒ 시사오늘 (그래픽 = 김유종 기자)

국민의힘 3·8 전당대회가 끝난 지 9일이 지났습니다. 새로 들어선 당 지도부가 ‘친윤 일색’이란 평가를 받는 가운데, 김기현 대표는 전당대회 경쟁자였던 안철수 의원,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와 회동을 가졌습니다.

김 대표와의 만남에서 안 의원은 “당의 화합을 위해 헌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황 전 대표는 “성공한 대통령, 당 대표가 되도록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며 당이 원팀으로 가야 한다는 데 공감을 이룬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김 대표가 절반을 넘긴 52.93%의 득표율로 당선되며, 전대 기간 분출된 후보 간 갈등은 표면적으로 봉합된 모양새입니다. 김 대표를 향해 집중적으로 제기됐던 ‘울산 땅 투기 의혹’은 순식간에 사그라들었기 때문입니다. 

황 전 대표는 전당대회 기간 내내 김 대표가 보유한 울산의 임야가 KTX 역세권 연결도로로 변경돼 이익을 얻었다고 주장하며 ‘김기현 후보 사퇴’를 요구한 바 있습니다. 당시 안 의원과 천하람 변호사도 함께 가세해 의혹을 가지고 공격했는데요. 김 대표는 이를 ‘허위 사실’이라고 적극 반박했습니다. 

전당대회는 끝났지만, 의혹의 불씨까지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안 의원은 전당대회 기간 김 대표를 둘러싼 의혹에 대해 “제2의 대장동과 비슷한 형태로 만들어지면서 내년 총선 마지막 날까지 이걸로 민주당은 공세를 취할 것”이라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경선 과정에서 같은 당 후보끼리 의혹을 가지고 공격하고, 후에 문제가 확대된 사례가 있습니다. 현재 수사 중인 ‘대장동 의혹’은 지난 2021년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서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공방하며 불거졌습니다.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당시,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이에 오간 네거티브 공세도 대표적입니다. 당시 MB를 향해 제기된 BBK 의혹, 다스 실소유주 논란과 박근혜에게 제기된 故 최태민 일가 관련 국정 농단은 두 사람이 대통령직에서 물러난 후 재판받은 원인이 됐습니다. 

 

朴 “도곡동 땅, 누구 땅이냐” 
MB “새빨간 거짓말입니다”
2007년, 치열했던 한나라당 경선


“도곡동 땅이 누구 땅이냐. 검찰은 이미 다 알고 있습니다. 알고도 왜 덮고 있습니까.” (박근혜)

“주가조작으로 수많은 사람에게 피해를 준 BBK가 누구 회사인가. 오늘 아침 신문에 실제 주인이 우리 당 모 후보라는 비밀계약서까지 있다고 나왔다.” (박근혜)

“도곡동 땅이 어떻다고요? BBK가 어떻다고요? 새빨간 거짓말입니다, 여러분.” (이명박)

위 발언 모두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 나왔습니다. 대선 후보 토론회에서 이현 당시 국민검증위원회 실무위원이 박근혜를 향해 “故 최태민 씨와 그의 딸 최서원(최순실) 씨가 후보와의 친분을 내세워서 육영재단 운영에 관여하며 각종 전횡을 일삼았다는 말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노무현 정부는 임기 말 부동산 정책 실책 등으로 레임덕을 맞았습니다. 여당에 대한 국민 지지도가 떨어지며 한나라당 내에선 ‘경선만 승리하면 대통령 된다’는 분위기가 조성됐습니다. 후보자들 간 경쟁도 치열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유력 후보였던 이명박(MB)과 박근혜는 역대급 네거티브 공방을 펼쳤습니다. 박근혜는 도곡동 땅, BBK·다스 의혹을 언급하며 MB의 재산 형성 과정을 집요히 캐물었습니다. 

두 사람은 차례로 17대·18대 대통령에 당선됩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고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은 각각 다스(DAS) 자금 횡령·뇌물 수수 혐의와 국정 농단 사건으로 징역을 선고받습니다. 2007년 경선에서 서로를 향해 제기했던 의혹이 10년 이상의 시간을 거쳐 사실로 드러난 겁니다.

 

20대 대선 전 불거진 ‘대장동 의혹’…1년 반째 수사중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둘러싼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은 민주당 20대 대선후보 경선 레이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직전에 제기됐는데요. 

당시 이재명과 이낙연은 민주당 대선 후보 지지율 1~2위를 다투고 있었습니다. 이낙연은 ‘대장동 의혹’으로 이재명이 국민의힘의 난타를 받을 때, 그를 ‘불안한 후보’라 규정하며 도덕성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이낙연 캠프 선대위원장을 맡았던 설훈 의원이 “능력이 있는 사람이니까 도덕적으로 좀 문제가 있더라도 눈 감고 가자고 대통령을 만들었는데 결국 어떻게 되었느냐. MB는 감옥에 있다. 이걸 되풀이해야 하겠느냐”는 말로 이 대표를 겨냥하기도 했습니다.

본경선에서 이재명은 50.29%(71만9905표) 득표율로 이낙연(39.14%, 56만392표)을 누르고 민주당 대선후보로 선출됐습니다. 20대 대선 과정에서도 ‘대장동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됐습니다. 결과적으로 이재명은 대선에서 47.83%(1614만7738표) 득표율을 얻어 0.73%p 차로 패했습니다.

의혹이 처음 제기되고 1년 반이 지난 현재까지도 대장동 관련 수사는 진행중에 있습니다. 지난달 16일 검찰이 이재명 대표를 배임 및 뇌물, 이해충돌방지법, 옛 부패방지법,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는데요. 지난달 27일 국회 본회의에 올라온 ‘이재명 체포 동의안’ 표결 결과 총 297표 중 부결 138표, 가결 139표, 기권 9표, 무효 11표로 부결된 바 있습니다. 

지난 9일 이 대표의 경기지사 재직 시절 초대 비서실장을 맡았던 전모 씨가 극단적 선택을 한 사실이 알려지며 여권 공세도 거세졌는데요. 비명계 등 일각에서 이 대표의 ‘퇴진론’도 거론되는 상황입니다. 

<시사오늘>은 당 내부 경선에서 불거진 의혹이 후에 크게 확대된 경우를 살펴봤는데요. 십수년이 흘려 법정에서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해명해야 했던 사례가 존재하는 만큼, 현재 의혹 차원으로만 다뤄지는 사건들이 후에 어떤 식으로 전개될지는 미지수입니다. 

여야 간 대립이 날로 심화하는 상황입니다. 정치권에서 왜 저런 선택을 했을까 의문이 든 적 한 번쯤 있을 겁니다. 이들의 선택은 과거 정치 경험으로부터 얻어진 학습효과 아닐까요. ‘김자영의 뒷담화’는 현 정치 상황을 대한민국 현대 정치사를 비춰 해석해봤습니다. <시사오늘>은 당내 경선에서 불거진 의혹이 후에 확대된 사례를 살펴봤습니다. <편집자주>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생각대신 행동으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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