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힘받는 수도권 원내대표 선출론…왜? [정치 Li-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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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힘받는 수도권 원내대표 선출론…왜? [정치 Li-view] 
  • 정치라이뷰팀 |정세운 기자, 윤진석 기자
  • 승인 2023.03.19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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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들과 데스크의 시각 ‘정치를 본다’
이번 편은 여당 원내대표 선거 관련해  
총선 필요한 수도권론 힘 받는 데 관심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정치라이뷰팀 |정세운 기자, 윤진석 기자]

정치는 살아있는 생물이라고 한다. 기자들과 데스크의 시각 ‘정치라이-뷰(Li-view)’는 취재를 녹인 분석들의 조합이다. 라이-뷰는 살아있는 정치를 바라본다는 뜻이다. <편집자 주>

3월 전당대회를 마친 국민의힘은 4월 원내대표 선거를 치릅니다.

정치에도 패턴이란 게 있습니다. 패턴은 반복되기도 하고 깨지기도 하고 불규칙적이기도 합니다. 그 패턴을 분석해 앞일을 예측하기도 하며, 변칙을 발견하고 수정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과거를 들여다봐야 하는 이유는 미래와 연결돼 있기 때문입니다. 

 

한나라당 이후 보수당이 여당일 때 기준
당대표-원내대표 지역-권력 구도 어땠나?


이명박 대통령 집권 1년차 왼쪽부터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와 홍준표 원내대표가 의원총회를 앞두고 대화하고 있다.ⓒ연합뉴스
이명박 대통령 집권 1년차 왼쪽부터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와 홍준표 원내대표가 의원총회를 앞두고 대화하고 있다.ⓒ연합뉴스

이명박 정부 첫해, 2008년으로 가봅니다. 출범 직후 치러진 4월 18대 총선에서 허니문 기간에 힘입어 한나라당은 압승했습니다. 한 달 뒤 원내대표 선거가 있었습니다. 범친이계(이명박)이자 수도권 중진 홍준표 의원(동대문을)이 선출됐습니다. 2개월 뒤에는 4·9 총선에 낙천했으나 친이계 전폭 지원을 받아 화려하게 부활한 영남권 주자 박희태 후보가 관리형을 내세워 당대표 자리에 올랐습니다.

친이계 친정체제가 굳건할 때였습니다. 하지만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둘러싼 여론의 반발에 부닥치며 여당은 수세에 몰렸고, 야당의 공세는 거셌습니다. 9월 추경 처리도 불발됐습니다. 홍 원내대표는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지만, 박희태 대표 반대로 임기를 채웠습니다. 
 

이명박 대통령 집권 2년차 왼쪽부터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와 김무성 원내대표가 최고위원회 회의 자리에서 대화하고 있다.ⓒ연합뉴스
이명박 대통령 집권 2년차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와 김무성 원내대표가 최고위원회 회의 자리에서 대화하고 있다.ⓒ연합뉴스

집권 중반기인 2009년 5월에는 친이계 주류이자 수도권 중진(의왕과천)인 안상수 원내사령탑이 출범했습니다. 4개월 뒤에는 박희태 대표가 보궐선거 출마를 이유로 사퇴했고 정몽준 최고위원(동작을 의원)이 그 자리를 승계받았습니다. 이듬해 2010년 5회 지방선거 참패에 책임을 지고 정 대표가 물러나면서 안상수 의원이 2010년 7월 전당대회에 나와 당권을 거머쥐었습니다.

그사이 새 원내대표는 같은 해 5월 김무성(부산 남구을 의원) 의원이 맡게 됐습니다. 김 원내대표는 친이계 공천학살 논란의 피해자가 돼 친박연대로 무소속 당선, 설욕을 회복한 뒤 복당해 있던 중 세종시 문제로 박근혜 전 대표 눈 밖에 나 있을 때였습니다. 대야 협상력을 발휘,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등 난제들을 풀어간 바 있습니다. 

18대 대선을 앞두고는 1년에 걸쳐 지도부가 여러 번 바뀌었습니다. 2011년 안상수 대표가 그해 상반기 재보궐 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사퇴한 뒤 홍준표 체제가 들어섰지만, 또다시 하반기 재보궐 패배로 내려놔야 했습니다. 나경원-황우여 권한대행을 거쳐 TK(대구·경북)를 대표하는 강력한 대선주자였던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도부를 이끌게 되면서 원내대표도 친박인 황우여 수도권 중진(인천연수구)이 맡았습니다. 
 

이명박 정부 때 한나라당 지도부는 친이계 체제가 출범됐으나 이 대통령 임기 말 박근혜 비대위 체제가 들어서면서 지도부 또한 친박으로 바뀌어가고 있다.ⓒ연합뉴스
이명박 정부 때 한나라당 지도부는 친이계 체제가 출범됐으나 이 대통령 임기 말 박근혜 비대위 체제가 들어서면서 지도부 또한 친박으로 바뀌어가고 있다.ⓒ연합뉴스

이명박 대통령 임기 말 들어서면서 친이계에서 친박으로 당내 주도권이 넘어가고 있음이 엿보입니다. 

이명박 정부 5년 차인 2012년 2월 한나라당은 새누리당으로 당명을 바꿨습니다. 19대 총선을 앞두고 공천학살 논란이 또 한차례 불었지만, 친이계의 집단탈당 사태를 막아낸 김무성의 백의종군 선언으로 4월 치러진 선거 결과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습니다. 새누리당은 이후 친박체제로 구성된 새 지도부를 출범시켰습니다. 친박계 핵심인 이한구 중진(대구수성)이 원내대표를 맡았고, 같은 친박이자 수도권 중진 관리형 유형인 황우여 대표 체제가 출범했습니다. 

정권재창출에 성공한 새누리당은 박근혜 정부 첫해인 2013년 강성 원조 친박 실세이자 TK 중진 최경환 의원을 원내대표로, 이듬해 5월에는 친박인 충청 중진 이완구 의원을 원내수장으로 선출했습니다. 황우여 대표까지 하면 당 1·2위 파워가 모두 친박이지만 2개월 뒤 치러진 2014년 7월 전당대회에서 친박이 지원한 서청원 의원이 떨어지고 비박계로 분류된 PK(부산경남) 대표주자인 김무성 전 의원이 당대표로 선출되면서 파란을 일으키게 됩니다. 
 

박근혜 대통령 집권 2년차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유승민 원내대표가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 집권 중반기 들어서며 지도부는 비박계로 바뀌고 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유승민 원내대표가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박근혜 정부 3년 차인 2015년 2월에는 친박 주류가 밀었던 PK 중진 이주영 의원을 꺾고 비박계인 TK 중진 유승민 의원이 원내대표로 선출됨으로써 변화를 원하는 기류가 늘어가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는 분석입니다.

하지만 유승민 원내대표 체제는 몇 개월 못 갔습니다. 국회법 개정을 놓고 박근혜 대통령과 극한 대립을 겪으면서 친박계로부터 자진 사퇴 압박을 받았고 당이 격랑 속에 휩쓸리자 이에 책임을 지고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났습니다. 그 자리는 범친박이자 정책위의장이던 수도권 중진 원유철 의원이 승계받았습니다. 2016년 20대 총선 패배 후 치러진 5·3 원내대표 선거에서는 범친박으로 알려진 충청 중진 정진석 의원이 뽑혔습니다.

이후 8·9 전당대회에서는 비박계의 지원을 받은 TK 중진 주호영 의원 대신 친박계가 밀었던 호남 중진 이정현 의원이 당대표 자리에 올랐습니다. 하지만 이들 지도부는 연말 대통령 탄핵국면에 휩쓸려 얼마 가지 못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임기 말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와 정진석 원내대표가 의원총회에서 만나 대화하고 있다.ⓒ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 임기 말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와 정진석 원내대표가 의원총회에서 만나 대화하고 있다.ⓒ연합뉴스

문재인 정부를 거쳐 보수당이 다시 정권을 잡은 것은 2022년 3월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면서부터입니다. 그 사이 당명도 자유한국당과 미래통합당, 국민의힘으로 바뀌었습니다. 출범 직후 맞은 원내대표 선거에서는 핵심 친윤(윤석열)이자 강원강릉을 지역구로 둔 중진 권성동 의원이 선출됐습니다. 그러나 몇 개월 못 가고 맙니다. 이준석 전 대표 징계 사태를 수습하고자 권 원내대표가 직을 내려놓으면서 친윤 정진석 비대위 체제로 전환했기 때문입니다.

이후 원내대표는 권 의원 등 주류가 밀었던 영남 중진 주호영 의원이 됐습니다. 다만, 추대 분위기를 유도한 것이 역효과가 돼 예상외로 비주류인 이용호 의원이 선전하는 결과로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어쨌거나 지난 3월 친윤을 등에 업은 영남 중진 김기현 당대표 출범에 이어 다음달 새 원내대표 선출을 눈앞에 두고 있는 상황입니다.

 

총선 앞두고 수도권 원내대표론 부상
당 수구와 친윤 일색 경계 우려 반영?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직후 권성동 원내대표가 선출됐다. 사진은 윤 대통령과 권 원내대표 안내를 받으며 국민의힘 연찬회에 참석하고 있다.ⓒ연합뉴스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직후 권성동 원내대표가 선출됐다. 사진은 윤 대통령과 권 원내대표 안내를 받으며 국민의힘 연찬회에 참석하고 있다.ⓒ연합뉴스

지금까지 봐서 알 수 있듯 당대표와 원내대표를 상징하는 지역이 서로 다른 경우가 많다는 점, 당대표와 원내대표의 노선상 결이 같다는 점, 친정체제에서 지원한 원내대표가 주로 순항을 탔다는 점, 지도부 출범과 교체는 선거 결과와 무관치 않다는 점 등을 알 수 있습니다. 

현재 국민의힘 당대표는 영남권의 울산남구을이 지역구입니다. 이를 염두에 두고 오는 4월 예정된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거 후보군들을 보겠습니다. 우선은 최대 변수로 꼽히는 수도권 중진의 권영세 통일부 장관이 등판할지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그 외 하마평 중 수도권 인사로는 계파를 뛰어넘어 스킨십이 좋기로 알려진 김학용(4선 경기안성) 의원과 원내 사정에 밝다는 윤상현(4선 인천동미추홀)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영남권은 친윤계 박대출(3선 경남 진주갑), 윤재옥(3선 대구 달서을) 의원을 비롯해 선거에 강한 김태호(3선 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 의원 등이 후보군에 속합니다. 

관전 포인트는 수도권 원내대표론의 부상입니다. 민주당은 지난해 전당대회 이후 수도권 출신으로만 최고위원을 꾸린 바 있습니다. 수도권은 내년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과반을 얻으려면 반드시 선점해야 하는 최대 승부처입니다. 

문제는 현실이 녹록지는 않다는 점입니다. 김재원 최고위원이 5·18 망언 논란으로 사과하긴 했지만, 당이 급속히 수구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걱정이 나오고 있습니다. 
 

국민의힘 안철수·김기현 당대표 후보가 지난 16일 오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3차 전당대회 광주·전북·전남 합동연설회에서 기념 촬영을 마친 뒤 지지자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안철수·김기현 당대표 후보가 지난 16일 오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3차 전당대회 광주·전북·전남 합동연설회에서 기념 촬영을 마친 뒤 지지자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전당대회에서 80만으로 늘어난 책임당원들은 문재인 정부에서 겪은 트라우마를 토로하며 단일대오를 형성, 윤석열 대통령한테 힘을 실어줘야 하는 분위기를 형성해왔습니다. 대통령실의 노골적 경선 개입 논란이 정당민주주의 훼손 의혹으로 불거졌음에도 윤심이 투영됐다고 본 김기현 대표를 밀었습니다.

그렇지만 한 번이면 족하지, 이번 원내대표 선거 때도 똑같이 한다면 당의 수구화 징조가 말해주듯 친박-수구 일색을 고집하다 몰락을 자초하게 된 박근혜 정부 때처럼 회귀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들이 커지는 것은 불 보듯 뻔합니다. 

잠재우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 윤심팔이에만 매몰하는 강경 이미지 대신에 중도외연확장을 위해 전략적으로 어필될 만한 수도권 원내대표가 선출돼야 한다는 것이 중론입니다. 더불어 단결해야 총선에서 이기는 만큼 화합을 도모하고 스킨십을 잘해 소통을 아우를 적임자, 야당 공세에 맞서 강경할 때는 강경하되 협상력을 발휘할 때는 유연하게 대처할 구원투수가 필요합니다. 당대표가 영남 인사인 만큼 수도권 원내대표를 통해 이를 보완해나가야 하는 점도 중요하고 말입니다. 

결국, 안철수 의원이 전당대회 당대표 경선후보일 때 주장했던 수도권 선출론. 원내대표 경선에서는 현실적으로 힘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결론입니다. 

이런 라이뷰 어떤가요. 
독자 여러분의 댓글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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