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금융조합, 지난해 당기순이익 3.1兆…건전성 지표는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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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호금융조합, 지난해 당기순이익 3.1兆…건전성 지표는 ‘빨간불’
  • 유채리 기자
  • 승인 2023.03.23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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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사업부문, 적자…이자 부문은 순이익만 6兆
주요 건전성지표 악화…선제적 리스크 관리 필요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유채리 기자]

상호금융조합(농협·신협·수협·산림)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3조 1256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실적은 고금리 기조에 이자 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 주요한 원인으로 분석된다. 사진은 각 사 CI다. ⓒ사진제공 = 각 사
상호금융조합(농협·신협·수협·산림)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3조 1256억 원으로 집계됐다. 고금리 기조에 이자 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 주요한 원인으로 보인다. 사진은 각 사 CI다. ⓒ사진제공 = 각 사

상호금융조합(농협·신협·수협·산림)은 올해 3조 원이 넘는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그러나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큰 가운데 주요 건전성 지표에는 ‘빨간불’이 들어와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3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상호금융조합의 2022년 당기순이익은 2021년 대비 14.0% 증가한 3조 1256억 원으로 집계됐다.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농협은 당기순이익 2조 2959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6.0% 증가한 실적을 보였다. 그 다음 신협은 5706억 원, 수협은 1673억 원, 산림은 918억 원 증가했다. 

호실적에는 금리 인상 기조로 인한 이자이익 증가가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농식품 판매(농협)나 수산물 판매(수협) 등 경제사업부문 적자 규모가 2021년 1조 3058억 원에서 2022년 2조 8764억 원으로 확대된 반면, 신용사업부문 순이익은 6조 20억 원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4대 상호금융조합의 총자산 규모도 2022년 687조 5000억 원으로, 2021년 말 631조 1000억 원 대비 56조 4000억 원 증가했다.

총여신과 총수신도 규모도 2021년과 비교했을 때, 크게 증가했다. 2022년 총여신은 498조 3000억 원으로 2021년 453조 9000억 원 대비 44조 4000억 원 증가했다. 총수신도 588조 5000억 원으로 집계됐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9.2% 늘어난 규모다.

총수신 증가는 상호금융이 고물가 기조 속에서 경쟁력 확보를 위해 예금 금리를 인상한 결과로 보인다. 지난 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1월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 자료를 보면 상호금융의 정기예금 금리는 2020년 12월 1.07%에서 2022년 12월 5.17%까지 증가했다. 이처럼 예금에서 높은 금리를 찾는 고객들이 몰려 수신 규모 증가를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총여신의 경우, 기업대출 규모 증가가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총여신은 2021년 453조 9000억 원에서 2022년 488조 3000억 원으로 늘어났다. 이 가운데 기업대출은 238조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5%(54조 3000억 원) 급성장했다.

이처럼 당기순이익과 총자산이 증가했지만, 장기 전망이 긍정적이지는 않다. 자산건전성 주요 지표가 악화됐기 때문이다.

상호금융 네 곳 전체 연체율은 1.52%로, 2021년 말 1.17% 대비 0.35%포인트 상승했다. 부실채권의 비중을 가늠해볼 수 있는 지표인 고정이하여신 비율도 2021년 말 1.61%에서 2022년 말 1.84%로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물가가 많이 상승하는 상황에서 고정적으로 지출해야 하는 비용도 증가해 차주의 이자 부담이 커져 연체율 등 지표가 악화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상호금융업은 1금융권보다는 신용등급이 낮은 사람들이 찾아오다보니 경기 변동에 특히 민감하고 주요 건전성 지표에 (경기 악화 등 영향이) 바로 나타난다”고 덧붙였다.

물론 위험 대응 수준 정도를 가늠할 수 있는 자본적정성비율이 감독기준인 2%(농협 5%)를 크게 웃도는 8.26%로 손실흡수능력은 양호한 상태다.

그렇지만 지금과 같이 경기 변동성이 크고 부동산 경기가 하락하고 있는 때는 작은 위험 요인도 건전성을 위태롭게 만들 가능성이 있다. 이에 선제적으로 손실흡수 능력을 제고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국민의힘 김희곤 의원은 “비은행 금융기관의 연체율이 높아지는 추이를 보이고 있어, 금융당국이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업계 관계자는 “상호금융업권은 공동대출을 많이 한다. 이를 포함한 부동산PF 등은 경기 민감 대출로 분류되는 데 위험성이 높기 때문이다. 현재는 선제적 대응차원에서 이런 대출을 자제하도록 조합에 지도하고 있다”며 “금리 인상 가능성도 있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며 위험 요인을 줄여나갈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담당업무 : 경제부 기자입니다. (보험·저축은행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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