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마스크 해제, 그 이후… [일상스케치(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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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마스크 해제, 그 이후… [일상스케치(76)]
  • 정명화 자유기고가
  • 승인 2023.04.02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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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제 첫 주, 마스크 판매량 증가…미세먼지 등 영향?
초중고 확산세 두드러져…전면 등교로 거리 두기 어려움
정부, 일상 회복 로드맵 발표…1단계 5월, 2단계 7월, 3단계 내년 예상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정명화 자유기고가)

전 세계를 혼돈의 늪으로 밀어 넣은 코로나 팬데믹. 엄청난 수의 생명을 앗아가고, 천문학적 경제적 손실을 입힌 악몽 같던 코로나 전성시대는 저물어 간다.

그중 질병의 위협과 함께 예방을 위해 필요불가결했던 마스크 착용. 인간은 망각의 동물인지라 언제 그랬냐는 듯이 코로나 공포는 거의 사라져가도, 불편한 마스크의 존재는 계속 따라다녔다.

3월 20일부터 지하철, 버스, 택시, 철도, 항공기 등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가 권고로 전환됐다. ⓒ연합뉴스
3월 20일부터 지하철, 버스, 택시, 철도, 항공기 등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가 권고로 전환됐다. ⓒ연합뉴스

다행히 엔데믹을 앞두고 지난 3월 20일부터 △지하철 △버스 △택시 △철도 △항공기 등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가 권고로 전환됐다. 2020년 10월 13일 대중교통 마스크 착용 의무화가 시행된 지 3년이 가까워져서다.

착용 의무 해제 후 마스크 판매량 소폭 증가

반면, 다중시설과 대중교통 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됐지만 마스크 판매량은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기간 수도권 미세먼지(PM10) 수준이 각각 나쁨에서 매우 나쁨까지 기록됐던 영향일까.

시민들은 마스크 의무 착용 해제에 후련해 하면서도 정작 아직도 대부분이 벗지는 않는 모습이다. 봄철 미세먼지, 코로나 재감염 우려, 환절기 기관지 보호, 습관적 착용 등의 이유가 종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진 데다 사람이 밀집한 대중교통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는 인식이 함께 작용한 탓인 것 같다"라고 분석했다.

마스크를 안 쓰고 대중교통을 탄 한 시민은 "그동안 답답했는데 마스크를 벗으니 후련했다"면서도 "남들이 다 쓰고 있다 보니 눈치도 보였다"라고. 또 다른 시민도 "다들 안 쓸 줄 알았는데 의외로 대부분 쓰고 있어서 놀랐다"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초미세먼지가 너무 심해 마스크를 벗을 수 없었다", "나이가 있다 보니 코로나19 감염이 걱정돼 마스크를 썼다", "2년 동안 마스크를 쓰는 데 익숙해져 실내든 실외든 계속 쓰고 있어도 불편하지 않다. 오히려 벗는 게 눈치가 보인다"라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최근 초중고 연령대의 발생률이 두드러지고 있어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초중고 연령대의 발생률이 두드러지고 있어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연합뉴스

초중고 확산세 커져

현재 신규 코로나 확진자는 해제 이후 10일이 지나서도 1만 명 초반대를 기록하고 있다. 확진자는 3월 10일부터 감소세로 돌아서 매일 조금씩 줄어들었지만, 지난 20일 대중교통수단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가 권고로 전환된 이후 7일째 전주 대비 1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문제는 전반적 유행 안정세 속에 최근 초중고 연령대의 발생률이 두드러지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7세에서 18세 사이의 주간 일평균 발생률은 지난주 인구 10만 명당 33.3명으로, 한 달 새 다른 연령대보다 확연한 증가세를 보였다. 이는 전면 등교 시행으로 거리 두기가 어려워졌고, 마스크 의무화 해제 등 방역 완화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그다음 많은 연령대는 19세에서 39세로 인구 10만 명당 22.6명이었다.

한편, 지난해 10월 시작된 동절기 추가접종은 방역당국이 방역상황과 국민의 면역 수준 등을 고려해 7일까지만 진행했다. 이렇게 되면 백신을 접종하는 병의원도 현재 1만 7,000여 곳에서 5,000여 곳으로 줄어든다. 다만, 의료기관 보유 백신이 소진될 때까지는 백신 접종이 가능하다.

방역당국은 동절기 추가접종이 끝나면 접종기관이 대폭 축소되는 만큼, 기초접종을 마치지 않은 60대 이상 고위험군은 서둘러 맞아줄 것을 당부했다.

3단계 걸친 코로나19 일상 회복 로드맵

확진자 수가 안정 정체기에 접어들며 정부는 3월 29일 중대본 회의를 열어 코로나19 엔데믹으로 향해 가는 위기단계 조정 로드맵을 발표했다. ⓒ연합뉴스
확진자 수가 안정 정체기에 접어들며 정부는 3월 29일 중대본 회의를 열어 코로나19 엔데믹으로 향해 가는 위기단계 조정 로드맵을 발표했다. ⓒ연합뉴스

로드맵은 현재 '심각'인 위기 단계를 '경계'로 바꾸는 시점을 1단계, 2급인 코로나19의 감염병 등급을 4급으로 낮추는 시점을 2단계로 각각 제시했으며 '엔데믹화'된 상황을 3단계로 정했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브리핑에서 “5월 초 정도에 1단계 조치 후 두세 달 상황을 지켜보고 7월쯤 2단계 조정을 예상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3단계는 완전한 ‘엔데믹화’ 단계로 방역당국은 빨라야 내년쯤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1단계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 국제보건규칙 긴급 위원회를 열어 코로나19 비상사태를 해제하는 시기에 맞춰 시작된다. WHO 긴급 위원회는 4월 말~5월 초에 열리며, 이 위원회에서 코로나19 비상사태를 해제하면 한국도 코로나19 위기단계를 '심각'에서 '경계'로 내린다.

그렇게 되면 1단계 때는 격리 의무에 가장 큰 변화가 일어난다. 5월부터 코로나19 의무 격리 기간이 7일에서 5일로 단축된다. 입국 후 3일차 유전자증폭(PCR) 검사 권고도 1단계 때 종료된다. 현재는 사전 PCR ·입국 후 PCR 검사 의무가 중단된 상태며, 입국 후 3일차 PCR 권고만 남았다.

지자체별로 운영 중인 18개 임시 선별검사소도 1단계 때 문을 닫는다. 검사를 원하는 사람은 의료기관에서 받아야 한다. 의료기관의 일일 신고 체계를 지속하면서도 거의 매일 발표하고 있는 신규 확진자 등 관련 통계는 주간 단위 발표로 전환한다.

7월 2단계 '격리·마스크 의무 완전 해제, PCR 검사·입원치료비 일부 유료화'

2단계인 7월에는 1단계 때 5일로 단축한 격리 의무가 해제돼 '권고'로 바뀐다. 3년 넘게 이어진 확진자 격리 의무조치가 완전히 해제되고, 의료기관 등 일부에 남은 마스크 착용 의무도 사라지고 자율에 맡긴다. 단지 의료기관은 자체 지침에 따라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쓰도록 한다.

이에 코로나19 감염병 등급이 2급에서 인플루엔자(독감)와 같은 수준인 4급으로 조정된다.

다만 코로나19 PCR 검사와 신속 항원 검사가 유료로 전환되며, 입원치료비도 중증 환자에 한 해 지원한다.

감염 취약층 등 일부만 검사비에 건강보험을 적용하고, 나머지는 비급여로 전액 자부담이다. 건보 적용 시 개인 부담 PCR 검사비는 1만∼4만 원, 신속 항원 검사비는 1만 원 수준이다.

그리고 2단계에서는 지정 원스톱 진료기관과 의료 상담 센터가 각각 진료와 상담을 하는 현 외래진료 체제를 종료한다. 지정 의료기관이 아닌 일반 의료기관이 코로나19 진료를 하며 재택 치료자 관리 체계도 운영하지 않는다.

또한 요양병원·시설 등 감염 취약시설의 면회·외출도 전면 허용된다. 종사자 코로나19 선제 검사는 중단하고, 입소자 선제 검사만 유지한다. 입국 시 건강 상태 질문서는 유증상자만 제출하면 된다.

확진자 생활지원비·유급휴가비 지원 체계는 1단계에서는 유지하고, 2단계 때는 종료한다.

내년 3단계 엔데믹화 "코로나19 백신, 필수접종 대상만 무료…치료제 유료화"

3단계는 코로나19가 매년 돌아오는 독감처럼 주기적으로 유행하는 ‘엔데믹’이 되는 단계다. 사실상 모든 방역·의료 조치가 해제된다. 이에 코로나19 예방접종이 국가 필수예방접종으로 전환된다.

필수접종 대상은 무료로 백신을 맞지만, 나머지에겐 유료다. 독감처럼 고령자, 어린이, 임신부가 필수접종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치료제 무상공급이 중단되고 건강보험이 적용돼 환자가 일부를 부담하게 된다. 현재 정부 조달 백신 가격은 4만 원대이지만, 미국 등의 제약사들이 가격을 올리려 하고 있어 유동적이다. 치료제 가격은 90만 원대인데, 내년 상반기 건강보험이 적용되더라도 환자가 상당한 부담을 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베클루리, 팍스로비드, 라게브리오 등 치료제 무상 지원도 없어진다. 다만 치료제가 고가인 만큼 정부는 이들 치료제를 건강보험에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전 세계가 일상 회복을 향해

전 세계적으로 확산했던 코로나19 사태가 엔데믹에 접어들면서 해외 각국도 대응·관리 체계를 단계적으로 개편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5월 8일부터 코로나19의 감염병 법상 분류를 현재 2류에서 인플루엔자와 동일한 5류로 하향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코로나19 환자가 전체 병원에서 입원할 수 있도록 하고 병상 배정 시스템도 정부 조정에서 자율 배정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미국은 오는 5월 11일 공중보건 비상사태 해제를 준비하고 있다. 2020년 3월 처음 선포된 뒤 연장돼왔던 비상사태에 따라 미 정부는 코로나19 검사와 백신, 치료제 등을 국민에게 무료로 제공해왔다.

다만 미 정부는 비상사태가 해지되더라도 백신은 비상사태 해제와 관계없이 연방정부 구매량에 따라 무료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미국의 저소득층 의료비 지원 제도인 ‘메디케이드’ 가입자에게는 자가 진단키트나 PCR 검사, 치료제도 2024년 9월까지 지원이 유지된다.

또한 코로나19 확진자 격리 의무도 단계적으로 완화되는 분위기다. 현재 격리 의무가 아예 없거나 권고 수준인 국가로는 미국, 캐나다, 영국, 호주, 독일, 스위스, 태국 등이다.

5일의 격리 의무가 남아있는 국가는 그리스, 이탈리아, 이스라엘. 한국과 같이 7일 격리 의무가 있는 나라로는 아일랜드, 벨기에, 튀르키예, 뉴질랜드, 일본 등이 남아 있다.

정명화는…

1958년 경남 하동에서 출생해 경남 진주여자중학교, 서울 정신여자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연세대 문과대 문헌정보학과 학사, 고려대 대학원 심리학 임상심리전공 석사를 취득했다. 이후 자유기고가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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