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정상회담 성과와 일본의 도발 [기자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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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정상회담 성과와 일본의 도발 [기자수첩]
  • 박지훈 기자
  • 승인 2023.04.07 21: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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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정상회담, 일본 정부의 태도 변화 필요해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지훈 기자]

한일정상회담이 3월 16일~17일 양일간 개최됐습니다. 정부여당은 금번 한일정상회담이 ‘한일관계의 정상화’라고 평한 반면 야권은 ‘굴종외교’라는 박한 점수를 줬습니다.

한일정상회담에서는 어떤 내용이 오고간 것이기에 이토록 평가가 극으로 갈리는 것일까요?

우선 성과는 분명히 있었습니다. 끊어졌던 한국과 일본간의 ‘셔틀외교’가 부활했죠. 외교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양국 정상이 수시로 왕래하는 것을 뜻하는 셔틀외교는, 노무현 정권 때 시행됐다가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로 1년 만에 맥이 끊기고 말았습니다. 이후 이명박 정부에서 부활시켰지만, 당시 위안부 문제와 독도 문제로 인해 금세 왕래가 끊긴 채로 남았습니다.

그랬던 셔틀외교를 복원함으로서 양국 정상의 교류가 확대되고 지속가능한 관계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는 평을 받습니다. 한미일 공조의 중요성이 커지는 시대의 요구에 적절한 대응이기도 합니다.

한일정보보호협정(GSOMIA, 지소미아)의 정상화 역시 안보강화의 성과로 꼽힙니다. 문재인 정부는 일본 정부와 갈등을 빚으며 사실상 정보 공유를 중단했었는데요. 윤석열 대통령이 이를 정상화시킴으로서 보수계에선 안보협력 강화의 성공이라는 평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기자는 셔틀외교와 지소미아 복원을 위해 내준 것이 너무 많아 보입니다. 이번 회담이 ‘적자’로 보이는 이유입니다.

대한민국은 일본과의 경직된 무역관계 개선을 위해 선제적으로 WTO 기소를 취하했습니다. 일본 역시 한국에 대한 첨단산업 핵심소재 대한 수출 규제를 해제하고 화이트리스트(전략물자 수출관리 우대국) 복권을 추진 약속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한일정상회담이 2주 이상 지난 시점에도 일본의 한국 화이트리스트 복권에 대한 소식은 묘연합니다. 수출 규제는 풀렸지만 소부장 국산화 추진 사업이 일부분 성과를 보이고 있으며, 반도체 사이클에 불황이 크게 온 만큼 이번 회담에서 얻은 성과가 크게 값져 보이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문재인 정부 시절 갈등 전과 비교해보면 균형의 추가 일본 쪽으로 더 기울어져 보이기도 합니다.

아울러 한일정보보호협정을 체결했지만, 정작 일본의 정보가 틀린 정황이 드러나면서 신뢰에 금이 갔습니다. 2021년 10월 19일과 2022년 6월 5일,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탐지에 실패하며 정보력을 강점 삼았던 일본은 자존심을 구겼습니다. 미사일 발사의 탐지와 분석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있을 수 있으나 연달아 정확한 탐지에 실패하면서 일본의 탐지 능력에 의심이 가게 됐습니다.

또한 회담 이후에도 일본은 현안에 대해 저돌적으로 나오는데 반해 우리 정부는 저자세로 답하고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해상초계기 저공비행 사건,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방류 건 등 양국에게 민감한 현안들을 드밀고 있으나, 우리 정부로서는 확실한 대답이 아닌, 모호한 단어를 사용해 즉답을 피하거나 해명에 급급한 모습입니다.

한일정상회담이 성공적이었다는 대통령실. 하지만 정작 일본의 도발은 진행 중에 있는데요. 이를 성공적이라고 평가할 수 있는지 의문입니다. 성공한 정상회담이라면 분명한 ‘국익’을 가져와야 하는데 ‘양보’만 하고 돌아온 것 같습니다.

담당업무 : 정경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확실하고 공정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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