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실탄 발견…항공보안 사고 “구조적 문제가 원인” [현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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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실탄 발견…항공보안 사고 “구조적 문제가 원인” [현장에서]
  • 편슬기 기자
  • 승인 2023.04.03 17: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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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해 물질 검색 실패 책임은 ‘개인’ 아닌 ‘시스템 상 문제’
현장 업무 가중 ‘피로 누적’…위해 물질 반입 부르는 환경
국토부, “첨단 장비·인력 처우 개선 등 제도 보완 이룰 것”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편슬기 기자]

'항공보안 발전방안을 위한 국회 세미나'에 참여해 발제자로 나선 소대섭 한서대학교 항공보안학과 교수. ⓒ 시사오늘 편슬기
3일 '항공보안 발전방안을 위한 국회 세미나'가 열린 가운데, 발제자로 나선 소대섭 한서대학교 항공보안학과 교수의 모습. ⓒ 시사오늘 편슬기 기자

밀입국 시도와 2건의 실탄 발견 등 잇따르는 항공 보안에 구멍이 뚫렸다. 사회적 불안감 또한 높아지고 있다. 항공 산업이 활기를 되찾고 있는 상황 속 항공 보안 강화를 위한 인력 교육과 과중된 업무 분산 등의 구조적 문제 해소가 필요하다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선 ‘항공보안 발전방안을 위한 국회 세미나’가 열렸다. 이날 현장에선 실탄과 밀입국 방지 등 일련의 보안 관련 문제를 보안 검색 요원 개인의 잘못으로 취급·처벌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며, 제도적인 조치와 기존 시스템 개선을 통한 보안 강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공통된 목소리가 나왔다.

우선 발제자로 나선 소대섭 한서대학교 항공보안학과 교수는 지난 10일 발생한 대한항공 실탄 발생 사건을 예로 들며, 보안 실패 책임을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고 처벌로만 해결해서는 안된다고 피력했다.

그는 “위해 물질 검색 실패에 대한 직원 징계가 늘어날 시 처벌에 대한 두려움과 불만으로 검색 근무를 회피할 가능성만 높인다”며 “이는 검색 근무 지연을 유발해 결국 공항 이용객들의 피해로 고스란히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진성현 가톨릭관동대학교 교수는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보안상의 크고 작은 문제들이 대참사로 연결될 가능성에 주목하며 우려를 표했다.

진 교수는 “지난 10일 발생한 대한항공 기내에서 발견된 실탄과 금일 발생한 인천국제공항 실탄 발견 사건 등을 미뤄볼 때 스위스치즈 모델 이론이 떠오른다"며 "해당 이론은 허점이 발생하는 구조적 영향과 불안전한 감독, 불안전한 사전 환경, 불안전한 행위가 참사로 연결된다는 재해 발생 이론이다. 사고란 개인에 의해 발생하는 게 아니라 시스템 상의 허점으로 인해 만들어진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보안 문화 및 보안 인력 역량 강화를 위해서는 ‘안전 보안실’이 중심이 되는 부서별 공조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각 부서들이 전사적 대치가 가능토록 시스템을 개선하고, 안전장치와 방지체계 등을 개인이 아닌 전체로 바라볼 줄 아는 시야를 가져야 한다”고 부연했다.

(왼쪽부터) 발제 이후 토론에 나선 송한규 한국공항공사 보안계획부장, 정혁준 인천국제공항공사 항공보안처 보안계획팀장, 황호원 한국항공대학교 교수, 김용욱 대한항공 항공안전보안담당 상무, 박찬호 국토교통부 항공보안정책과 항공사무관. ⓒ 시사오늘 편슬기
(왼쪽부터) 발제 이후 토론에 나선 송한규 한국공항공사 보안계획부장, 정혁준 인천국제공항공사 항공보안처 보안계획팀장, 황호원 한국항공대학교 교수, 김용욱 대한항공 항공안전보안담당 상무, 박찬호 국토교통부 항공보안정책과 항공사무관. ⓒ 시사오늘 편슬기

패널 토론 시간에는 실제로 공항에서 보안 관련 업무에 종사했거나 종사 중인 이들의 현장 실태 증언도 줄을 이었다.

김포공항 경찰대에서 근무 중인 한 관계자는 보안 인력 부족 상황을 꼬집었다. 그는 “검색 요원들의 피로감이 상당히 누적돼 있다“며 ”직원들의 교육·역량 부족이 아니라, 과중된 업무로 인해 자칫 위해 물품을 놓칠 수 있는 근로 환경에 노출돼 있다”고 지적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에서 보안 관련 업무를 담당했던 한 관계자의 경우에는 앞선 소대섭 교수의 발언에 힘을 보탰다. 그는 “위해 물품을 갖고 있거나 위해 행위를 한 사람에 대한 처벌이 이뤄져야 하는데 업무 미숙에 대한 처벌이 이뤄지는 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물론 이같은 문제 해결을 위해 대응 방안을 마련 중이라는 답변들도 나왔다. 정부 차원의 시스템 마련과 첨단 보안 검색 장비 도입 등이 대표적이다.

정혁준 인천국제공항공사 항공보안처 보안계획팀장은 “보안 검색에 최신 첨단 장비를 도입해 위해 물질 유입을 더 철저하게 방지하고 인공지능이 검색을 보조하는 방식을 도입할 예정“이라며 “내년까지 해당 시스템을 고도화해 보안 검색 보조를 추진할 계획이다”라고 설명했다.
 
박찬호 국토교통부 항공보안정책과 항공사무관도 “위해 물품, 위해 요소 등을 수집해 총 150억 원의 예산으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 ‘한국형위기대응시스템’을 가동 준비 중에 있다”며 “또한 보안 검색 강화를 위한 인력 처우 개선과 관련 교육 기관의 교육 효율성을 높이는 등 법과 제도적 뒷받침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담당업무 : IT, 통신, 전기전자 / 항공, 물류를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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