官 출신 인사 경제계 영입 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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官 출신 인사 경제계 영입 붐
  • 이상택 기자
  • 승인 2010.03.08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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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 경찰청 등 고위급 인사 0순위
대 정부 업무 원활화 위한 포석
경제계에 관계 출신 인사 모시기가 한창이다. 이들의 스카우트를 통해 정부와의 소통 폭을 넓히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는 셈이다. 일부 공기업에는 낙하산 인사가 속출해 여론의 도마위에 오르내리고도 있다.

경제계의 한 관계자는 "기업의 대관업무를 위해서는 공무원 출신 인사가 필요한 게 사실이다"며 "정부측에서는 인사적체를 해소한다는 측면에서, 기업에서는 대정부 소통을 원활히 한다는 점에서 이해가 맞아 떨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 출신 고위 퇴직자들이 최근 대거 삼성행을 택하고 있다. 작년 12월 이영화 전 경찰대학장이 삼성건설 고문, 올초에는 최광식 전 경찰정 차장이 삼성엔지니어링 고문으로 영입됐다.
 
1월말에는 충남지방경찰청장, 울산경찰청장 등을 역임한 조용연씨가 에스원 감사로 영입되는 등 경찰 퇴직인사의 삼성행이 줄을 잇고 있다. 삼성측은 이에대해 "그룹내 각종 안전사고 및 환경사고 등의 사태 발생에 대비하기 위해 경찰인사를 영입하게 됐다"고 밝혔다.
 
▲ 3월 주주총회철을 앞두고 경제계가 관출신 인사 영입을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경제계는 이들이 대관업무 창구 역할을 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공기업에서는 낙하산 논란이 계속되는 등 인사 마찰이 예상되기도 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KTF의 주총 장면.     © 시사오늘

고양시 기초지자체 최초 행안부 인사 모셔와
차병원 식약청 출신이어 황영기회장도 스카웃

두산그룹은 지난 3일 문홍성 전 기획재정부 국장을 영입했다. 문 국장은 두산 전략지원팀 전무로 발령 받았다. 문 신임전무는 서울대 경제과 출신의 행정고시 31회로 재정경제부 금융협력과장, 외화자금과장 등을 거쳤다.

STX그룹도 정부 출신 인사에 손을 내밀었다. 주인공은 신철식 전 국무조정실 차장이다. 신차장은 신현확 전 국무총리의 아들이기도 하다.  STX는 신차장을 최근 신설한 미래전략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임할 예정이다. 신차장은 경제기획원, 기획예산처를 두루 거친 고위 관료 출신으로 STX의 향후 비전을 기획하게 된다.

STX측은 "내년 5월이 그룹 창립 10주년으로 향후 10년에 대한 중장기 비전 마련이 필요한 때"라며 "이같은 업무를 하는데 기획업무에 경험이 많은 인사가 필요하다는 판단아래 신 차장을 영입하게 됐다"고 밝혔다.
 
KT와 LG텔레콤도 관계 인사를 영입했다. 통합 LG텔레콤은 유필계 전 방통위 실장을 부사장으로 영입해 CR전략실장에 앉혔다. CR전략실은 대관업무를 총괄하는 부서로 알려져 있다. 신임 유부사장은 방통위 재직시절 '기획통'으로 소문난 인물로 '4세대 서비스를 위한 신규 주파수 확보' 등 현안 해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KT는 대외협력부문장(부회장)에 석호익 전 정보통신정책연구원장을 영입했다. 행정고시 21회인 석 부회장은 정통부 정보통신지원국장, 기획관리실장 등을 거쳤다. 석 부회장은 정통부 시절 국가기간전산망 기본계획, 브로드밴드 IT 코리아 비전 등 국가 정보화 정책을 수립한 정책통이다.
 
▲ <사진 위 왼쪽부터> 최광식(삼성엔지니어링 고문), 조용원(에스원 감사), 문홍성(두산전략지원팀 전무), 유필계(LG텔레콤 CR전략실장), 석호의(KT대외협력 부회장), 신철식(STX미래전략위원회위원장), 남인석(한국중부발전사장), 방옥균(식공 부회장)     © 시사오늘

한국중부발전도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장 출신의 남인석씨를 사장으로 선임했다. 남사장은 전남 나주 출신으로 기술고시 13회에 합격후 전매청, 공업진흥청, 산업자원부, 특허청, 과학기술부 등에서 33년간 공직생활을 했다.

남회장은 취임사에서 "전력사업 선진화,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 미래지향적 인재양성" 등을 비전으로 내세웠다. 금융권에도 정부 출신 인사가 임명되고 있다. 정민주 전 금융감독원 기획조정국장이 부산은행 신임 감사로 임명된 것을 비롯 한화손해보험은 이성조 금감원 소비자보호센터 국장조사역을 감사로 선임했다. 특히 작년말 국세청의 일선 세무서장 20여명이 옷을 벗은바 있어 3월 주총때 어느 기업에서 영입했는지 그 윤곽이 들어날 것으로 보인다.

황영기 전 KB금융지주회장의 영입으로 화제가 되고 있는 차병원 그룹은 최근 몇년간 관계 출신 인사 영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작년 3월 박명재 전 행정자치부 장관이 차의과학대 총장으로 선임됐고 2008년 4월에는 문창진 보건복지부 차관을 차의과학대 보건복지대학원장으로 모셔간 바 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차병원은 문병우 전 식약청 차장에게 차바이오앤디오스텍 대표이사 사장을 맡겼다.

식약청 인사의 대거 영입에 의료계는 줄기세포 임상실험의 주무기관인 식약청 네트워크 확보가 필요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식품업체의 대표 기관인 한국식품공업협회도 식약청 출신의 방옥균씨를 부회장으로 영입했다. 방부회장은 서울지방식약청장과 식품안전국장을 역임했고 최근까지 굿셀라이프 대표이사를 맡아왔다.

지방자치단체에도 관 출신이사를 영입하는 첫 사례가 나왔다. 고양시는 행정안전부 감사담당관 출신 한찬희 행정사무관을 고양시 감사담당관에 임명했다. 기초자치단체가 정부 인사를 영입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강현석 고양시장은 "고양시 공직자들의 비리예방과 열심히 일하는 공직자들의 신상필벌을 강화하는 등 엄정한 공직기강을 세워 달라"고 당부했다. 한 씨는 경기도 가평출신으로 10여년간 행안부 감사관실에서 일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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