政治隨想 - 新개국의 자세로 [이병도의 時代架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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政治隨想 - 新개국의 자세로 [이병도의 時代架橋]
  • 이병도 주필
  • 승인 2023.04.15 11:5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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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함정…유린되는 법치주의, 이대로는 안 된다
전직 대통령들 석방, ‘검수완박’ 憲裁 기형 판결
현실 정치 속성…끊임없는 파워게임 향방
세계화 총체적 국력 경쟁, 폐습 완전히 쓸어내야
‘국가 쇄신’ 대장정 모두 손잡고 나아가자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이병도 주필)

11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2차 국회의원 선거제도 개선에 관한 결의안 심사를 위한 전원위원회가 열리는 가운데 의석 상당수가 비어있다. ⓒ연합뉴스
11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2차 국회의원 선거제도 개선에 관한 결의안 심사를 위한 전원위원회가 열리는 가운데 의석 상당수가 비어있다. ⓒ연합뉴스

정치의 본질에는 동서고금을 망라, 언제나 권력투쟁이 자리한다. 독재든 민주든 체제를 가리지 않는다. 나라를 끌어가고 책임지는 정치의 힘, 그 영향력의 실체 안에는 권력핵심이 있다.

우리는 이 힘의 가장 큰 진원지를 ‘대권’이라 부른다. 그 대권을 잡기위해 현실 정객들은 끊임없이 파워게임을 펼친다. 그것은 변할 수 없는 정치와 인간의 속성이다.

총칼의 시대는 갔지만 거짓말과 연극, 상징조작, 돈과 조직등 모든 수단이 총동원된다. 각축전이 엇갈리고 때로는 공작이 감행되며, 시시각각 전략 전술이 부딪힌다. 승자가 되기 위해 혼신을 쏟아 투쟁한다. 그 투쟁이 국리민복과 민족의 장래를 위해 올바르게 진행되느냐 않느냐가 관건이다.

정치권 내부의 권력투쟁은 정치권 안에서만 머물지 않는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결국은 국력도약과 민족발전 전략의 성패까지 가름한다. 국가간, 민족간 총체적 국력경쟁과 직결된다. 국력경쟁에는 물리적 총칼만 없지 인정사정을 허용치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정치의 속성을 보이지 않는 ‘전쟁’이라 부른다.

정치불신의 시대. 그래서 오늘의 진단은 한국인에게 던져지는 더없이 중요한 과업이 된다. 오랜 기간 정치권의 내밀하고도 깊숙한 곳을 들여다 봐온 필자는, 그동안 엄청난 구조악 때문에 필자 스스로와 모든 언론이 닫아 두었던 추악한 실체를 역사와 국민앞에 거침없이 토해낼 때가 되었음을 느낀다. 여기에는 필자의 ‘목’이 걸린다. 그러나 결연히 단행한다. 역사앞에 부끄럽지 않게, 또 오늘의 정국을 신개국(新開國)의 계기로 만들기 위하여!

온전한 법치의 상실시대 웅변

파란과 격동의 대한민국 헌정사. 국민은 정치를 불신하고, 때로는 경멸과 염증을 느끼고, 때로는 정치 자체를 전면 부정했다. 정치혁명을 말해보기도 하고, 정치파괴를 주장하기도 하며, 더러운 정치, ‘정치 없는 세상에 살고싶다’는 아우성도 들려온다. 왜 이 지경이 됐는가.

그렇다면 그간의 한국정치는 어떠했는가. 권력으로 돈을 사고, 돈으로 권력을 거래했다. 국민과의 약속을 식은 죽 먹듯 팽개치기도 하고, 사기와 협잡, 이전투구와 막후 흥정으로 날이 샜다. 국민을 속이고 이간하며 지역분열을 일으키고, 집단이기를 촉발시켰다.

국가를 정경유착과 부정부패의 구렁텅이로 몰아넣은 주범들은 터무니없는 사면으로 다 풀어주고, 진솔한 조국애로 민주화운동을 수행한 사람들은 기약없는 감옥살이를 해야 했다. 민주주의 최소한의 원칙인 법마저 멋대로 유린했다. 법치의 최고봉이라는 헌법재판소가 악법을 겨냥, ‘법 통과의 절차가 잘못돼도 그 법은 유효하다’는 反법치의 엉뚱한 판결을 내리고야 마는 지경에 까지 이르게 됐다. 이같은 사태는 온전한 법치의 상실시대를 웅변한다.

잡아 넣은 때는 언제고 풀어주는 것은 또 무엇인가. 온갖 비리로 붙잡혀 들어갔다가 풀려난 역대 대통령들도 마찬가지다. 국민 도의와 국가정의의 방향을 혼탁시키는 암적 존재, 그것이 바로 한국인의 가슴에 새겨진 ‘정치의 자화상’ 이었음을 실토하지 않을 수 없다. 무엇보다 법치(法治)가 바로서야 한다.

오염된 정치 水質과 국민적 한탄

피할 수 없는 정치. 정치는 언제나 우리 곁을 맴도는 공기나 물이었다. 그 정치의 공기가 오염됐다고 야단인 것이며, 그 정치의 수질이 이제는 더이상 마실 수 없게 된 지경에 이르렀다고 개탄하고 있는 것이 오늘의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혼탁한 한국정치를 과연 이대로 방치하고만 있을 것인가. 21세기 한국정치를 맑은 믈, 깨끗한 공기로 뒤바꾸는 현명한 선택은 과연 무엇이어야 하는가. 오염된 정치의 독소와 안개를 걷어내고 위대한 한민족의 신세기를 창조할 수 있는 정치대안과 새로운 리더십은 창출될 수 있을 것인가. 내 민족, 내 나라, 우리 사회, 우리 가정을 위한 진정한 신세기 정치 패러다임은 무엇이어야 하는가.

한민족의 신화는 불가능한가. 도약이냐 좌절이냐, 승리냐 패배냐, 한반도의 진운을 가름하는 시대를 맞아 우리는 더할수 없는 기로에 놓여있다.

언론 거듭나기

필자는 언론인의 한 사람이다. 40여 년을 정치 경제 외신 등 취재현장에 있었다. 자탄과 부끄러움으로 얼룩진 현대 언론사의 한자리를 메워온 기자임에 틀림없다. 경우가 어떠하든 촌지를 받은 적도 있었고, 구조적 언론내부 환경으로 인해 기사를 거꾸로 쓴 적도 있었으며, 호화스런 접대를 받은 적도 많았다. 혼탁의 언론문화에도 가담했다. 그러나 필자는 이제 껍질을 깨는 참회와 결단의 시도에 나서보고자 하는 마음이다.

지사적 언론자세는 만난을 무릅쓴 살신성인의 집필 자세가 요구된다 하겠다. 필자의 공명정대한 보도원칙과 가치선택이 선진조국의 굳건한 창조에 한 토막의 밑돌이라도 될 수 있기를, 한국언론의 새로운 지평에 초석이기를 염원해 본다.

정치권 핵심부를 대상으로 한 오랜 취재현장에서의 사색과 양심을 바탕으로 공정하고 정직한 자세로 대안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망국적 지역감정과 국력

정치는 철저히 현실을 바탕으로 이상을 만들어 가야한다. 21세기 한국의 지도력은 그동안 한민족을 분열시켜온 자유민주와 공산주의,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보수와 진보, 개혁과 수구, 영남과 호남 등의 갈등을 발전적으로 하나로 집결, 국력을 드높힐 수 있는 통합적 이념을 필요로 한다. 그것은 망국적 지역감정으로부터의 국민단결, 한반도의 지상과제인 통일과 연관된다.

한민족의 21세기는 엄청난 도전의 세기가 될 것이다. 인류역사상 제1의 농업혁명, 제2의 산업혁명에 비해, 지구를 하나로 묶는 정보화의 ‘제3의 혁명’은 더없이 빠른 가속력으로 전 지구상을 휩쓸어 나갈 것이다. 한마디로 전쟁이다. 힘에서 밀리면 한민족은 열강의 거대 다국적 기업들에 의해 구한말 처럼 침탈의 나락으로 다시 떨어질 소지가 크다. 민족 좌절은 불을 보듯 뻔하다.

때문에 21세기의 신기원을 담당할 한국의 ‘오늘’은 ‘지구는 하나’라는 개방된 세계관과 자연과 환경에 대한 철저한 인식, 신민족주의에 입각해 첨단 과학경쟁에 대비하는 국력 지상주의의 더없이 강력한 의지를 필요로 한다. 국가 경쟁력을 급속히 끌어올릴 수 있는 실천적 행동력이 요구된다.

국경없는 무차별 제3물결…새로운 범죄 농후

국경없는 무차별적 제3의 물결은 기존의 경제구조를 뒤흔들고, 구정치체제를 마비시키며, 가족관계를 파괴하고, 기존의 가치체계를 뒤바꾸는 엄청난 폭발력을 보이게 될 것이다. 극도의 개인주의가 판치고, 사회질서와 기강의 붕괴라는 역풍이 거세게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 무분별한 사조가 뒤범벅이 되어 사회도의가 타락하며 새로운 형태의 범죄가 기승을 부릴 가능성도 농후하다.

기존의 가치체계에 일대 혼란이 우려되며 공동체 의식의 붕괴 가능성이 높다. 오늘의 X세대 일부에서 그 증세가 드러나듯 ‘인내 근면 자립 협동’의 정신문화는 사라지고, 극단의 개인주의와 편의주의가 국가 공동체를 흔들어 놓을 수 있다. 따라서 국가는 확고한 도덕성을 바탕으로 사회정의에 솔선수범, 사회 구성원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강력한 민주적 리더십을 구축할 수 있어야 한다.

이 시대의 지도력은 민족의 진운에 전례없는 결정적 책무가 부여되는 만큼, 최소한 네가지의 자질검증이 요청된다. 우선, 건강해야 한다. 건강은 역경을 돌파하는 강인한 의지를 뒷받힘 한다. 두번째, 정직해야 한다. 공·사 생활에서 희생과 믿음과 사랑을 실천해야 한다. 세번째, 민주 정통성을 확고히 할 수 있는 전력의 강인한 의지를 필요로 한다. 그것은 정국 안정은 물론 세계를 향한 국가 도덕성과 연관된다. 네번째, 현실적 역량과 힘의 기반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조직력과 정치력, 힘이 뒷받힘되지 못하면 추진력이 나올 수 없다. 힘없는 지도자는 국가경영을 주체적으로 할 수 없다.

타오르는 민주성화 정통성 완벽 구축을

결론적으로 이 시대는 타오르는 민주성화를 더욱 힘차게, 영원히 타오르게 해야만 한다. 폐습의 정치 쓰레기들을 한점의 찌꺼기까지 찬란한 민주성화로 훨훨 태워 버려야만 한다. 국가 공동선의 민주정치로 건강하게 거듭나도록 해야만 한다. 피땀으로 이룩한 민족민주의 정통성을 굳건히 뿌리내리도록 해야만 한다.

보복과 갈등의 역사는 가고, 이제는 전진과 웅비의 역사를 창조해야 한다. 이제는 시계를 더 이상 꺼꾸로 돌려선 안 된다. 시간이 없다. ‘역사 바로 세우기’가 아니라 ‘새역사 만들기’의 대장정에 모두 함께 나설 수 있도록 해야만 한다. 새 역사의 신화는 그렇게 창조된다.

전 세계를 한민족 특유의 문화와 높은 도덕성, 그리고 뛰어난 튼튼한 기술력으로 제압해야만 한다. ‘KOREA’ 브랜드를 세계 초일류 상표로 만들어야 한다. 새 역사의 고동을 힘차게 다시 울려야만 한다. 정치는 완전히 거듭나, 민족 장래 문호를 다시 활짝 열어 제쳐야만 한다.

 

이병도는…

부산고·서강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 1979년 동양통신 정치부 기자로 출발한 후 연합뉴스 정치·경제·외신부 기자·차장, YTN 차장, 평화방송(PBC) 정경부장, 가톨릭 출판사 편집주간을 지냈다. 연합뉴스 재직 중에는 한국기자협회 부회장으로 일했고, '홍콩 유령바이어 사기사건' 보도로 특종상을 수상했다. 일본 FOREIGN PRESS CENTER 초청으로 자민당을 연구하였고, 남북회담 취재차 평양을 방문하였다. 저서로는 <6공해제(解題)>, <YS 대권전쟁>, <최후의 승자>, <영원한 승부사>, <대한민국 60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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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태 2023-04-15 16:26:15
진정한 언론인으로의 재탄생에 존경을 표합니다.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