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피자도 식물성 재료로…정크푸드의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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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버거·피자도 식물성 재료로…정크푸드의 변신
  • 안지예 기자
  • 승인 2023.04.20 15: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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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브랜드 버거·롯데리아·파파존스 식물성 제품 출시
시장은 성장세지만…상품성에 의문 갖는 부정적 반응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19일 서울 중구 무교동 ‘노브랜드 버거’ 서울시청점에서 모델들이 100% 식물성 재료로 만든 ‘베러 번(Better Bun)’을 적용한 버거 메뉴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 제공=신세계푸드

햄버거·피자도 비건(vegan) 바람에 올라탄다. 성장하는 식물성 식품 시장 수요를 미리 선점하기 위한 움직임인데, 맛과 가격 등 현실적인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신세계푸드가 운영하는 노브랜드 버거는 20일부터 전 메뉴에 사용되는 번(Bun, 버거용 빵)을 100% 식물성 재료로 개발한 ‘베러 번’(Better Bun)으로 전환한다. 베러 번은 번을 만들 때 일반적으로 쓰이는 버터, 우유, 계란 등 동물성 재료 대신 식물성 재료만 사용한 게 특징이다. 

노브랜드 버거는 지구환경과 건강을 생각하는 소비자들의 메뉴 선택권을 확대하기 위해 대안식품을 활용한 저탄소 건강 메뉴도 차례로 출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100% 식물성 재료로 만든 ‘베러 초이스’(Better Choice)라는 저탄소 건강 메뉴군을 신설한다. 오는 5월에는 식물성 베러 번에 대안육 ‘베러미트’(Better Meat) 패티, 신세계푸드가 자체 개발한 식물성 치즈와 식물성 소스 등 100% 식물성 재료로 만든 ‘베러 버거’를 선보인다. 6월에는 닭고기 너겟의 맛과 식감을 100% 식물성 재료로 구현한 ‘베러 너겟’ 등을 릴레이로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최근 버거 주 소비층인 젊은 층을 중심으로 환경과 건강을 생각하는 식문화가 확산되는 점에 주목해 자체 개발·테스트해 온 100% 식물성 번을 전 메뉴에 적용하기로 결정했다”며 “앞으로도 노브랜드 버거를 지구환경, 인류건강, 동물복지에 앞장서는 버거 프랜차이즈가 될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롯데리아는 지난 1월 식물성 패티로 만든 버거 ‘리아 미라클버거Ⅱ’를 선보였다. 2020년 선보인 100% 식물성 패티 버거 ‘리아 미라클버거’에 이은 두 번째 대체육 버거로, 오직 콩단백만을 활용해 패티를 구현했다. 이전 제품보다 고기 조직 구현 등으로 식감을 개선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롯데리아를 운영하는 롯데GRS 관계자는 “고객들의 신소비 트렌드 확대로 대체육을 선호하는 고객들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며 “미래 먹거리로 주목받는 대체육 시장 확대를 통해 지속적인 제품 개발, 고객과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대체육 버거 시장의 선두를 선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식물성 피자도 등장했다. 한국파파존스는 지난 3월 한국 진출 20주년을 기념해 ‘그린잇 식물성 마가리타’와 ‘그린잇 식물성 가든 스페셜’ 2종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영국 비건협회(비건 소사이어티)에서 인증한 33년 전통의 sheese사 비건 치즈와 식물성 재료만을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당시 파파존스가 식물성 피자의 구매 고객을 분석한 결과 자사 온라인 주문채널(PC·모바일·앱)을 통한 신규 유입 고객이 약 20%를 차지했다. 비건 식생활 고객과 식물성 피자에 대한 일반 고객의 호기심에 기인한 구매가 더해진 결과로 보인다는 게 파파존스의 분석이다.

업계는 최근 가치소비를 지향하는 소비자가 늘고, 대체육 등 식물성 식품 시장 성장세가 계속되면서 관련 제품 출시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국내 대체육 시장 규모는 올해 2030만 달러(263억6000만 원)에서 오는 2025년 2260만 달러(293억6000만 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비욘드미트 등 글로벌 식품 기업뿐만 아니라 국내 식품업계도 대체육 등을 활용한 제품을 속속 출시하고 있고, 외식업계로도 이 같은 움직임이 번지는 양상이다. 특히 과거 ‘정크 푸드’라고 불렸던 패스트푸드업계 입장에선 식물성 재료 사용으로 친환경 이미지를 제고하고 신성장동력을 얻을 수도 있다.

다만, 식물성 제품의 대중성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 지가 변수로 평가된다. 아직까지는 진짜 고기보다 맛이 떨어진다는 소비자 인식이 지배적이어서다. 맥도날드는 지난해 미국에서 대체육으로 만든 ‘맥플랜트’ 버거 판매를 접은 것으로 전해진다. 판매량이 기대보다 저조했기 때문이다. 맥도날드는 비욘드미트와 3년간 맥플랜트 버거 사업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지만 1년여 만에 미국 사업에서 손을 뗐다. 맥도날드의 맥플랜트 시험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대체육 버거 상품성에 타격이 생겼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가치소비만을 강조하기엔 가격이라는 현실도 넘어야 할 산이다. 더 비싼 대체 식품을 먹을 바에 육류를 먹겠다는 소비자들도 분명히 존재한다. 이밖에 식물성 식품이 영양 측면에서 육류보다 더 우수한지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목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또한 최근 물가 급등으로 계란, 우유, 버터 등 동물성 재료 가격이 크게 뛴 상황에서 마가린 등 상대적으로 저렴한 식물성 재료를 사용해 원가 절감 효과를 누리려는 게 아니냐는 부정적 반응도 목격되고 있다.

실제로 노브랜드 버거가 베러 번으로 전환한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트위터 등 SNS에선 '버터, 우유, 계란 대신 마가린, 식용유, 쇼트닝 쓴다는 소리', '원가 절감을 보기 좋게 포장하고 있다' 등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담은 게시글들이 누리꾼들의 호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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