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기념관 건립, 당위론이다 [기자수첩]
스크롤 이동 상태바
YS기념관 건립, 당위론이다 [기자수첩]
  • 정진호 기자
  • 승인 2023.04.25 17:32
  • 댓글 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DJ와 형평성 어긋나…‘민주화 성지 부산’ 재조명 위해서도 YS기념관 필요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정진호 기자]

박형준 부산시장은 2021년 보궐선거 당시 ‘YS기념관’ 추진을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다. ⓒ시사오늘 김유종
박형준 부산시장은 2021년 보궐선거 당시 ‘YS기념관’ 추진을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다. ⓒ시사오늘 김유종

부산시가 오는 26일 가칭 ‘부산 민주주의 역사기념관’ 건립을 위한 대시민 토론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2025년 착공 예정인 역사기념관 성격을 ‘YS(김영삼 전 대통령)기념관’으로 할지 ‘민주주의 미래관’으로 할지 결정하기 위해서다.

부산시가 이처럼 시민 여론 수렴에 나선 것은 YS기념관에 대한 찬반양론이 첨예하게 대립하기 때문이다. 당초 박형준 부산시장은 2021년 보궐선거 당시 ‘YS기념관’ 추진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그러나 전문가 토론회 등에서 긍정론과 부정론이 팽팽히 맞서자, 직접 시민들의 의견을 듣고 결정을 내리기로 했다.

하지만 YS기념관 건립이 이렇게까지 난항을 겪을 일인지는 의문이다. 우선 형평성 측면에서 그렇다. 알려진 대로, YS는 DJ(김대중 전 대통령)과 함께 우리나라 민주화운동의 거두(巨頭)로 불린다. YS 이름을 빼놓고는 대한민국 민주화운동사를 이야기할 수 없다. 그러나 현재 두 사람에 대한 대우는 전혀 다르다.

DJ의 정치적 기반이었던 광주는 2005년 국비 434억 원, 시비 337억 원을 들인 김대중컨벤션센터를 개관했다. 2013년에는 기존 김대중컨벤션센터 부지 내에 국비 280억 원, 시비 280억 원이 투입된 김대중컨벤션 제2센터를 열었다. 반면 YS와 떼려야 뗄 수 없는 부산에는 아직도 YS기념관이 존재하지 않는다. 이런 면에서 보면, 부산시의 YS기념관 건립 추진은 오히려 늦은 면이 있다.

부산의 역사적 가치를 되찾는다는 측면에서도 그렇다. 부산은 유신독재의 몰락을 부른 ‘부마항쟁’이 일어난 곳이다. 부산 시민들이 아니었다면 유신독재는 언제까지 연장됐을지 모른다. 그러나 부산을 ‘민주화의 성지(聖地)’라고 부르는 사람은 드물다. 광주민주화운동과 비교하면 부마항쟁의 인지도는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이는 YS에 대한 저평가와 무관치 않다. 애초에 부마항쟁은 박정희 정권이 YS를 의원직에서 제명하며 촉발된 사건이다. 때문에 YS에 대한 평가와 부마항쟁의 위상은 직결될 수밖에 없는 문제다. 부산이 ‘민주화의 도시’라는 상징성을 회복하려면 필연적으로 YS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져야 한다. 부산시 입장에서도 YS기념관은 꼭 필요한 시설이다.

일각에서는 YS 고향인 거제도에 김영삼 대통령 기록전시관이 있다는 점을 들어 ‘중복 투자’라는 비판이 나오기도 한다. 그러나 박정희 전 대통령을 위해 서울 상암동 박정희 기념관과 경북 구미시 ‘새마을운동 테마공원’이, DJ를 위해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와 목포 김대중 노벨평화상 기념관이 각각 세워졌다는 사실을 떠올려 보면 이해하기 어려운 반박이다. 심지어 노무현 전 대통령을 위한 기념관도 서울 종로구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시민센터’와 김해 봉하마을 ‘깨어있는시민 문화체험전시관’ 두 곳이다.

지금처럼 이념 갈등이 심화된 상황에서, 전직 대통령 기념관에 대한 찬반 논란은 불가피하다. 그러나 전직 대통령 기념관은 정치적 성향을 떠나, 후손들에게 어떤 역사적 교훈을 남길 것인지를 기준으로 결정돼야 한다.

평생을 군사독재정권에 맞선 민주화투사, 하나회 청산을 통해 이 땅에 민주화를 뿌리내린 첫 문민 대통령, 금융실명제·고위공직자 재산공개제·지방자치제 등 현재 대한민국의 시스템을 설계한 지도자라면, 후손들에게 교훈을 남길 기념관의 주인공으로 부족함이 없지 않나.

담당업무 : 국회 및 국민의힘 출입합니다.
좌우명 : 인생 짧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2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정치도사 2023-04-26 16:33:04
전두환 정권의 폭압에 침묵하던 정치권 인사들의 양심을 일깨운 23일간의 단식투쟁, 이후 민추협 설립과 신민당 창당으로 직선제 쟁취. 대통령이 된 후에 금융실명제와 하나회 해체 등 개혁은 이루 열거하기 어렵다. 건립이 안된다는 생떼쓰지 마라.

2023-04-26 15:10:44
아엠에프 일으켜 수만명 학살한 새기를 기념한다고 그래 쓰라고 궁민이 쥐어짜낸 혈세가 아니다 이 언론사는 머야. 땡삼이 찬양 신앙지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