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장, 돈 없으면 먹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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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관장, 돈 없으면 먹지마?
  • 이해인기자
  • 승인 2010.03.09 09: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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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 주로 먹는 홍삼분 타브렛 최고 22% 인상
원료삼 가격 그대로 '케이스 교체' 궁색한 변명
▲ 한국인삼공사의 정관장이 서민들이 주로 먹는 홍삼분과 홍삼타브렛 가격을 터무니 없이 올려 원성을 사고 있다. 정관장 매장에서 소비자가 제품을 고르고 있다. (사진은 특정사실과 관계 없음)     © 뉴시스
피로회복과 면역력 증진, 혈액흐름 도움 등의 효능으로 최근 4~5년간 국내 건강기능식품 1위를 고수하며 '국민 건강식품'으로 자리잡은 홍삼.
 
그 중에서도 인지도가 가장 높은 한국인삼공사의 '정관장'이 소비자들이 주로 먹는 홍삼타브렛과 홍삼분말 가격을 슬그머니 올려 원성을 사고 있다.
 
특히 인삼공사는 가격을 인상하면서도 공식적인 발표도 하지 않아 소비자들은 고객들을 우습게 보는 처사라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 정관장 홍삼 16% 인상
 
한국인삼공사는 작년 11월 용기 교체와 용량 변경 등을 이유로 홍삼분말과 홍삼타브렛의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홍삼분말의 경우 기존 60g에 2만2000원이었던 것을 90g으로 높이며 가격을 4만원으로 올렸다. 용량을 높였다지만 기존 10g에 3666.66원 이었던 것이 22%오른 10g당 4444.44원이 됐다.

홍삼타브렛도 마찬가지다. 기존 60g에 2만4000원을 받던 것을 90g으로 올리며 4만2000원이 됐다. 기존단가보다 16% 가량이 상승된 가격이다. 

그렇다면 가격 인상의 요인이 주원료인 홍삼이 올랐기 때문일까? 하지만 확인 결과 가격이 오른 제품은 홍삼분과 홍삼타브렛 뿐이었다. 정관장에서 판매중인 다른 완제품은 물론 뿌리삼의 경우도 가격 변동이 전혀 없었다. 다른 회사의 홍삼제품도 오른 것은 거의 없었다.
 
한국인삼공사측은 이번 홍삼 분말과 홍삼 타브렛 가격인상에 대해 “중량과 포장 케이스를 바꾸며 부득이하게 가격을 인상하게 됐다”며 “포장방식을 ‘핫 멜트(hot melt) 방식’으로 변경했고 이 때문에 기계도 새로 들여왔다”며 변명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건강식품업계 관계자는 "추출성분이 변경되거나 유효성분이 높아진 것도 아닌데 포장용기 변경만으로 가격을 올리는 것은 가격인상의 정당한 요인이 되지 않는다"며 "기계 교체 등의 비용은 기업이 투자형식으로 부담해야지 소비자들에게 그 부담을 전가시키면 안 되는 것 아니냐"며 꼬집었다.

백번 양보해 좋은 용기를 사용한 것이 제품이 도움이 된다면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꼭 그렇지도 않다는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핫 멜트 기계업체 A사의 한 관계자는 “핫 멜트 방식의 특징은 친환경적이라는 점이다. 그렇지만 이방식을 채택하면 오히려 원가절감 효과가 있다”며 “이번 가격인상이 더욱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답했다.
 

◇ 서민들은 홍삼도  못먹겠네
 
홍삼 분말과 홍삼 타브렛의 경우 저렴한 가격메리트에 비교적 부담이 제품이라 가격인상에 대한 서민들의 불만도 크다.


정관장 홍삼을 3년째 먹고 있다는 주부 김 모(41, 서울 동작구 상도동)씨는 큰 소리로 가격인상에 대한 불만을 터뜨렸다. 얼마 전 집앞에 위치한 정관장 매장을 찾아 가족들이 먹을 홍삼을 샀다는 그는 작년 12월 구입했을 때 보다 가격이 너무 많이 올라 기가 찼다고 말했다.

 

당시 구입시 매장 주인이 “7년동안 가격을 안올려 본사가 가격을 올릴 것 같다”는 말을 해주긴 했지만 올려도 너무 올린 것 아니냐"며 배신감마저 느낀다고 덧붙였다.


김 씨가 작년에 산 정관장 홈삼타브렛은 60g짜리 3개 들이가 6만4800원(DC 10%). 하지만 2월 구입할 때는 용량이 90g으로 다소 많아지긴 했지만 가격은 1개에 3만9000원꼴이었다. 3개 들이로 치면 11만7000원, 이를 60g으로 환산하면 7만8000원이다.

 

작년 구입 시 보다 20% 가량 높은 가격을 더 주게 된 것이다. 게다가 아예 이제는 고정 DC도 없어져 상실감은 더 커지게 됐다고 전했다.


지난달 27일 모 백화점에서 만난 주부 박종연(51)씨의 입장도 같았다. "평소 저렴한 가격 탓에 꾸준히 애들을 먹여왔었는데 오늘 백화점에 와서 가격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용량이 늘면 g당 가격은 적게 받아야 맞는 것 아니냐"는 등 정관장의 가격정책에 의문을 표했다.


인터넷에서 건강식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의 불만도 포착되고 있다. 모 온라인쇼핑몰에서 홍삼 타브렛을 구매한 한 소비자는 “정관장 홍삼 가격이 신종플루 유행이후 너무 많이 올라 못 사먹겠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케이스도 제품가격에 포함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기업이 투자는 인색한채 소비자 주머니만 노린다(?)면 과연 옳은 가격정책일까. 인삼종주국 대한민국의 대표 상품이라는 말이 창피스럽게 느껴지는 이유는 왜 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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