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흥토건·중흥건설, 이자비용 급증에도 ‘유동성 이상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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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흥토건·중흥건설, 이자비용 급증에도 ‘유동성 이상無’
  • 박근홍 기자
  • 승인 2023.04.27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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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박근홍 기자]

중흥그룹 주력사인 중흥토건, 중흥건설의 재무건전성이 지난해 악화됐다. 대우건설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차입금과 이자비용이 급증한 결과다. 다만, 우려할 만한 부분은 아니라는 게 업계의 지배적인 견해다. 우리나라 탑5 건설사인 대우건설을 품으면서 지속가능한 발전을 꾀할 수 있게 된 데다, 양사의 유동성이 아직 건실하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12일 공시된 중흥토건·중흥건설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중흥토건의 부채비율은 2021년 51.22%에서 2022년 103.88%로 2배 이상 확대됐다. 대우건설과의 M&A를 위해 금융권과 계열사로부터 자금을 대거 끌어모아서다. 중흥토건의 단기차입금은 2021년 말 1217억3641만 원에서 2022년 말 1270억8226만 원으로 4.39% 늘었다. 같은 기간 장기차입금은 3310억 원에서 1조8967억 원으로 473.02% 증가했다.

중흥건설의 상황도 유사하다. 지난해 중흥건설의 부채비율은 63.99%로, 전년 대비 16.35%p 상승했다. 같은 기간 단기차입금은 271억2524만 원에서 542억9162만 원으로 2배 이상 늘었으며, 장기차입금은 472억 원에서 2119억9000만 원으로 349.13% 확대됐다.

이에 따라 두 건설사의 금융 부담도 커졌다. 중흥토건이 지난해 이자비용 명목으로 사용한 금액은 843억1821만 원으로 전년 대비 592.10% 증가했고, 같은 기간 중흥건설이 이자 지불에 투입한 비용도 226.26% 늘어난 176억8499만 원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2022년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미국발(發) 금리 인상 여파로 이자율 역시 높아졌다. 2022년 말 기준 중흥토건의 단기차입금 연이자율은 최고 6.83%, 평균은 약 5.4%로 계산된다. 장기차입금 최고 금리는 연 7.29%다. 2021년 단기·장기차입금 연이자율은 각각 최고 4.35%, 최고 3.70% 수준(계열사간 자금거래 시 당좌대출이자율 제외)이다. 같은 기간 중흥건설의 단기·장기차입금 최고 연이자율도 각각 4.33%에서 9.61%로, 4.14%에서 6.58%로 인상됐다. 1.5~2.2배 가량 이자 부담이 확대된 셈이다.

그러나 관련 업계에선 중흥그룹의 재무구조가 여전히 탄탄하다는 분석이 주를 이룬다. 우선, 대우건설을 인수하면서 소폭 재무건전성이 악화됐어도 얻은 것이 더 많다. '벌떼입찰'에 의존하던 기존 사업 포트폴리오에서 벗어나 국내 주택사업을 안정적으로 영위할 수 있게 됨은 물론, 해외사업도 도모 가능하게 됐기 때문이다. 특히 중흥토건과 중흥건설은 금융 부담 확대에도 유동성 여력이 우수한 수준이라는 평가다.  

중흥토건의 현금·현금성자산(별도기준)은 2021년 1238억7715만 원에서 2022년 680억7095만 원으로, 같은 기간 중흥건설의 그것은 1337억4851만 원에서 959억5694만 원으로 각각 45.05%, 28.26% 감소했다. 그러나 중흥토건의 유동비율은 오히려 2021년 223.29%에서 2022년 298.53%로 개선됐다. 같은 기간 중흥건설의 유동비율은 254.44%에서 220.79%로 소폭 하락했으나 200%대를 유지했다. 200%대 유동비율은 국내 건설업계 최상위권에 속한다.

물론 유동비율은 1년 내 갚아야 하는 부채만 반영된 것이어서 양사 도합 2조 원이 넘는 장기차입금 문제를 완벽히 희석시킬 순 없다. 하지만 중흥그룹은 이에 대한 대비책을 이미 준비한 상태다. 평택 브레인시티 개발사업이라는 든든한 캐시카우를 확보하고 있는 것이다. 해당 사업은 경기 평택 도일동 일원에 위치한 482만3268㎡ 규모 부지에 산업단지와 주거·상업시설 등을 조성하는 프로젝트로, 사업비만 약 3조 원에 이른다.

이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중흥토건(지분 68%, 전략출자자 겸 시공참여자)은 평택도시공사(지분 32%)와 SPC인 브레인시티프로젝트금융투자(브레인시티PFV)를 설립했다. 중흥그룹과 평택도시공사는 해당 사업을 통해 조(兆)단위 수익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브레인시티PFV는 2020년부터 사업지 내 용지 매각에 본격 착수하고, 최근엔 일반산단 분양에 나선 상태로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브레인시티PFV가 올린 누적 분양수익(매출)은 2022년 말 기준 1조409억 원이다. 또한 한국자산관리공사 온비드를 살펴보면 브레인시티PFV가 주택 용지 등에 대한 입찰을 진행해 받게 되는 대금은 이달 기준 약 2조9700억 원 수준이다. 사업이 순항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중흥토건과 중흥건설은 평택 브레인시티 개발사업이 마무리되는 오는 2024년부터 장기차입금을 단계적으로 상환할 계획이라고 감사보고서에 명시했다.

단, 변수는 존재한다. 우선, 국내외 경기 둔화와 부동산 시장 침체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평택 브레인시티 개발사업이 최근 주춤하는 모양새라는 것이다. 온비드에 따르면 브렌시티PFV가 올해 들어 진행한 19건의 용지 입찰 건 중 13건이 유찰됐다. 비인기 땅인 소규모 부지 또는 지원·주차 용지이긴 하나 최근 시장 분위기가 반영됐다고 해석하기 충분한 대목이다. 또한 평택도시공사 공고를 살펴보면 평택 브레인시티 일반산단 내 산업시설용지 2차 공급에서 총 12개 용지 중 4개 용지가 공급대상자를 얻지 못했다. 1차 공급 용지가 전부 공급대상자를 찾은 것과 비교되는 부분이다.

해당 사업이 최근 구설수에 오르내리고 있다는 점도 변수로 다가온다. 지난 연말 한 언론은 '평택도시공사 감사원 감사 중 수백억 개발 비리 정황포착'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고 "(평택 브레인시티 개발사업에서) 수백억 원 규모 배임 등 비위 정황이 포착됐으며, 지방자치단체(평택시)가 민간업자(중흥그룹)에게 특혜를 줬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당시 평택도시공사 측은 "해당 보도 내용은 2017년 브레인시티 사업자가 중흥건설로 변경되는 과정에서 협약 등에 대해 지난해 8월부터 진행 중인 감사원 감사에서 불거진 것으로, 감사를 성실히 수감받고 있다"며 "감사원에서 제기하는 문제에 대해 공사는 충분한 입장 설명 과정을 거쳤으며, 지금까지 투명하게 사업을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이에 앞서 2022년 여름에는 평택 브레인시티 개발사업과 관련해 평택도시공사가 중흥그룹을 대상으로 대한상사중재원에 중재를 요청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여론의 관심을 받기도 했다. 당시 복수의 법조계 관계자들의 말에 따르면 평택도시공사는 중흥그룹이 해당 사업을 통해 과도하게 많은 수익을 챙긴다는 판단 하에 이 같은 중재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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