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려난 롯데, 더 커진 쿠팡…유통 지형도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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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려난 롯데, 더 커진 쿠팡…유통 지형도 바뀐다
  • 안지예 기자
  • 승인 2023.04.26 15: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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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유통기업 순위 쿠팡 74위·롯데쇼핑 91위
재계순위 떨어진 롯데…쿠팡은 자산 10조 클럽 입성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쿠팡 본사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쿠팡의 국내 온라인 유통 시장 장악으로 업계 지형도가 빠르게 바뀌고 있다. 쿠팡이 약진하는 동안, 전통 유통 강자인 롯데는 주춤하면서 위상이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발표된 유통 시장 관련 지표에서 이 같은 흐름이 두드러지고 있다. 한국 딜로이트 그룹이 지난 13일 발표한 ‘글로벌 유통업 강자 2023’ 보고서에 따르면 쿠팡은 롯데쇼핑보다 높은 순위에 올랐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유통기업 상위 250위 내에 총 6개의 국내 유통 기업이 등재됐다. 해당 기업은 이마트(60위), 롯데쇼핑(91위), GS리테일(162위), 홈플러스(215위), 신세계(224위), 그리고 동일인(총수) 문제로 외국계 회사를 자처하고 있는 쿠팡(74위)이다. 쿠팡은 전년보다 24계단 뛴 74위를 기록해 롯데쇼핑을 앞질렀다. 

한국 딜로이트 그룹은 쿠팡의 매출 신장 배경으로 ‘활성 고객’(기간 내 1건 이상의 구매 이력이 있는 고객) 수 증가(15%)와 ‘활성 고객 1인당 순 유통매출액 증가’(30%)를 꼽았다. 코로나19로 인한 온라인 구매 양상 확대, 구매 제품 범주 다양화에 기인한 결과로 보인다.

또한 쿠팡은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인 기업 10위권 내에도 이름을 올렸다. 비록 기존 1위에서 올해 순위가 3위로 내려왔지만, 해당 명단 10위권에 있는 기업은 쿠팡이 유일하다. 

재계 순위에서도 희비가 엇갈렸다. 지난 25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23년도 공시대상기업집단’(대기업집단)에 따르면 롯데(자산 129조6570억 원)는 13년 만에 순위가 6위로 떨어졌다. 롯데는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재계 5위 자리를 지켜왔다. 롯데는 전년 대비 자산이 8조 원 늘었지만, 포스코 자산이 35조 원 증가하면서 5위 자리를 내줬다.

반면, 쿠팡의 자산 순위는 지난해보다 8단계 오른 45위로 나타났다. 2021년 60위에서 2022년 53위로 올랐고 올해도 순위가 상승했다. 쿠팡은 자산 10조 원 이상인 상호출자제한집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쿠팡 자산은 지난해 8조6330억 원에서 올해 11조1070억 원으로 증가했다. 거래 규모 증가, 신규 자회사 설립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2022년 연간 매출액에서도 롯데와 쿠팡은 희비가 엇갈린 바 있다. 쿠팡의 2022년 매출은 26조5917억 원으로, 전년 대비 26% 성장해 연간 최대치를 기록했다. 롯데쇼핑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15조4760억 원이었다. 롯데쇼핑을 넘은 쿠팡은 이제 유통업 1위인 이마트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지난해 연결기준 이마트 매출액은 17.7% 증가한 29조3335억 원으로 쿠팡과 약 3조 원 차이가 난다.

그러나 아직까지 연간 적자 상태가 지속되고 있는 쿠팡이 전통 유통 기업들을 넘어섰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시각도 일각서 있다. 다만 온·오프라인 산업 경계가 빠르게 허물어지고 있는 데다, 쿠팡도 본격 흑자전환을 위한 사업 모델을 강화하면서 올해부터 진검승부가 펼쳐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실제 쿠팡은 이커머스에 국한되는 게 아니라 유통 대기업 신세계·롯데와 함께 3강으로 자리잡겠다는 야심을 보이고 있다.

한편,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지정된 쿠팡의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은 올해도 동일인(총수) 지정을 피했다. 김 의장은 현재 미국 국적자로, 현행법상 외국인은 동일인으로 지정하지 않고 있다. 쿠팡의 동일인은 2021년 이후 3년째 쿠팡 법인으로 지정됐다. 다만, OCI의 동일인이 외국 국적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쿠팡과 김범석 의장을 둘러싼 동일인 이슈는 한동안 지속적으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담당업무 : 유통전반, 백화점, 식음료, 주류, 소셜커머스 등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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