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비틀기와 ‘YS 죽이기’ [정세운의 정치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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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비틀기와 ‘YS 죽이기’ [정세운의 정치읽기]
  • 정세운 기자
  • 승인 2023.04.29 09:00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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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의 역사 비틀기, 부산시도 갈팡질팡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정세운 기자]

YS기념관과 관련, 민주당 부산시당은 역사를 비틀며 반대입장을 취하고 있다. 박형준 부산시장도 결단을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한 심판은 부산시민 유권자의 몫이다. ⓒ시사오늘 김유종
YS기념관과 관련, 민주당 부산시당은 역사를 비틀며 반대입장을 취하고 있다. 박형준 부산시장도 결단을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한 심판은 부산시민 유권자의 몫이다. ⓒ시사오늘 김유종

딱 40년 전의 일이다. 김대중(DJ)은 전두환 정권에 반성문을 쓰고 미국으로 망명했다. 독재정권의 폭압에 정치권 인사들은 침묵했다. 흐름을 바꾸기 위해 김영삼(YS)은 단식투쟁에 들어갔다. 23일간이다. 이는 민주인사들의 양심을 일깨우고 결집시키는 기폭제 역할을 했다. 

YS는 단식투쟁 끝에 자신의 가택연금을 해제시켰다. 발이 풀리자, 동지들을 이끌고 산행을 시작했다. 그들과 1년 후 민주화추진협의회(민추협)를 만들어 독재정권에 맞섰다. 내친김에 관제야당 체제를 깨기 위해 신민당을 창당해 12대 총선에 뛰어들었다. 압승이었다.

미국에 있던 DJ는 민추협 발족과 신민당 창당에 소극적이었다. 하지만 YS는 독재정권을 물리치기 위해서는 통합이 필요하다고 봤다. 모든 인선을 동교동과 5대5로 나눴다. 대승적 판단이었다. 민추협과 신민당은 이후 ‘천만인 직선제 개헌 서명 운동’을 벌이며 6월항쟁을 이끌었다. 그리고 직선제를 쟁취했다. 

전두환 정권과 집권여당이던 민정당은 노태우를 대선후보로 선출했다. 야권이던 통일민주당은 YS와 DJ라는 걸출한 지도자가 있었다. 경선을 통해 후보를 정하면 될 일이었다. 미창당 지구당위원장 임명을 놓고 양 진영은 평행선을 달렸지만, YS가 통 큰 양보를 통한 경선을 제의했다.

하지만 4자필승론에 심취해있던 DJ는 이 같은 양보에도 불구하고 평민당을 만들어 독자 출마했다. 야권분열로 군정은 5년 더 연장됐다.

대선에서 패한 야권은 1988년 13대 총선을 앞두고 통합에 나섰다. 조건 없이 합당하자던 YS에게, DJ는 ‘소선거구제 합의 후 통합’을 들고 나왔다. 다시 한 번 YS는 통 큰 양보를 통해 DJ와의 합의를 이끌어내려 했다. 그럼에도 DJ는 소선거구제만 받고 약속을 깼다. 통합 협상 최종안에 도장을 찍기로 한 날 평민당 인사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또다시 YS를 실망시킨 사건이 있었다. 노태우의 대선공약이던 ‘중간평가를 실시하라’며 YS와 DJ, 김종필(JP)은 의견을 모았다. 하지만 DJ는 이 같은 합의를 노태우와 밀실에서 만나 무산시켜버렸다.

수차례의 양보에도 물 건너간 야권통합. YS는 군정을 종식하기 위해 차선으로 3당합당의 길로 갔다. YS는 대통령 퇴임 후 <시사오늘>과의 인터뷰에서 “3당합당은 군정을 종식시키기 위한 차선”이라며 “호랑이를 잡기 위해 호랑이 굴로 들어가는 심정”이었다고 회고했다.

YS는 호랑이를 잡았다. 집권 후 하나회를 숙청해 다시는 군부가 정치를 좌지우지 할 수 없게 했다. 공직자재산공개와 금융실명제를 통해 대한민국의 시스템을 만들어나갔다.

필부인 필자도 알고 있는 역사를 정치 한복판에 있는 민주당 부산시당이 몰랐을 리 없다. ‘YS 대통령 만들기’에 나섰던 인사들도 적잖은데 말이다. 

그런데도 3당합당이 민주주의를 후퇴시킨 일이라며 YS기념관 건립에 반대하는 입장을 취했다. 도대체 역사를 비틀면서까지 YS 죽이기에 나서는 이유는 무엇일까싶다. 

뜨뜻미지근한 부산시도 한심하기 짝이 없다. 부산은 민주화의 성지고, YS와 뗄 수 없다. 부마항쟁의 도화선도 YS로부터 시작됐다. 

역대 대통령을 상징하는 지역에는 어김없이 박정희‧김대중‧노무현 기념관 등이 생겨왔다. YS기념관은 부산시민의 자부심을 드높일 절호의 기회다. 박형준 시장도 이 때문에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 시절 YS기념관 공약을 적극 어필했던 것이리라.

민주당 부산시당에 묻는다. 불과 수십 년 전 역사까지도 오염시키며 YS죽이기에 나선 불순한 의도는 무엇인가. 의견 수렴을 핑계로 논쟁에 불을 붙이는 박 시장에게도 반문한다. 부산시민 앞에 공언했으면서 왜 갈팡질팡하나.

역사는 왜곡돼선 안 되고 정치인의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 이에 대한 심판은 부산 유권자의 몫이다.

담당업무 : 정치, 사회 전 분야를 다룹니다.
좌우명 : YS정신을 계승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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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말한다! 2023-04-30 18:31:16
우리나라 역사외곡은 좌파들의 전유물이된지 오래 되었다!

오길선 2023-04-29 11:33:34
김영삼 대통령은 합리적이고 건전한 보수세력이었습니다

오길선 2023-04-29 11:32:49
김영삼대통령은 한총련사태처리가 훌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