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수요 회복세, K-콘텐츠 해외 시선 집중 [일상스케치(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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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수요 회복세, K-콘텐츠 해외 시선 집중 [일상스케치(79)]
  • 정명화 자유기고가
  • 승인 2023.05.07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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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 평일에도 다국적 관광객들로 북적
美 의류·中 화장품·日 식료품에 관심
외국인, 한라산과 전통시장 관광 선호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정명화 자유기고가)

3월 외국인 관광객, 코로나19 이전 절반 수준 회복

완연한 봄 날씨를 맞아 경복궁엔 한복을 입은 외국인 관광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연합뉴스
완연한 봄 날씨를 맞아 경복궁엔 한복을 입은 외국인 관광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엔데믹 시대를 맞아 방한 외국인 관광객이 급속도로 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올해 3월, 코로나19 이후 가장 큰 증가폭을 보이며 2019년 동월 대비 50% 수준까지 회복한 것으로 파악됐다.

올 1분기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171만 명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유행 이전인 2019년 1분기(384만 명) 대비 44.6% 수준이지만, 지난해 4분기(148만 명)와 비교하면 16.2% 증가했다.

권역별로 보면, 유럽·미국·동남아·중동이 2019년 대비 70% 이상의 회복률을 보이면서 시장 복원을 선도했다. 일본·대만도 회복률이 40~50%대로 상승하며 안정적인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미국, 싱가포르, 호주, 독일, 몽골, 프랑스 등 관광객은 모두 2019년 3월의 방문객 수치를 상회했다. 싱가포르의 경우 2019년 동월과 비교해서도 1.5배 이상 관광객이 증가해 빠른 항공노선 복원과 K 콘텐츠 인기에 따른 한국 여행 선호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핵심 시장의 회복도 두드러진다. 작년부터 꾸준히 회복세를 이어온 일본 시장의 경우 2023년 3월, 전월 대비 2배 이상 방문객이 증가했다.

일본 HIS 여행사가 발표한 올해 골든위크(4월 29일~5월 7일) 예약 동향에서 일본인 인기 해외 관광지로 서울이 1위, 부산이 5위에 올랐다. 중국 노동절 연휴(4월 29일~5월 3일) 중국 본토 거주자의 해외여행 목적지 중 서울이 3위(씨트립 산하 플라이트 AI 집계)로 나타났고, 숙박 OTA 부킹닷컴의 조사에서 베트남인들의 통일절·노동절 연휴(4월 29일~5월 3일) 인기 예약 해외 도시로 서울이 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명동 상권 회복 봄바람

실제로 얼마 전 다녀온 명동과 북촌 남산 등 서울 관광 중심지에 외국인 관광객들이 내국인들보다 한층 많이 보일 정도였다. 찻집에 앉아 지나가는 행인들을 보노라니 이곳이 외국인지 착각할 정도로 해외 관광객들로 넘쳐났다.

중구 명동 상권에는 돌아온 외국인 관광객과 함께 활기가 넘쳤다. 코로나19 확산 전 명동 중앙로가 중국인 관광객, 노점상, 쇼핑객 등으로 발 디딜 곳 없이 꽉 찼던 것과 비교하면 여전히 부족하지만,  코로나19 직격탄을 받았을 때와는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다.

평일임에도 중앙로와 일부 골목은 늘어난 인파에 걷기 힘들 정도로 붐볐다. 명동 곳곳에선 아이와 함께 유모차를 끌고 다니는 가족 단위 여행객과 3~4명이 함께 캐리어를 끌고 있는 단체 관광객이 자주 눈에 띄었다.

명동에선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K-팝에 대한 외국인 관광객들의 높은 관심도 확인됐다.  명동 지하상가에 있는 K-팝 CD 판매 매장에는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이처럼 코로나 종식에 연휴가 든 5월의 청명한 날씨까지 한몫하며 여행 붐이 봇물을 탔다. 필자 가까운 지인들의 연이은 해외여행 소식을 접하며 많이들 나가는구나 했더니 국내로 들어오는 인구들도 어마어마한 것이다. 그동안 막혀있던 숨통이 트이면서 국경을 넘나드는 국내외 여행객들이 그만큼 많아졌다. 바야흐로 여행 전성시대가 도래한 듯하다.

방한 국가별 관광객 규모

붐비는 인천공항 입국장. ⓒ연합뉴스
붐비는 인천공항 입국장. ⓒ연합뉴스

관광객 규모를 국가별로 보면, 코로나19 유행 전 중국, 미국, 일본, 싱가포르, 홍콩 등의 순이었다면 코로나 이후 미국, 홍콩, 싱가포르, 일본, 타이완, 태국 등의 순으로 변화했다.

이는 홍콩 관광객이 코로나19 전과 비교해 증가한 영향이다. 더군다나 지난 12월까지 이어진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과 여전한 '한국에 대한 단체관광 제한' 역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따라서 코로나19 전과 달라진 명동 상권의 특징은 중국인 관광객이 줄고, 그 자리를 다양한 국적의 관광객들이 채웠다는 점이 특징이다. 명동 상인들 사이에선 중국인 단체 관광까지 풀리면 명동 상권이 더 살아날 것이고 기대했다.

문체부 관계자는 “빠른 항공노선 복원과 K-콘텐츠 인기에 따른 한국 여행 선호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라며 “태국·캐나다·영국 등도 80~90%대 회복률을 보이며 시장 정상화에 가까워졌다"라고 밝혔다.

한편, 대한상공회의소는 이런 외국인 관광객의 쇼핑 트렌드를 분석한 '외국인 관광객 선호 K-상품군' 조사 결과를 지난달 26일 발표했다.

지난해 4분기 기준 외식업 이용이 많은 곳은 청계천, 남산 서울타워, 청와대 등으로 확인됐다. 이들 중 청와대 상권은 2019년 4분기와 비교해 3년 새 71%가 증가했는데 청와대 개방으로 인해 외국인 관광객의 방문도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국적별로 한국에서 많이 구매하는 품목 또한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인 관광객은 화장품과 향수, 일본 관광객은 식료품, 미주와 유럽 관광객은 의류와 피혁류를 주로 구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상품 선택 기준을 보면 중국인 관광객은 브랜드(35.5%)를, 일본인 관광객은 한국적 상품(33.8%), 미국인 관광객은 품질(39.6%)을 우선 기준으로 꼽았다.

즐겨 찾는 쇼핑장소도 국적별로 달랐다. 중국인 관광객은 백화점(87.1%), 시내면세점(85.5%), 복합문화공간(72.6%) 순으로 응답했다.

일본인 관광객은 편의점(86.5%), 소규모 상점(52.7%), 대형할인마트(51.4%)를 자주 이용했다. 미국인 관광객은 편의점·백화점(각 62.3%), 재래 전통시장(58.5%)을 자주 찾는다고 한다.

전통시장에 감동하는 외국인들

남대문 시장. ⓒ연합뉴스
남대문 시장. ⓒ연합뉴스

한국에 온 외국인들은 남대문시장, 부산 국제시장 등 우리의 전통시장을 방문하면서 서민적인 문화에도 호감과 매력을 느꼈다. 그곳엔 사람의 인심, 그 나라의 음식, 역동적인 삶 등 그 나라의 문화와 라이프스타일이 살아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부산 중구 자갈치시장에서 크루즈를 타고 온 외국인 관광객들이 수산물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부산 중구 자갈치시장에서 크루즈를 타고 온 외국인 관광객들이 수산물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우리의 전통시장이 한국 관광 부활의 촉매로 나섰다. 문체부와 한국관광공사가 3일 10곳을 K-관광시장으로 선정했다. 시장이 가진 고유의 매력과 주변 관광지와의 연계성, 지역 경제 견인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한다.

두 기관은 앞으로 MZ 세대와 중장년·실버 세대별 선호 프로그램, 매체를 분석해 맞춤형 마케팅을 실시한다. 시장별 홍보대사를 임명하고 월별로 전통시장 릴레이 행사도 개최한다. ‘K-관광 마켓’이 국민에게 사랑받고 세계인의 여행 버킷리스트가 될 수 있도록 해외 박람회 참가, TV 프로그램 제작 등 마케팅도 한다.

한국 방문 외국인, '뷰티·패션·푸드'에 관심

엔데믹으로 외국인 관광객 방문이 점차 늘고 있는 가운데, 화장품과 식료품, 의류 부문에서 이들의 소비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는 26일 최근 급증하고 있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쇼핑 트렌드를 분석한 '외국인 관광객 선호 K-상품군'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한국 관광을 마치고 출국하는 외국인 관광객 4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번 조사는 선호 상품부터 한국에서 경험한 쇼핑에 대한 만족도와 개선점까지 다루었다.

조사 결과 외국인 관광객들이 선호하는 상품군은 의류 및 피혁류(30.8%), 화장품 및 향수(30.0%), 식료품(29.3%) 등으로 나타났다.

권역별로 보면, 최근 방한이 급증하고 있는 동남아 등 아시아 관광객은 화장품(38.5%)을 으뜸 지출 품목으로 꼽았다. 이어 식료품(32.7%), 의류 및 피혁류(22.6%)에 지갑을 열었다. 반면 미주와 유럽 관광객은 의류 및 피혁류(각 39.6%)를 가장 많이 샀다고 응답했다.

응답자 수 상위 3개국인 중국, 미국, 일본 관광객이 가장 선호하는 쇼핑 품목은 달랐다. 중국인 관광객의 75.8%는 화장품 및 향수 지출이 가장 컸다. 미국인 관광객의 43.4%는 의류 및 피혁류를 선택한다고 답했고, 일본인 관광객은 식료품(41.9%)과 화장품 및 향수(32.4%) 응답비율이 높았다.

국가별로 중국인 관광객은 브랜드(35.5%)를 가장 먼저 고려하는 반면, 일본인 관광객은 한국적 상품(33.8%), 미국인 관광객은 품질(39.6%)를 우선 선택 기준으로 꼽았다.

이에 반해 관광 및 쇼핑환경 개선사항으로는 언어소통(50.0%)을 여전히 가장 많이 꼽았다.

내국인·외국인이 선호하는 국내여행지

산철쭉꽃 활짝 핀 한라산. ⓒ연합뉴스
산철쭉꽃 활짝 핀 한라산. ⓒ연합뉴스

부쩍 한국에 관심이 높아진 요즘 외국인 관광객이 선호하는 한국 여행지는 어디일까.

'한국 관광 데이터 랩'에서 지역별 분석 데이터를 살펴보면 지역별로 내국인과 외국인이 관심을 두고 있는 관광지가 달랐다.

영어권 국가, 일본, 중국, 중화권 등 주요 방한 국가의 관광객들이 '한라산'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반면 내국인 관심 순위엔 한라산이 없었다.

지붕 없는 미술관 부산 감천마을. ⓒ연합뉴스
지붕 없는 미술관 부산 감천마을. ⓒ연합뉴스

부산의 경우 외국인 관광객의 관심이 높았던 곳으로 '감천문화마을'이 있었다. 감천문화마을의 방문객 절반은 외국인이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외국인의 한국 여행에 관심도는 국가별로 미묘한 차이를 보였다. 중국인들은 '미식'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았다. 가장 많이 언급한 해시태그 1위는 맛집 탐방(美食探店) 2위는 한국요리(韩国料理) 3위는 미식 일상(美食日常) 4위는 나의 미식 일기(我的美食日记) 5위는 미식 공유(美食分享)였다.

대체적으로 '서울' 언급이 가장 높았다. 일본은 1위 서울 2위 한국패션 3위 맛집 투어 4위 카페 투어 5위 서울 여행이었다. 태국, 베트남 등 주요 동남아 국가와 프랑스 등 유럽에서 1위는 서울(seoul) 이었다.

한국의 기회 요소

이러한 트렌드 속에서 한국관광공사 측이 꼽은 한국의 기회 요소는 K 컬처와 디지털이다. 한류 팬이 크게 늘어난 가운데 K 컬처를 활용하면 스토리텔링이 가능한 관광 자원을 만들 수 있고, 디지털을 통해 이를 효과적으로 세계에 전파하면 외국인을 한국으로 이끄는 '매력'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한국관광공사 김장실 사장은 " K 팝, 드라마, 영화 등에 그치지 않고 음식, 패션, 클래식 등 다양한 콘텐츠 확산이 지속되는 만큼 이와 연계한 융·복합 관광 콘텐츠를 개발할 수 있는 것이 우리의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K팝 스타, 드라마, 영화 등과 관련된 곳을 관광 자원으로 부각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패션·뷰티, 클래식 연주자, 고궁·사원 등도 스토리로 엮으면 관광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게 김 사장의 아이디어다.

김 사장은 "한국은 디지털 매체를 통해 다양한 콘텐츠를 전파하는 능력이 있고, 이게 K 컬처 확산의 공신"이라며 "관광 마케팅 역시 디지털 매체를 효과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제 점차 내수가 많이 살아났지만 아직 코로나19 후유증이 완전히 없어진 건 아니다. 최근 관광객이 많이 늘었어도 지난해부터 쌓인 적자와 고금리에 "여전히 어렵다"라는 목소리가 많다.

그럼에도 최근 반도체 수출 부진으로 경상수지 흑자가 크게 감소된 상황에서 이 같은 외국인 관광객 증가는 내수 회복을 뒷받침해 침체한 경기를 되살리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정명화는…

1958년 경남 하동에서 출생해 경남 진주여자중학교, 서울 정신여자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연세대 문과대 문헌정보학과 학사, 고려대 대학원 심리학 임상심리전공 석사를 취득했다. 이후 자유기고가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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