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공익재단 이사장에 전·현직 회장 나란히…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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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공익재단 이사장에 전·현직 회장 나란히…왜?
  • 고수현 기자
  • 승인 2023.05.09 18: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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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미래재단 이사장, 손태승→임종룡 변화
우리다문화장학재단 이사장은 손태승 연임 결정
역대 이사장은 현직 지주회장 또는 은행장이 맡아
손태승, 2025년 3월까지 前회장 신분으로 이사장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고수현 기자]

지난해 11월 우리다문화장학재단 10주년을 맞아 열린 기념식에서 손태승 이사장( )과 재단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 = 우리금융그룹
지난해 11월 우리다문화장학재단 10주년을 맞아 열린 기념식에서 손태승 이사장(사진 가운데)과 재단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 = 우리금융그룹

우리금융그룹이 자회사 출연을 통해 설립한 공익재단 2곳의 이사장이 현직 회장과 전직 회장으로 나눠졌다. 우리금융 첫 공익재단인 우리다문화장학재단 이사장은 손태승 전 회장이, 두 번째 공익재단인 우리금융미래재단은 임종룡 현 회장이 이사장을 각각 맡으면서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 손태승 전 회장은 현직일 당시 지주회장과 우리금융미래재단 이사장, 우리다문화장학재단 이사장을 모두 맡고 있었는데 임종룡 회장 취임 이후에도 우리다문화장학재단 이사장직 만은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 손 전 회장의 이사장 임기가 한 차례 연장되면서 2025년 3월까지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는 이례적인 상황으로 평가된다. 기존 우리다문화장학재단의 역대 이사장을 살펴보면 모두 현직 우리금융지주 회장(또는 우리은행장)이 겸임하는 형태였기 때문이다.

우리다문화장학재단 초대 이사장은 이팔성 전 회장이었으며, 2대 이사장은 이순우 전 회장, 3대 이사장은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으로 당시 모두 현직 상태에서 이사장을 겸했다. 이후 2017년부터 4대 이사장인 손태승 전 회장이 현재까지 이끌고 있는 가운데, 현직이 아닌 전직 회장이 오는 2025년 3월까지 이사장을 맡게 된 첫 사례가 됐다.

특히, 손 전 회장이 우리금융미래재단과 우리다문화장학재단 이사장직 임기가 모두 남아있음에도 우리금융미래재단에서만 손을 뗀 배경이 있을 것이라는 게 금융권의 시각이다. 임 회장 취임 이후 손 전 회장이 임기가 남은 우리금융미래재단 이사장 자리를 곧바로 내려놓았기 때문이다.

금융권에서는 금융그룹과 직접적 관련이 있는 우리금융미래재단은 그룹 전략과 통일성을 위해 임종룡 체제로 바꾸는 대신, 상대적으로 그룹 경영과 관련이 적은 장학재단은 손태승 체제를 유지한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금융의 공익재단 중 하나인 우리금융미래재단은 손 전 회장이 설립을 주도했지만, 지난해 7월 28일자로 갓 출범한 상황에서 그룹 공동 공익사업을 추진하는 컨트롤타워 역할까지 맡고 있기 때문에 현직 회장이 이사장을 겸임하는 게 맞다는 판단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우리금융미래재단은 그룹 차원의 규모감 있는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기 위해 우리은행, 우리카드 등 전체 그룹사가 출연해 설립한 공익재단이다. 특히, 출범 이후 발달장애인과 자립준비청년의 생활자립 지원, 군·소방·경찰 분야 공상자 지원, 의료취약계층 지원 등 폭넓은 공익사업을 그룹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다. 사실상 그룹 경영전략 중 하나인 ESG경영 실천을 적극적으로 서포트하는 역할을 맡고 있는 셈이다.

해당 재단 설립을 주도한 손 전 회장 입장에서는 아쉬울 수 있는 대목이지만, 일관성 있는 그룹경영과 임종룡 현 회장 체제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전략적 용퇴가 아니겠냐는 추정도 여기서 나온다.

반면, 우리다문화장학재단은 오랜 역사를 자랑하지만 재단 이름처럼 다문화 지원사업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인재양성과 교육사업 등 장학사업에 치중돼 있어 우리금융미래재단보다는 금융그룹 경영과 관계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평가다.

재단 이사장 연임 여부는 재단 이사회의 판단에 따라 결정되지만, 손태승 회장이 임기가 남은 상황에서 우리금융미래재단 이사장직을 내려놓은 만큼 우리다문화장학재단 이사장 연임 역시 손 전 회장의 의지가 일정 부분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이 공익재단 2곳을 운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영리한 이사장직 활용법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대규모 주요 공익사업은 현직 회장이 이사장을 겸임하는 ‘우리금융미래재단’에서 추진하되, 전 회장에 ‘우리다문화장학재단’을 맡겨 예우를 하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다. 일례로 신한금융그룹의 경우 신한금융미래재단 이사장직을 조용병 전 회장이 맡고 있다.

이에 대해 우리금융 관계자는 우리금융 공직재단 이사장 인사와 관련해 “별다른 배경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만 밝혔다.

담당업무 : 경제부 기자입니다. (은행·카드 담당)
좌우명 : 기자가 똑똑해지면 사회는 더욱 풍요로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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