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쿠팡이 2023년 1분기에도 흑자를 기록하면서 3개 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분기 흑자 기조가 계속되면서 사상 첫 연간 흑자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쿠팡이 10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올해 1분기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쿠팡의 동분기 영업이익은 1억677만 달러(약 1416억 원·환율 1326원 기준)로 흑자 전환했다. 지난해 1분기에는 영업손실 2억571만 달러를 기록한 바 있다.

흑자 규모도 커지고 있다. 쿠팡은 2022년 3분기 7742만 달러, 4분기 8340만 달러의 영업이익을 거뒀고, 올해 1분기 처음으로 영업이익 1억 달러를 돌파했다.

각종 수익성 지표 역시 개선 중이다. 쿠팡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9085만 달러(약 1205억 원)로 흑자 전환했다. 조정 에비타(EBITDA·상각전 영업이익)는 2억4092만 달러(3073억 원)를 기록했으며 마진율은 4.2%로 집계됐다. 

쿠팡플레이·쿠팡이츠·해외사업·핀테크 등 신사업 부문의 조정 에비타 손실은 4745만 달러(약 629억 원)로, 전년(9374만 달러)에 비해 절반으로 축소됐다. 또한 이번 1분기 기준 처음으로 지난 12개월 누적 기준 잉여현금흐름이 4억5100만 달러(5753억 원)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익 개선과 함께 성장세도 지속됐다. 1분기 쿠팡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한 58억53만 달러(약 7조6915억 원)로, 분기 기준 최대 매출액이다. 1분기 쿠팡에서 한 번이라도 물건을 구매한 적이 있는 활성고객은 1901만 명으로 지난해 동기(1811만 명) 대비 5% 늘었다. 1인당 고객 매출은 305달러(약 40만4000원)로 집계됐다.

쿠팡은 소비 지표뿐만 아니라 입점 판매자의 성장도 함께 내세웠다. 쿠팡에 입점한 판매자들이 쿠팡의 전국적인 ‘엔드 투 엔드’(end to end) 물류망과 ‘로켓그로스’ 서비스를 통해 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로켓그로스는 오픈마켓 판매자의 상품 입고부터 관리, 배송, 반품까지 쿠팡이 책임지는 서비스로, 이를 통한 판매량은 1분기 기준 전년 동기 대비 90% 증가했다는 게 쿠팡의 설명이다.

온라인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오픈마켓에서는 판매자 유입도 중요한 경쟁력 중 하나가 된 상황이다. 이에 쿠팡도 자사 입점 소상공인의 성과를 꾸준히 강조해오고 있다. 실제 쿠팡 전체 판매자 중 약 70%는 연 매출 30억 미만의 소상공인이 차지하고 있다.

고금리·고물가 속 경기 침체 속에서도 사상 최대 분기 영업이익·매출 기록을 다시 한 번 경신한 만큼, 쿠팡은 올해 연간 흑자 달성을 자신하는 눈치다.  

김범석 쿠팡 창업자는 “우리는 판매자와 소비자 모두의 반응에 기쁘고 앞으로의 성장세도 기대된다”면서 “유료 회원 혜택을 더욱 확대해 ‘와우’ 멤버십을 지구상에서 가장 좋은 선택지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거라브 아난드(Gaurav Anand) 쿠팡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022년은 중요한 이정표가 된 한 해였고, 또 다른 중요한 성과와 함께 2023년이 시작됐다”며 “또 한 번 ‘플라이휠’을 가속화하는 힘을 증명했고, 운영 효율성에 집중해 미래를 지탱할 수 있는 재무건전성 수준에 도달했다”고 강조했다.

물론, 장밋빛 전망만 존재하는 건 아니다. 글로벌 경기 둔화 장기화에 따른 소비 심리 위축, 고금리·고물가로 인한 금융 비용 등 부담 확대, 그리고 차기 총선이 열리는 오는 2024년 4월에 가까워질수록 심화될 수밖에 없는 노조 이슈 등이 대표적이다. 쿠팡과 김범석 창업자가 첫 연간 흑자 달성을 이루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리스크 관리 시험대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