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예찬 “청년, 말 잘하는 데 그쳐선 안돼…‘정책 대안’ 내놔야” [북악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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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예찬 “청년, 말 잘하는 데 그쳐선 안돼…‘정책 대안’ 내놔야” [북악포럼]
  • 김자영 기자
  • 승인 2023.05.10 18: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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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실에서 만난 정치인(230)
장예찬 청년 최고위원(국민의힘)
“기존 청년정치, 이슈파이팅 등 정무역할 커
…‘권력 얻어 무엇 하고 싶은가’ 고민 필요”
“민주당과 ‘돈봉투’ ‘코인’ 두고 하는 논쟁보다,
정책 영역 참여 경험이 진정한 변화 이끌어”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김자영 기자]

ⓒ 시사오늘
장예찬 국민의힘 청년 최고위원이 지난 5월 9일 국민대학교 북악정치포럼을 찾아 ‘청년 정치의 현실과 한계, 그리고 미래’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 시사오늘

지난 20대 대선 키워드 중 하나는 ‘청년’이었다. 전통적으로 청년은 진보 진영을 지지한다는 인식이 있지만, 2021년 4·7 재보궐을 기점으로 2030 세대 표심에 변화가 생겼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최초 ‘30대 0선 당대표’로 당선되며 화제를 모았고, 전통 지지층인 60대 이상 세대와 2030  남성을 중심으로 한 청년층이 연합해 4050 세대를 포위하자는 ‘세대포위론’이 제기됐다. 국민의힘에 2030 세대가 다수 유입되는 이례적 현상이 벌어졌다. 

대선 이후 국민의힘은 집권 여당임에도 불구, ‘이준석 징계 사태’로 비대위가 출범했다. 2030 청년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리기 시작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최고위원은 그 과정에서 이 전 대표를 ‘여의도 2시 청년’으로 일컬어 비판하며 설전을 벌였다. 이후 3·8 전당대회에선 55.16% 득표율로 청년 최고위원에 당선되며 지도부에 들어섰다. 

5월 9일 국민대학교 북악정치포럼을 찾아 ‘청년 정치의 현실과 한계, 그리고 미래’를 주제로 강연한 장 최고위원은 권력 지향적이라는 시선이 있더라도, 권력을 통해 정책을 추진하고 실제 사회 변화를 끌어낼 수 있다면 권력을 잡아서 잘 쓰는 방향을 지향하겠다고 밝혔다. 

장 최고위원은 이날 “청년 정치가 한 때의 유행이나 말 잘하는 사람들의 말싸움 무대에 머무는 정도가 되선 안 된다”며 “정책 대안 제시와 동세대 청년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전했다. 

 

인수위 청년소통 TF 단장 시절 ‘정책 효능감’ 경험
“언론, 정책 이야기 관심↓…이준석 비판 글은 화제”


장 최고위원은 각종 시사 프로그램 패널로 이름을 알린 보수 진영 청년 스피커 중 한 명이다. 이날도 5개 이상의 스케줄을 소화하고 왔다고 했다. 하지만 강연이 시작되자 “여기서 요즘 말이 많은 화젯거리인 정치 현안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며 정무적 영역보다 장 최고 본인이 경험한 청년 정치와 청년 이슈 등 정책 영역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다고 전했다. 

장 최고위원은 6~7년 동안 각종 시사 프로그램 평론가로 활동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기 전부터 일정에 동행하며 주목받은 그는 20대 대선 과정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당시 후보 중앙선거대책본부 청년본부장,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시절 청년보좌역, 인수위 청년소통 태스크포스(TF) 단장을 맡는 등 ‘청년 참모’로 존재감을 알렸다. 그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참여 경험이 많은 깨달음을 줬다고 했다. 

“내 주요 포지션은 민주당과의 토론 싸움에서 이기는 것이었다. ‘권력을 얻어 무엇을 바꾸고 싶은가’가 한편에 있어야 하는데, 6~7년 동안 그런 게 없었다. 하지만 인수위에서 청년소통 TF 단장을 맡으며 ‘정책 효능감’을 느껴보는 경험을 했고, 중요성도 실감했다.”

장 최고위원은 청년소통 TF 단장 직함을 달고 ‘손실보상 사각지대 대책 마련’에 나선 것, 원격의료 플랫폼 닥터나우 측을 찾아 ‘비대면 진료’ 산업에 대해 논의한 것 등을 ‘정책 효능감’을 느낀 사례로 들었다. 

“작년 4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은 소상공인이 정부의 손실보상금을 받았다가 다시 반납하라는 통보를 받은 일이 발생했다. 그 일로 피해를 본 김포의 한 키즈카페, 인천에 위치한 체육시설 등을 찾아 이야기를 들어봤다. ‘손실보상금으로 조금 숨통이 트였는데 돌려달라 하니 힘들다’고 하더라. 중기부 관계자에게 줬다가 뺐는 식으로 하면 안 된다고 했다. 결과적으로 2차, 3차 지원금 지원 시에 받지 않되, 즉각 반납하지 않는 방향으로 바뀌었다.”

장 최고위원은 “정치 인생에서 가장 큰 변화를 일으킨 건데 아무도 모른다. 6~7년간 방송 나와 말로 세상을 바꾼 것보다, 인수위원 자격으로 보도자료를 내 바꾼 게 훨씬 크다고 봤다”며 “권력을 잡아서 잘 써야겠다는 책임감을 느꼈다”고 전했다. 

장 최고위원은 비대면 진료 등 신산업 촉진 방안에 관심 두고 관련 업무에 참여한 경험을 언급했다. ‘비대면 진료 제도화’는 윤석열 정부 국정 과제 중 67번으로 포함된 사안이다.

“김남국·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과 코인이나 돈 봉투 의혹을 가지고 말싸움하는 것 보다, 안 되는 것을 되게 하고, 법을 바꾸는 게 진정한 변화임을 느꼈다. 장예찬이란 이름이 알려진 데에는 윤석열 대통령과의 연이나 이준석 전 대표와 갈등 등과 관련한 사안이 큰 지분을 차지하겠지만, 내가 진짜 변화를 일으킨 건 앞서 언급한 사안들이다.”

장 최고위원은 “기존 청년 정치인들은 이슈 캐치하고 이슈 파이팅을 하는 정무적 역할이 크다”며 권력을 잡아서 무엇을 하고 싶은지, 어떤 정책 변화를 만들고 싶은지에 대한 정책적 대안 제시가 부족한 점을 청년 정치의 한계점으로 짚었다. 

이어 “청년 정치가 한 때의 유행에 그치거나, 말 잘하는 사람들의 말싸움 무대에 머무는 정도가 되선 안 된다. 한계를 극복할 청년 정치인들은 정책 대안에 대한 고민과 동시에 동 세대 약자에 대해 관심을 갖고 애정을 보여야 한다”며 “그럴 때 인식이 변하고 청년 세대를 밀어줘야겠다는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장 최고위원은 또한 “나만 해도 정책 이야기나 평소 관심 두는 자립준비 청년 문제를 이야기하면 페이스북 좋아요가 반 이하로 뚝 떨어진다. 그런데 이준석 전 대표 비난 글 하나 올리면 화제가 되고 포털이 도배된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생각대신 행동으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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