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는 일본해, 독도는 여전히 리앙쿠르 암초’…반성 않는 럭셔리 수입차 [까칠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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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는 일본해, 독도는 여전히 리앙쿠르 암초’…반성 않는 럭셔리 수입차 [까칠뉴스]
  • 장대한 기자
  • 승인 2023.05.19 16: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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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가 수입차 브랜드, 현지화 작업 부실 ‘눈살’
한국 고객 보는 지도에 ‘동해·독도’ 표기 뒷전
한일 관계 개선 속 외국 기업들 바른 시각 필요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1박2일 일정으로 한국을 찾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 5월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한일 정상 확대 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1박2일 일정으로 한국을 찾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 5월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한일 정상 확대 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 연합뉴스

한일 관계에 화해 무드가 조성되고 있습니다. 최근엔 G7 회의 참석차 일본 히로시마를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일본 총리와 함께 한국인 원자폭탄 희생자 위령비를 찾아 참배하는 시간을 가질 것으로 알려집니다. 정상간 스킨십 강화는 한일 관계 개선에 온기를 더할 것이란 기대를 불러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이나 일본도 아닌, 제3자에 의해 부추겨지는 반일 감정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문득 고민이 듭니다. 가장 대표적 사례가 동해·독도 명칭이 잘못 표기된 지도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흔히 외국계 기업들이 하는 실수로, 동해는 일본해로, 독도는 리앙쿠르 암초로 표시된 구글 맵을 그대로 가져와 사용하다가 질타를 받습니다.

우리나라의 역사성와 특성을 이해하지 못한 게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대부분 외국계 기업들은 국내 시장에서 수익성만을 쫓을 뿐, 현지 문화를 존중한다는 인상을 주지 못하는 게 현실이죠.

같은 맥락에서 초고가 럭셔리 수입차를 파는 브랜드들의 이야기를 꺼내 볼까 합니다. 본지는 지난 2021년 광복절을 앞두고 <정신 못차리는 고가 수입차…광복절 앞두고 버젓이 ‘일본해·리앙쿠르 암초’ 표기> 기사를 통해 △롤스로이스 △람보르기니 △벤틀리의 독도·동해 일본식 표기 문제를 들춰낸 바 있습니다. 

롤스로이스 홈페이지 내 지도 화면엔 동해가 ‘일본해’로 우선 표기된다. 확대하면 ‘일본해(동해)’ 병기가 이뤄진다. ⓒ 롤스로이스 홈페이지 갈무리
롤스로이스 홈페이지 내 지도 화면엔 동해가 ‘일본해’로 우선 표기된다. 확대하면 ‘일본해(동해)’ 병기가 이뤄진다. ⓒ 롤스로이스 홈페이지 갈무리

이들은 홈페이지 상의 전시장·서비스네트워크 위치를 안내해주는 지도에서 독도를 리앙쿠르 암초로,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해 왔습니다.

동해의 경우엔 일본해와 병기하는 것을 정부 차원에서 허용하는 만큼, 마냥 나무랄 수 없어 보입니다. 다만 독도만큼은 다릅니다. 확고한 우리 고유의 영토이기 때문이죠. 국내에서만큼은 일본이 주장하는 중립명칭 ‘리앙쿠르 암초’를 사용하지 않는게 마땅하다고 봅니다.

그럼에도 이들 럭셔리 수입차 브랜드 3곳 중 2곳은 1년 반이 넘는 시간이 지났음에도 별다른 개선 조치없이 독도·동해를 일본식으로 표기하고 있었습니다.

19일 기준으로 롤스로이스는 홈페이지 내 구글·티맵모빌리티 지도 데이터 기반 지도에서 동해를 일본해란 명칭으로 우선 표출되도록 하고 있습니다. 확대 버튼을 눌러야 ‘일본해(동해)’ 식의 병행 표기가 이뤄집니다. 독도는 아예 ‘리앙쿠르 암초’로만 적혀 있고요.

람보르기니는 홈페이지 내 구글 지도에서 해역 이름을 표시하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독도는 리앙쿠르 암초의 영문명으로 적어놨습니다. 

벤틀리는 글로벌 홈페이지와 국내 홈페이지를 이원화해 운영 중이다. 특히 벤틀리 서울은  네이버 지도를 사용해 동해와 독도를 바르게 표기하고 있다. ⓒ 벤틀리 서울 홈페이지 갈무리
벤틀리는 글로벌 홈페이지와 국내 홈페이지를 이원화해 운영 중이다. 특히 벤틀리 서울은 네이버 지도를 사용해 동해와 독도를 바르게 표기하고 있다. ⓒ 벤틀리 서울 홈페이지 갈무리

고무적인 부분도 존재합니다. 바로 벤틀리입니다. 벤틀리와 벤틀리 서울 홈페이지를 이원화했습니다. 벤틀리 서울에선 네이버 지도 데이터를 사용해 동해와 독도 모두 올바르게 표기했습니다.

물론 벤틀리 검색 시 가장 상단에 나오는 글로벌 사이트는 구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만큼, 동해를 ‘Sea of Japan(East Sea)’으로, 독도는 리앙쿠르 암초의 영문명 'Liancourt Rocks'로 표기하고 있습니다.

롤스로이스와 람보르기니 같은 외국계 기업의 부실한 현지화 작업을 바라보며 반감이 들 수 밖에 없습니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어쩔 수 없는 일 아닐까요. 독도·동해 표기는 제3자가 보기엔 사소하겠지만, 우리에겐 정말 중요하고 민감한 문제이기 때문이죠.

이들 브랜드가 진정한 럭셔리로 거듭나려면, 한국 고객들에게 차 값과 콧대만 높일게 아니라 현지 문화에 대한 배려·존중심을 보여주는 게 우선돼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본사 정책 상 글로벌 시장에 통용되는 구글 지도를 사용해 불가피하더라도, 본사를 설득하는 것이 한국지사의 능력이자 책임이 아닐런지요. 그런 의미에서 벤틀리의 변화는 칭찬할만 합니다.

한일 관계가 더 건강한 방향으로 흘러가려면, 분명하게 짚을 건 짚고 넘어가야 겠습니다. 올해 광복절이 오기 전엔 꼭 앞선 문제들이 모두 바로잡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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