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서진 “‘익스트루더’는 대영팜피코의 특징…소화 잘되는 사료 만들어” [인터뷰]
스크롤 이동 상태바
장서진 “‘익스트루더’는 대영팜피코의 특징…소화 잘되는 사료 만들어” [인터뷰]
  • 박지훈 기자
  • 승인 2023.06.07 18: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장서진 대영팜피코 대표
“사료 제조하며 힘든 점? 누군가 우리 회사 제품을 무단으로 도용했을 때”
“축산사료, 식품 산업이지만 부산물을 활용하기에 폐기물 관리법 저촉받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지훈 기자]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장서진 대영팜피코 대표가 19일 광명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사람이 먹는 음식은 신선한 식재료로 만들어진다. 그렇다면 동물이 먹는 사료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대영팜피코는 친환경 리사이클 차원에서 ‘식품 부산물’을 활용한다. 부산물을 재활용함으로써 쓰레기를 줄이는 건 덤이다. 대영팜피코는 ‘익스트루더’라는 과정을 거쳐 같은 부산물을 사용하더라도 더 소화가 잘되는 사료를 제조한다. 

<시사오늘>은 5월 19일 광명시에 위치한 대영팜피코 사무실을 찾아 장서진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어떻게 대영팜피코를 창업하게 됐나요.

“처음에는 아는 분을 통해 프리랜서로 일을 시작했어요. 전국을 다니면서 원료를 확인하는 일이었어요. 일을 하다 보니 제 적성에 맞더라고요. 여행하는 기분도 나고 재미가 있었어요. 그래서 조금씩 일을 늘려가다 개인 사업자를 내고 2015년에 법인으로 전환하게 됐죠.“

장서진 대표는 대영팜피코를 시작할 당시 중국이 주 거래처였으나, 국제사회의 변화에 맞춰 사업의 다각화를 이뤄냈다고 말했다.

“본래 우리 회사는 중국과 주로 거래했었어요. 중국 시장이 워낙 크니까 사료 원료로 쓰이는 다양한 식품 부산물이 많이 나오거든요. 처음에는 한국에 없는 원료를 찾아 거기서 생산해 들여왔어요. 현지 공장에다 의뢰해서 원료를 생산해 들여오는 무역을 시작한 거죠. 그러던 중에 중국 기업들이 원료 생산할 때 쓰는 연료를 석탄·화석에서 천연가스로 바꾸더군요. 탄소배출권 거래제 도입이 원인이었죠. 자연히 원룟값이 올라갔는데, 설상가상으로 미중 무역 전쟁까지 발생했어요. 미국 시장과 중국 시장 간 무역이 단절되면서 중국 내 원룟값이 오른 거예요.

점점 더 중국 시장에서 일하는 게 힘들어져서 생각을 바꿨어요. ‘국내에서 독점으로 생산할 수 있고 납품할 수 있는 상품을 개발하자.' 원료 개발도 하고 특허도 내다보니 국내 공장이 필요하다고 느껴져 천안에다 공장도 세우게 됐어요.”

- 식품 부산물로 사료를 만드는 건 대영팜피코만의 전략인가요.

“주류라고 할 수는 없지만, 식품 부산물을 재활용해 사료를 만드는 회사도 적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회사만의 차별성을 갖추기 위해 계속해서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어요. 똑같은 식품 부산물이어도 더 스펙이 좋게 만들고 효율성이 높아지도록 따로 연구하고 계속 개발을 하고 있습니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장서진 대영팜피코 대표는 “익스트루더 과정을 거친 ‘소이 알파’가 대영팜피코만의 특징 제품”이라고 말했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 대영팜피코만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소이 알파라는 제품이 있는데, 익스트루더라는 과정을 거쳐요. 익스트루딩은 다른 회사에서 흔히 할 수 없는 거기 때문에 굉장히 차별성이 있죠.

익스트루더의 원리는 뻥튀기와 유사하다고 보시면 돼요. 뻥튀기의 경우 배럴이 돌아가면 밑에서 불을 때 주잖아요. 돌려서 가열하면 강냉이가 안에서 구워지는 거죠. 강냉이가 일정 시간이 됐을 때 팽창한 뒤 뻥! 하고 튀어나오잖아요. 그것처럼 익스트로더라는 기계는 자동으로 배럴을 돌려서 안의 내용물을 익혀요. ‘팽화’ 시킨다고 해요.
 
소이 알파는 콩 종류 중 하나인데, 이걸 익스트로더에 넣고 팽화시켜요. 이 공정을 거친 소이 알파는 소화력을 높여줘요. 그리고 지방지 보존 기간을 늘려주는 효과가 있죠. 모든 콩에는 ‘항히스타민’이라는 설사를 유도하는 물질이 있어요. 그걸 가열함으로써 설사를 예방하도록 만들어 주는 거죠.”

- 제품 중 판매량 TOP 3를 뽑자면요.

“전지대두, 에너지플러스, 박 류 제품이 가장 잘 나가고 있죠”

- 이 세 가지 제품이 기존 제품에 비해 두드러지는 특징 같은 게 있나요.

“이 제품들은 식물성 고단백 원료를 사용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열량도 높아요. 식용으로 가축을 키우잖아요. 가축이 잘 먹고 살도 쪄야 하니까, 그런 용도의 제품으로서 굉장히 효과가 좋죠.”

- 사료를 개발하면서 힘들었던 점이 무엇인가요.

“1년~2년 동안 노력과 비용을 들여서 개발했는데 다른 회사에서 도용하는 걸 볼 때가 가장 힘듭니다. 원료를 열심히 개발했는데, 다른 사람들이 자꾸 제 원료를 도용하거나 복사해서 다른 데 파는 거예요. 임가공을 맡겼는데, 임가공 회사에서 배임한 거죠. 원료까지 갖다주고 배합을 요구했는데, 그 업체가 원료를 소분해서 외부에 파는 거예요. 일종의 도둑질이죠. 그래서 특허를 내게 됐습니다.”

- 직접 시범 목장을 운영하는 이유는 뭔가요.

“저희는 식품 부산물을 활용해서 사료를 만드는데, 늘 일정한 분량의 부산물이 나오는 건 아니거든요. 식품 회사의 생산 스케줄에 따라서, 또 철에 따라서 변수가 있어요. 제품이 오래되면 여러 가지 곰팡이도 생기잖아요. 그러면 제품이 변질돼요. 남은 제품을 빨리 소진해야 하는데 그러기 어려운 제품들이 너무 많은 거죠. 그래서 이걸 활용해 저렴한 비용으로 시범 목장을 차렸어요.

또 시범 목장이나 대학 등에 제품 연구를 의뢰할 때 비용이 많이 들어요. 한 건당 연구기간이 보름에서 한 달 정도 걸리는게 몇천만 원씩 나갑니다. 우리 목장에서 진행하면 자사 제품을 먹이는 거기 때문에 비용도 저렴하고 바로 확인도 할 수 있잖아요. 그래서 시범 목장을 만든 거죠.”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장서진 대영팜피코 대표는 “올해 하반기에는 일본에 제품을 수출하고 상장을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 사료 공장을 세울 때 지역과 갈등은 없었나요.

“아까 제가 식품 부산물을 활용한다고 그랬잖아요. 이 부산물은 법적으로 재활용 폐기물로 분류돼요. 단미사료 제조도 식품 산업이지만 부산물을 재활용하는 거기 때문에 폐기물 관리법을 적용받죠. 그래서 인허가가 필요한데, 지역 행정처가 인허가를 잘 안 내줘요. 이 문제 때문에 경상도 지역, 충청도 이남 지역까지 쭉 돌아다니다 천안시까지 가게 됐어요. 제가 찾은 곳은 천안의 한 공업 지역이에요. 민원이 발생할 소지가 없는 곳이죠. 그래서 인허가를 받을 수 있었어요. 

다만 공업지역 내에서도 이 업종을 안 받아주는 곳이 있어요. 이게 폐기물이라고는 하지만 유해한 건 전혀 없거든요. 사람이 먹을 수 있는 거고 동물이 먹는 건데, 이걸 폐기물로 분류해버리니까 공무원들은 일단 거부하고 보는 거죠. 다행히 제가 들어가 있는 그 지역은 모든 업종이 다 인허가를 받을 수 있는 지역이었어요.”

- 앞으로의 비전이 듣고 싶습니다.

“올해 코로나가 풀렸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다시 무역을 재개해 좋은 원료를 수입할 예정이고요. 하반기에는 만든 제품을 일본에 수출할 계획이에요. 장기적으로는 상장까지 가는 게 목표죠. 해외 무역을 위해서 인재 영입도 했어요. 대기업에서 해외통이었던 사람을 영입해서 빠르게 우리가 원하는 원료를 찾아냈어요. 그 원료를 들여다가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는 단계에 있고, 70% 완성됐어요. 제품이 완성되면 올 하반기에 수출하려고 생각하고 있죠.”

담당업무 : 정경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확실하고 공정하게!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