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림피앤피 “인니 조림사업 추가 출자 중단”…국제산림기구에 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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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림피앤피 “인니 조림사업 추가 출자 중단”…국제산림기구에 발목
  • 박준우 기자
  • 승인 2023.06.02 16: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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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산림관리협회, 무림피앤피에 조림사업 중단 요청
무림피앤피, 인니서 철수…FSC인증 취소 리스크 부담
“조림 사업은 계속 영위할 것…다른 지역 검토 중”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준우 기자]

무림피앤피가 약 12년에 걸쳐 진행된 ‘인도네시아 조림사업 투자계획’을 최근 중단했다. 사진은 무림피앤피 전경이다. ⓒ무림 홈페이지 갈무리
무림피앤피가 약 12년에 걸쳐 진행된 ‘인도네시아 조림사업 투자계획’을 최근 중단했다. 사진은 무림피앤피 전경이다. ⓒ무림 홈페이지 갈무리

조림-펄프-제지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 사업의 완성을 통해 원가경쟁력을 확보하려던 무림피앤피의 ‘인도네시아 조림사업 계획’이 무산됐다. 국제산림관리협회(FSC)가 사업 중단을 요청했기 때문인데 무림피앤피는 조림사업을 영위하기 위해 다른 지역으로 시선을 돌릴 것으로 전해진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무림피앤피는 전날 공시를 통해 자연림 벌채 사업과 관련해 인도네시아 현지법인에 더이상 추가 출자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현지법인(무림피앤피 인니 별도 출자 법인)은 산림 관리와 보존활동 등에 집중한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저탄소 종이(환경부 인증)를 만들고 있는 종합펄프제지 회사인 무림피앤피는 앞서 주력 생산품인 펄프와 제지의 주원료인 목재칩을 안정적으로 조달하기 위해 2011년 4월 ‘해외 조림사업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이후 2014년 인도네시아 현지 조림사업 법인의 지분을 100% 인수하며, 사업에 적극 뛰어들었다. 인수 과정에서 약 130억 원이 투입됐다.

이후 연간 50억~70억 원의 조림관련 비용이 발생했고, 운용비용을 충당하기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2020년 12월 말 기준 무림피앤피는 조림사업에 약 575억 원을 투자했다. 

무림피앤피는 사업이 완료될 경우 조림지로부터 연간 40만톤 이상의 목재칩을 공급받을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이는 무림피앤피의 연간 목재칩 소요량의 절반 이상을 대체할 수 있어 연간 100억 원의 수익 개선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수준이다.

사업은 현재까지 조림가능한 면적 대비 약 30%(7500ha)가 진행됐다. 그러나 국제산림관리협회(FSC)가 자연림 벌채에 대해 중단을 요구하고 나서면서 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만약 무림피앤피가 사업을 지속할 경우 FSC가 산림 또는 목재, 종이 등 제품에 부여하는 친환경 인증 제도인 FSC인증(친환경 인증 제도)이 취소될 수도 있는 상황에 처하게 된 것이다. FSC인증은 산림자원을 보호하고 지속가능한 산림경영을 확산하기 위해 설립된 인증시스템으로, 해당 인증이 있는 제품은 생산과정에서 산림을 지속가능하게 관리하며 생산된 물건임을 뜻한다.

FSC인증을 박탈당하게 될 경우 국내외 제품 판매, 무엇보다 수출에 큰 차질이 생기게 된다.

이 같은 리스크를 감수하지 않기 위해 무림피앤피는 인도네시아 현지법인의 자연림 벌채와 관련한 추가 출자 종료를 결정했다. 당장 손해를 보더라도 향후 정상적인 영업활동과 경영불확실성 최소화에 우선순위를 둔 것이다. 

단, 기존 사업지를 대체할 수 있는 조림지역을 추가로 발굴해 지속적인 투자검토를 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진다.

무림피앤피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조림지에 조성된 나무들은 벌목하지 않고 그대로 놔둘 예정”이라며 “향후 다른 지역 쪽에서 조림 사업을 계속 영위해 나갈 계획이다. 실제로 대부분의 선진국들은 조림지를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무림피앤피 입장에서 아쉬울 수밖에 없다. 지난 2020년 63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데 이어 2021년에는 293억 원, 2022년에는 683억 원을 기록하는 등 이익 측면에서 성장을 거듭해 온 만큼 이번 사업에 거는 기대 또한 컸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1분기 총 매출 2008억 원 중 1960억 원이 목재칩이 주 원료인 펄프와 제지부문에서 발생했다. 나머지 매출은 금융과 기타부문에서 발생했다.

이번 결정과 관련해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왜 환경 때문에 자기 밥그릇 안챙기냐” 등의 반응과 함께 “잘 결정했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무림피앤피 관계자는 “환경에 대한 기준이 갈수록 엄격해지고 있는 가운데 사측에서는 예전부터 친환경 쪽으로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었다. 이번을 계기로 녹색 경영을 확장시켜 나갈 계획”이라며, ESG경영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강조했다.

담당업무 : 경제부 기자입니다. (증권·핀테크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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