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장제원, 2선후퇴는 선당후사…‘폄훼’는 독(毒) [김자영의 정치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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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동·장제원, 2선후퇴는 선당후사…‘폄훼’는 독(毒) [김자영의 정치여행]
  • 김자영 기자
  • 승인 2023.06.02 22: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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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공천 배제 불구 박근혜 도왔으나…친박계와 반목 이어져
이준석-윤핵관, 집안싸움에 대선·지선 승리하고도 집권여당 위기
정세운 “이용호, 인지도·조직력 갖춰…전국정당화 위해 화합해야”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김자영 기자]

ⓒ 연합뉴스
당 내부의 크고 작은 갈등이 때로는 결과적으로 좋지 않은 결과를 낳기도 한다.  ⓒ 연합뉴스

고위공직자와 국회의원 등 권력자 곁에는 견제의 시선이 따라붙습니다. 바라보는 눈도 많고, 말도 많습니다. 여야 간 신경전도 있지만, 같은 당 안에서도 견제의 시선이 있고 크고 작은 갈등이 빚어집니다. 

김무성 전 의원은 1980년대 김영삼 전 대통령(YS)의 상도동계 일원으로 정치 활동을 시작해 40여 년 경력을 쌓고, 부산에서 15대~20대 국회의원을 지내는 등 지역구 기반도 탄탄했던 인물입니다. 하지만 18대 총선에서 친이계의 견제 속에 공천을 받지 못했습니다. 그는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된 후 당에 복귀했습니다. 또한 19대 총선을 앞두고는 친박계의 견제 등 갈등으로 정치적 어려움을 겪습니다. 이번에는 박근혜와 친박계의 공천학살의 대상자가 됐습니다. 

그러나 김 전 의원은 총선 지원 유세에 나서고, 18대 대선에서 박근혜 선대위 총괄선대본부장을 맡을 정도로 선거를 적극적으로 도운 인물입니다. 19대 공천에서 배제된 이들을 중심으로 신당창당설이 나돌 때 김 전 의원은 “분열의 씨앗을 내가 만들어서야 되겠나”라는 생각에서 불출마를 선언하고 도왔다고 합니다. 

이후 그는 2015년경 28주 연속 대선주자 1위를 차지할 정도의 유력 정치인이 됐는데요. 20대 총선을 앞두고 당 공천관리위원회 추천장에 대표 직인 날인을 거부하며 잠적한 이른바 ‘옥새파동’과 이어진 총선 패배로 타격을 입게 됐습니다. 당시 청와대의 내리꽂기식 공천, 진박감별사 논란 등 친박계 공천 전횡 등이 갈등을 키웠습니다.

정세운 시사평론가는 2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당이 전국정당화하고 선거에 승리하기 위해서는 조직력, 통찰력을 지닌 이들을 견제하고 배척하기보다 함께해야 한다”며 "친박계를 위시한 세력이 김무성을 당 대표에서 내몰다시피했지만, 이는 정권 몰락의 시초가 되고 말았다"고 평가했습니다. 

지난해 국민의힘은 정권 교체로 여당이 됐지만, 내홍에 휩싸여 한차례 위기를 맞았습니다. 국민의힘이 윤리위원회를 열고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의 성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에 대한 당원권 정지 징계를 결정한 것이 절정이었습니다. 

이 전 대표는 윤석열 당시 전 검찰총장이 대선 출마를 선언 하자 ‘그거 곧 정리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 대선 과정에서 선대위 활동을 보이콧하고 지방으로 내려가는 등의 돌출 행동으로 논란을 빚었는데요. 또한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이라는 용어를 만들어내며 윤석열 후보 측근에 대한 비판 메시지를 연일 내놓기도 했습니다. 이로인해 내분이 벌어진 일도 있었습니다. 

여러 사건으로 여당 내에 쌓인 갈등이 대선·지선 이후 표면화됩니다. 당 주류 세력은 대표 찍어내기식으로 조치하고, 이 전 대표는 법원에 비대위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하며 물러섬 없이 강대강으로 맞붙었습니다. 당은 지지율을 잃고, 이 전 대표는 직에서 물러납니다. 

윤핵관으로 불린 국민의힘 장제원·권성동 의원은 2선 후퇴해 지역구 관리에 매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본래 대통령과 가까운 이를 일컫는 단어로 쓰였던 ‘윤핵관’이라는 단어가 1년 반 사이 점차 ‘권력자의 눈과 귀를 가리는 간신’ ‘권력에 줄 서 호가호위하려는 자’ 등의 부정적 뜻으로 사용되며 비토 의견이 커져서죠. 

정 평론가는 “권성동·장제원 의원은 각각 강원 강릉 4선, 부산 사상 3선을 지낸 중진이다. 자신의 지역구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된 적이 있을 만큼 지역구 관리를 잘하는 이들인데, 안 좋은 이미지가 덧씌워지니 2선 후퇴한 뒤에도 부정적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들이 많다. 이들이 배후에 있다느니 하는 것은 사실과 다른 이야기”라며 “부정적 결과만 낳는 루즈-루즈(lose-lose)가 아니라 윈-윈(win-win)하기 위해선 화합을 우선해야 한다”고  전했습니다.

정 평론가는 최근 국민의힘 최고위원 후보 물망에 오른 이용호 의원이 결국 출마하지 않은 것이 “당 내부에 배척의 감정이 흐르고 있음을 읽을 수 있는 바로미터”라고 해석했습니다. 이어 “이용호 의원은 호남 무소속으로 당선될 정도로 인지도, 조직력을 갖춘 인물이다. 지난 대선에서도 호남 출신이지만 큰 흐름, 민심을 읽고 윤석열을 지지하고 국민의힘에 입당한 것이다. 그런데 장관·최고위원 등에 하마평만 올랐을 뿐 실제 직을 맡진 못했다. 기존에 있던 사람들이 ‘우리’라는 테두리를 치고 외부에서 온 이들을 멀리하는 게 아닌지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말했습니다. 

여야간 대립이 날로 심화되는 상황입니다. 정치권에서 왜 저런 선택을 했을까 의문이 든 적 한 번쯤 있을겁니다. 이들의 선택은 과거 정치 경험으로부터 얻어진 학습효과 아닐까요. ‘김자영의 정치여행’은 현 정치 상황을 75년간의 대한민국 현대 정치사를 비춰 해석해 봤습니다. 다음주 금요일에 찾아 뵙겠습니다. <편집자주>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생각대신 행동으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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