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vs. HD현대重…부산서 막 오른 해양방산戰 [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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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 vs. HD현대重…부산서 막 오른 해양방산戰 [르포]
  • 권현정 기자
  • 승인 2023.06.08 18: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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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급 배치Ⅲ 5~6호함·KDDX 입찰 앞두고 신경전
유·무인복합체계 나란히 출사표…‘차차기’ 경쟁 불꽃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부산/권현정 기자]

8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국제해양방위산업전에서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 부스가 나란히 자리하고 있다. ⓒ 시사오늘 권현정
8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국제해양방위산업전에서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 부스가 나란히 자리하고 있다. ⓒ 시사오늘 권현정

8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국제해양방위사업전(MADEX)은 방산 분야 특수선 대형 2사의 경쟁 구도가 눈길을 끌었다. 내년 KDDX(한국형 차기 구축함) 상세설계 입찰, 이달 울산급 배치(Batch)Ⅲ 5~6호함 입찰을 앞두고 열린 장외전 격이었기 때문이다.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은 양 옆으로 나란히 부스를 꾸리고 조용하지만 열띤 경쟁을 펼쳤다.

수상함 명가 재탈환을 꿈꾸는 한화오션은 무인잠수정과 함께 한화 방산부문과의 협업으로 강화한 수상함 역량을 선보였다. HD현대중공업은 개발 중인 KDDX 모형을 첫 공개하면서 연이은 해군 수상함 수주 의지를 드러냈다.

 

수주전 미리보기…배치Ⅲ 공개하고 KDDX 신경전


사명변경 후 첫 공식석상에 오른 한화오션은 △울산급 배치(Batch)Ⅲ 호위함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한국형 차기 스마트 구축함(KDDX-S) △합동화력함 등 4종 수상함을 전시했다. 이중 방문객의 이목은 울산급 호위함에 쏠렸다.

해군은 기존 노후 호위함(인천급, 대구급, 울산급 등)을 차기 호위함으로 교체하는 FFX 사업(배치Ⅰ, Ⅱ, Ⅲ 등)을 추진 중이다.

가장 최근 추진 중인 사업은 총 6대를 교체하는 배치Ⅲ다. 앞선 수주상황을 살펴보면, 1번함은 HD현대중공업이, 2~4번함은 SK오션플랜트(당시 삼강엠앤티)가 수주했다. 5~6번함 수주전에 한화오션의 자존심이 걸려있는 셈이다.

한화오션 부스에 전시된 배치Ⅲ 모형 ⓒ 시사오늘 권현정
한화오션 부스에 전시된 배치Ⅲ 모형 ⓒ 시사오늘 권현정

한화오션은 배치Ⅲ 시리즈 전반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추진체계와 한화시스템의 전투체계가 탑재되는 만큼, 향후 5~6번함 입찰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양산함은 선도함(1번함) 대비 바꿀 게 많지는 않다. 선도함이 설계능력 등을 더 많이 본다면, 양산함은 건조능력이나 사업관리능력 등을 많이 보는 편”이라며 “계열사와 개선포인트를 찾는 등 퍼포먼스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한국형 차기 스마트 구축함 KDDX-S 모형도 선보였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KDDX 보다 크기가 작고 신기술이 들어간 함선이다. KDX2(충무공 이순신급 구축함) 퇴역 이후 대체함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HD현대중공업 부스에 설치된 개발 중 KDDX 모형 ⓒ 시사오늘 권현정
HD현대중공업 부스에 설치된 개발 중 KDDX 모형 ⓒ 시사오늘 권현정

HD현대중공업은 △한국형 항공모함 △수출용 원해경비함(OPV) 등을 전시한 가운데, 한화오션과 거듭 경쟁한 바 있는 KDDX 모형을 대중에 첫 공개하면서 맞불을 놨다.

KDDX 사업 첫 단추인 개념설계는 한화오션(당시 대우조선해양)이 수주했지만, 이후 기본설계 수주를 HD현대중공업이 가져가면서 경쟁에 불이 붙었다. 기본설계 수주 과정에선 공정성 시비가 일면서 양사가 공방전을 벌이기도 했다.

이날 공개된 현대중공업의 KDDX 기본설계 개발 모형은 통합마스트와 개발 중인 전투체계를 적용해 체계통합 최적화를 노린 것이 특징이다.

또, 대용량·고출력 통합전기식추진체계를 국내 최초로 도입했다는 설명이다. 해당 추진체계는 함정 전력운용 유연성을 확보하고 수중 방사소음을 줄인 것이 특징이다.

 

유·무인복합체계 출사표…차기 넘어 차차기 경쟁 속도


KDDX, 울산급 배치Ⅲ 등 차기 함선 경쟁을 넘어 차차기 함선 경쟁 구도도 엿볼 수 있었다.

이날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은 나란히 유·무인복합체계 사업에 출사표를 내밀었다. 해군이 추진 중인 유·무인복합체계 구축 사업은 ‘무인체계’(△무인항공기(UAV) △무인수상선(USV) △무인잠수정(UUV)등)와 체계를 실어 나르고 통솔하는 모함인 ‘무인체계지휘통제함’ 개발 사업으로 구성된다.

한화오션은 기획 중인 무인체계지휘통제함 3종(△1만6000톤 급 모함 △5000톤 급 모함 △3000톤 급 잠수정) 중 1만6000톤 급 모함 콘셉트 모형을 이날 공개했다. 무인항공기가 이착륙할 수 있는 데크, 활주로, 수상선과 잠수정이 출입할 수 있는 공간 등이 탑재돼 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1만6000톤 급 모함 개발은 먼 미래고, 5000톤 급부터 개발 중이다. 내년 초 5000톤 급 공고가 날 것으로 예상한다”며 “사업 하나에 건조가능성 검토부터 건조까지 수십 년이 걸리는 만큼 현실화는 아직 먼 이야기지만, 콘셉트를 계속 보여주면서 약점이나 계통을 검토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화시스템 역시 유·무인복합체계 개발에 역량을 쏟고 있는 만큼 향후 시너지도 기대된다. 이날 한화시스템은 △무인수상정 등 무인체계 △무인 체계와 연계할 수 있는 차세대 통합 전투체계 △AI를 활용한 지능형 전투체계 등을 선보였다.

ⓒ 시사오늘 권현정
위쪽부터 한화오션의 1만6000톤 급 무인체계지휘통제함 콘셉트 모형, 현대중공업의 6000톤 급 무인체계지휘통제함 콘셉트 모형. ⓒ 시사오늘 권현정

HD현대중공업 역시 ‘표준 선점’을 목표로 무인체계지휘통제함 모형을 첫 공개했다. 길이 130m, 6000톤 급 함선의 모형으로 드론, 무인수상선 등이 드나들 수 있도록 만든 것이 특징이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자체적으로 개념설계를 준비 중”이라며 “각 체계가 얼마나 들어갈 수 있으냐도 중요한데, 얼마나 많은 수의 체계를 동시에 지휘통제할 수 있는지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통신 부문에 주의를 기울여 기술 개발 중이라는 부연이다.

담당업무 : 정유·화학·에너지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해파리처럼 살아도 사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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