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지하철 타기 전 이재오·김문수 만났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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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지하철 타기 전 이재오·김문수 만났다면…
  • 윤종희 기자
  • 승인 2012.11.27 17: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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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일회성 민생행보와 비교되는 ´지하철 장관´ ´택시 도지사´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종희 기자]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는 제18대 대통령선거 공식유세 첫날인 27일 첫 유세지인 부산을 방문하기 위해 9호선 지하철로 김포공항에 도착했다.

문재인 후보는 "지하철로 출근하는 분들을 만나보니 일자리를 만들고 경제를 살려달라는 게 한결같은 주문이었고 새로운 정치에 대한 주문도 많았다"며 "시민들의 목소리를 잘 간직하고 끝까지 국민의 뜻을 살려나가는 정치를 꼭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문 후보의 지하철 행보 소식을 접하니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이 떠오른다.

이 의원은 지난 2009년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 시절부터 집 앞에서 버스를 타고 출근하는 등 대중교통을 이용했다. 그 뒤 특임장관에 임명되면서부터는 집에서 조금 걸어나와 연신내 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경복궁 역에서 내렸다.

워낙 지하철을 많이 이용하다보니 '지하철 장관'이라는 닉네임도 얻었다. 또 출근 시간 콩나물 시루같은 지하철 내부사정도 잘 안다. 이 의원은 지난해 7월 트위터에 "출근 시간 지하철, 안으로 밀려가면 내릴 때 애를 먹는다. 가까운 역에서 내릴 경우는 자칫하면 내릴 역을 지나칠 수 있다"고 썼다.

이런 이 의원이 지난해 10월 보궐선거를 앞두고는 "무슨 선거가 있으면 그 때서야 재래시장으로 복지시설로 다니면서 (후보들이) 웃음을 파는 모습이 신문이나 방송에 나오는 것을 보면 저러니까 국민들이 기성 정치권을 불신하지 하는 생각이 든다"고 트위터에 적었다.

그는 그러면서 "서민적인 삶은 평소에 하는 것이지 누구에게 보이려고 선거 때만 하는 것이 아니다"며 "정치인은 겉과 속이 같아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 지하철 탄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뉴시스
이 의원과 함께 김문수 경기도지사도 생각난다.

김문수 지사는 지난 2009년 1월 27일 시작해 올해 추석 연휴 첫날 인 29일까지 37차례 택시 운전대를 잡고 민생 현장의 목소리를 들었다.

그는 "택시체험은 가장 진솔하게 민심을 읽을 수 있는 '민심 종합교과서'"라며 앞으로도 시간이 될 때마다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김 지사가 지금까지 택시를 타고 달린 길은 4천km를 훨씬 넘는다.

이재오 의원과 김문수 지사의 민생행보에 비춰 문재인 후보의 이날 민생행보는 초라한 것은 물론 진정성도 그다지 없는 듯싶다. 그저 공중파를 타기 위한 일종의 이벤트로 비칠 뿐이다.

이날 문 후보가 지하철을 타기 전에 비록 자신의 당 소속은 아니지만 이 의원과 김 지사를 찾아가 '민생행보 선배들에게 조언 좀 들으려고 왔다'고 고개를 숙였다면 어떠했을까.

경쟁당 소속 사람들이지만 배울게 있다면 배우는 그런 자세가 유권자들로 하여금 호감을 일으켰을 것이다. 방송에 나온 그런 장면을 본 시청자들에게도 훈훈함이 전달됐을 것이다.

그런데, 문 후보에 대한 이 같은 씁쓸함은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에게도 똑같이 느껴진다.   

 

담당업무 : 大記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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