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대연합의 승리②> 박근혜 승리=친이계의 정권재창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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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대연합의 승리②> 박근혜 승리=친이계의 정권재창출
  • 윤종희 기자
  • 승인 2012.12.20 17: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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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기간 ´이명박 vs 노무현´ 구도 형성…이재오·조해진 등 MB맨 '대활약'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종희 기자]

19일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가 18대 대통령에 당선된 것과 관련, 정치권은 '이명박 vs 노무현' 구도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이겼다고 평가한다.

선거 기간 내내 문재인 민주당 후보측은 이명박 정부를 실패한 정권이라고 비난하며 박 후보를 '이명박 정권의 계승자'라고 규정, 대통령이 될 자격이 없다고 공격했다. 이에 박 후보가 상당히 수세에 몰리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선거 중반 박근혜 후보 캠프에 합류한 친이(친이명박)계 인사들이 이를 정면으로 반박하며 역공을 펼치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문 후보가 실패한 노무현 정부의 '제2인자'였음을 지적하고 나선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는 문 후보에게 적지 않은 상처를 줬다는 분석이다.

▲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당선인 ⓒ뉴시스
지난 달 15일 새누리당은 친이 직계인 조해진 의원을 중앙선대위 공동대변인에 임명했다. 앞서 친이계 조윤선, 박선규, 안형환, 정옥임 등이 공동대변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마당에 또다시 친이 직계 인사를 공동대변인으로 뽑은 것이다.

이들은 문 후보측이 이명박 정부를 폄하하면 즉각적으로 응수하며, 사실상 이번 대선을 '이명박 vs 노무현' 구도로 만들어 갔다.

조 대변인은 지난 4일 논평에서 "민주당이 또 다른 선거프레임으로 '이명박 대 노무현'을 들고 나오고 있는 것 같다"고 선수를 치며 "민주당이 하는 것을 보면 5년 전 참여정부의 참담한 실패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기억력을 시험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명박 대 노무현'이라는 구도를 꺼내면 불가피하게 우리 국민들은 참여정부 5년 동안 그 불쾌했던 장면들과 회한에 가득 찬 기억들을 하나둘씩 다시 끄집어낼 수밖에 없다"며 "그렇게 하는 것이 과연 국민의 기억 속에 애잔한 마지막 잔상으로 남아있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동지들로서 바람직한 도리인지 문재인 후보와 민주당은 다시 한번 고민해보시기 바란다"고 꼬집었다.

그는 특히 "문재인 후보가 참여정부의 최대 실패는 이명박 정부를 탄생시킨 것이라고 이야기했지만, 참여정부 최대의 실패는 그것이 아니라 서민을 위한다고 했던 정권이 서민을 가장 힘들고 어렵고 고통스럽게 만든데 있다"며 "참여정부가 가장 잘못한 것은 코드인사와 편가르기 정치로 대한민국을 갈기갈기 찢어놓은데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조 대변인은 또 "참여정부가 가장 잘못한 것은 막말세상을 만들어서 대한민국의 품격과 국민의 자존심을 땅바닥에 내동댕이 친 것이다. 참여정부가 잘못한 것은 NLL을 비롯해서 우리의 영토와 주권,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담보로 해서 북한과 정치적인 거래를 하고 흥정을 한 것이다"고 열거했다.

그는 "그런 결과로 해서 참여정부의 부패와 무능, 실정에 대해서 국민들이 참다못해서 이명박 후보에게 532만표의 압승을 안겨주면서 혹독한 심판을 내린 것"이라며 "문재인 후보의 발언에는 실패한 노무현 정권에 대한 진정한 반성과 사과가 없고 국민의 냉엄한 심판을 부정하고 비하하는 뉘앙스가 담겨있는 것 같아서 유감스럽다"고 덧붙였다.

▲ 조해진 새누리당 의원 ⓒ뉴시스
조해진 대변인은 선거일 전날인 18일엔 "우리 국민들은 노무현 정권시대로 다시 돌아가는 것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며 "노빠세력이 다시 득세하고 친노세력이 복귀하는 것을 국민들은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이날 논평을 통해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본인 스스로의 고백대로 정치의 뜻이 없었는데, 친노세력이 와서 설득을 하고 나가야된다고 해서 정치에 나왔다고 했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조 대변인은 "우리가 다 기억하지만 노무현 정권 참여정부 시대, 끼리끼리 의식의 노빠부대, 그 배타성·적대성, 또 코드인사로 편 가르기하고 나라와 국민을 사분오열 시켰던 것, 우리 국민들은 그것을 싫어하고 역정을 냈다"고 상기 시켰다.

그는 "문재인 후보도 외견상 유하고 합리적인 인상이 있었지만 선거과정에서 노빠 본능을 보여 준 때가 여러 번 있었다"며 "그리고 복수심에 불타는 친노(친노무현)세력이 문재인 후보를 앞세워서 한풀이하려고 하는 것을 선거과정에서 노골적으로 많이 보여줬고, 그것을 국민들이 우려하고 있는 것"이라고도 했다.

'이명박 정부가 노무현 정부보다는 낫지 않느냐'

이 가운데, 친이계 좌장격인 이재오 의원도 전면에 나섰다. 이재오 의원은 박 후보와 사이가 좋지 못했지만 정권 재창출이라는 목적를 위해 개인적 감정은 뒤로한 채 박 후보를 적극 돕기 시작했다.

이 의원은 지난 3일 박 후보 지지 결정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을 지지했던 이들은 정권을 한 번 더 창출하는 게 책무"라며 "지지 선언을 안 해도 지역에서 선거운동을 해왔는데 하도 주위에서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말이 많아 선언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문 후보측은 이런 이 의원에 등장에 경계하는 모습을 숨기지 않았다.

문 후보측 진성준 대변인은 지난 3일 이 의원의 박 후보 지지선언에 대해 "이인제, 이회창, YS(김영삼)와 JP(김종필)에 이은 것으로 올드보이의 귀환"이라며 "과거대연합이 완성된 것으로 보인다"고 비난했다.

진 대변인은 또 "이런 올드보이 연합세력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어떻게 이끌어나갈 수 있는 지 모르겠다"며 "흘러간 물이 물레방아를 돌릴 수 없는 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문재인 후보측의 원색적 폄하는 무엇보다 이 의원의 박 후보 지지 선언 효과가 상당할 것을 걱정하고 있음을 거꾸로 보여준다는 평가가 상당했다.

특히, 정치권에선 이 의원이 민주화운동 출신 정치인이라는 점을 주목했다. 이 의원은 과거 군사독재 시절 오랜 기간 감옥살이를 하는 등 민주화운동에 앞장선 인물이다.
이런 인물이 박 후보를 돕기 위해 전면에 나서면서 민주당으로서는 민주화 운동 경력을 독점적으로 사용하기 어렵게 됐다. 자신들의 최대 무기중 하나를 못쓰게 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 의원은 사는 집이 20평대 빌라이고 장관시절엔 지하철을 이용해 출퇴근을 할 만큼 서민적인 정치인으로 유명하다. 민주당은 늘상 자신들이 서민적이라고 내세우지만 이 의원 앞에서는 무색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런 이 의원이 지난 14일 선거방송 연설에서 "우리나라 안에서도 또 우리 사회 일부에서도 마치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지키는 것이 수구적 보수의 가치인 걸로 왜곡하는 그런 측면들이 있다"며 "이번 대선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정체성을 유지하고, 발전시켜 나가느냐 그러지 못하느냐 하는 중요한 갈림길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 ⓒ뉴시스
그는 이와 함께, "그동안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에서 북한에 대한 지원, 돈과 지원품에 대한 총금액이 얼마나 되는지 아는가"라며 "무려 6조 8694억원이다. 소위 '햇볕정책'이라는 이름하에 평화를 사실상 구걸해왔던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 의원은 이어  "그러고도 북한은 천안함을 폭침하고 연평도에 포격을 하고 금강산 관광객을 총으로 사살했다"며 "이런 것은 그들이 끊임없이 한반도에 위협을 가해서 그들의 체제를 유지하려고 하는 것인데, 일부에서는 또 어떤 후보들은 마치 이런 북한의 도발이 우리들의 대북정책이 잘못인 것처럼, 우리들의 안보정책이 잘못인 것 처럼 국민들에게 호도하고 있다"고 문 후보를 겨냥했다.

그는 나아가 "북한의 도발이 우리들의 안보정책의 잘못이었는가. 설사 안보정책이 조금 잘못되었다고 하더라도 먼저 규탄해야 할 것은 북한의 도발 아닌가. 북한의 천안함 폭침을 규탄하고, 연평도 포격을 규탄하고 금강산 관광객 사살을 규탄하는 것이 먼저지, 그걸 제쳐두고 마치 대한민국 정부가 잘못인 것처럼 이야기를 한다는 게 말이 되는가"하고 개탄했다.

이 의원은 그러면서 "이런 세력과 이런 후보가 이번 대선에서 선출된다면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정체성 우리국민들이 수많은 고난과 역경을 거치면서 유지해왔던 우리들의 가치가 매우 훼손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의원은 반면, 이명박 정부와 관련, "지금 우리나라는 국제사회에 있어서 역대 최고의 위상을 갖고 있다"며 "과거 어느 정권에 비해서도 지금 대한민국의 가치가 매우 높아져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경제는 2008년과 2011년 유럽발 경제위기로 세계경제 성장률이 아주 많이 둔화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금융위기 이전보다 11.3%높은 성장을 기록했다"며 "금융위기 이전으로 일자리가 회복된 나라는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와 독일이 유일한 나라이다. 일본이나 미국이나 이태리도 우리나라만큼 회복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뿐만 아니라 지난정부보다 국제유가는 1.8배, 국제 원자재는 1.4배, 세계 식량가격은 1.6배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성공적인 금융위기 극복으로 일본보다 높은 국가 신용등급을 가지게 되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G20정상회의, 핵안보정상회의, 세계 최대의 국제기구인 녹색기후기금 GCF 본부를 유치했다. 그 뿐만 아니라, 세계 7번째로 2050클럽에 가입을 했고, 세계9번째로 무역 1조 달러를 달성했고, 국가전체 수출이 7위가 되었다. 또한 FTA를 통해서 세계 3위의 경제적 영토를 넓혔다. 무려 47개국과 FTA를 맺게 되었고, 세계 6번째로 원전 수출국이 되었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나라가 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더불어 "지난 정부와 현 정부의 민생문제에 대해서 세 가지만 말씀 드리겠다"면서 "우선 요즘 문제가 되고 있는 대학등록금 문제이다. 대학 등록금 상승률을 보겠다. 지난 정부에서는 국공립 대학 등록금이 57.1% 올랐고, 사립대는 35.4%올랐다. 오히려 현정부는 국공립대는 1.4%줄어들었고, 사립대는 거의 동결되었다"고 설명했다.

또 "주택가격 상승률을 보겠다. 민생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지난 정부가 24.0%올랐고, 현정부는 14.6%에 불과하다. 수도권에서는 지난 정부보다 현정부가 무려 10배나 낮게 상승했다. 이른바 민생예산이라고 하는 전통시장 지원예산도 전 정부는 1324억원에 불과 했는데, 현정부는 2092억원이나 되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친이계가 이처럼 친노세력과 전면전을 펼치자 박근혜 후보도 선거운동 후반부에 노무현 정권의 과오를 지적하며 문 후보를 적극 공격하고 나섰다.

그러자, 당초 문 후보에게 유리하던 선거 분위기에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유권자들이 문 후보측의 이명박 정부에 대한 비난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노무현 정부와 비교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 때부터 '이명박 정부가 그래도 노무현 정부보다는 낫지 않느냐'라는 얘기가 여기저기서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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