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병, ´민주당의 살 길과 안철수의 갈 길´
박상병, ´민주당의 살 길과 안철수의 갈 길´
  • 윤진석 기자
  • 승인 2013.01.24 07: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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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병 정치평론가 ˝民, 창조적 파괴가 최선˝˝安, 제3지대의 뉴패러다임으로 가야˝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진석 기자)

민주통합당이 제1야당으로서의 자존심을 회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또 안철수(편의상 안철수 전 대선 후보라 하지 않고 안철수라고 쓴다.)의 당면 과제는 무엇인지, 지난 23일 서울 광화문 모처에서 정치평론가 박상병 박사를 만나 이들의 내일을 가늠해봤다. <편집자 주>

민주당에 있어 2012년은 악몽의 해였다. 총선과 대선 모두 KO 됐다. 60년 전통을 지닌 야당의 현 모습은 초라하기 그지없다.

우선, 민주당이 어쩌다 이 모양까지 오게 된 건지를 물었다. 민주당 실패 요인에 대한 원론적 개요라고 해두자.

 “우리 사회의 갈등 구조에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남북문제와 다른 하나는 계층 문제입니다. 이 두 개의 모순이 중첩되다 보니까, 우리 사회의 전반적인 정치 지형이 의도하지 않게 보수와 진보 진영으로 짜여버렸어요. 근데 여기서 얘기하는 보수와 진보라는 게 서양에서 말하는 보수와 진보가 아니에요. 우리나라 경우는 보수도 아닌 이들이 보수진영을 장악했고, 여기에 반대하는 이들이 진보진영을 장악한 거죠. 이 과정에서 양 진영의 적대적인 공생 관계가 형성 된 겁니다. 선의의 경쟁을 하는 게 아닌, 서로 싸우고 협력하면서 기득권 세력을 만들어 온 거죠.”

 

보수와 진보, 적대적 공생관계로 기득권 쌓아

그런데, 양 진영이 얻은 결실의 크기는 달랐다.

“이 과정에서 보수진영은 주류로 성장합니다. 신자유주의가 들어서면서 대자본이라든지 정치적인 기득권 세력과의 결합을 통해 일찌감치 ‘보수=주류’를 마무리한 거죠. 반면에 진보 진영은 지난 10년에 걸친 진보 정권(국민의 정부, 참여정부)에서조차 주류세력으로 성장하지 못했어요. 오히려 내부 분열을 촉발시켰죠.

특히 노무현 정부 들어 ‘극단적인 분열’로 가게 됩니다. 대표적으로 열린우리당이 창당된 거 아닙니까. 그런데 이 당은 3년 만에 붕괴했고, 또 대통합하고, 다른 진보 세력과 연대하는 등…. 이렇게 끊임없이 재편성하면서 당의 쇄신이 아닌 기득권 세력을 강화시켜 나간 거죠.”

신뢰 잃은 결정적 이유  

특히 그는 국민이 민주당을 불신하게 된 결정적 계기로 “친노의 오만”을 꼽았다.

“지난 총선 때의 오판과 한명숙 대표 체제의 오만함, 이번 대선 역시 친노 세력 일부의 오만과 독주는 계속됐죠. 국민에게 신뢰를 얻고 감동을 주려는 노력보다는 양 진영 간의 싸움만을 극대화 시켜났어요. 그들(친노)이 야권에서 독점적인 권력을 강화시켜 나가는 방향으로 전략을 짰던 거죠.

말만 용광로, 말만 쇄신, 말만 개혁을 외친 거예요. 안철수 전 후보하고도 아름다운 단일화를 한다고 하면서, 굴복시켜버리고…. 많은 국민이 이에 대해 비토를 한 거예요. ‘그들이 주도 세력이 되면 안 된다’는 의지를 보여준 거죠.”

최근 민주당이 분주하다. 대선 패배 후 문희상 비상대책위 체제로 전환하면서 회초리 민생 행보를 펼쳤다. 또 대선평가위원회도 구성했다. 이들은 철저한 평가를 통해 3월 말까지 백서도 발간한다고 한다. ‘거듭나기’를 위한 나름의 몸부림을 치고 있는 것.

하지만 박 박사는 “민주당은 여전하다”는 말로 비판적 입장을 견지했다.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분골쇄신한다, 말만 분골쇄신한다 하고, 모든 기득권을 다 내려놓겠다, 말만 내려놓겠다고 하고…."

문희상 비대위의 한계

그렇다면,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구체적으로 들어봤다.

“저는 문희상 비대위 체제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고 봅니다, 두 가지 측면에서 그렇습니다. 하나는 비대위 체제 자체가 혁신에 힘을 실어주지 못하고 있어요. 이 안에서 혁신이 일어날 거로 기대하는 이들은 없습니다. 근본적으로 이들은 혁신과 관계가 없는 세력입니다.

두 번째는 혁신한다고 해도 혁신 포인트가 지극히 절충적이에요. 비대위 인사를 보면, 친노 인사 조금, 주류인사 조금, 비노 인사 조금, 중도인사 조금…. 이런 식으로의 무난한 인적구성으로는 혁신할 수 없는 겁니다.”

대선평가위 역할 중요

한마디로 “이 체제에서는 어떤 혁신도 기대할 수 없다”는 게 박 박사의 진단이다. 그렇다면 어디에 희망을 걸어야 하나. 박 박사는 비대위 체제에서는 “대선평가위원회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고 봤다.

“다음 전당대회를 혁신 전당대회로 만들기 위해서는 이번 총선과 대선의 패배 원인이 바로 ‘친노의 주도’에서 비롯됐다, 이것을 제거하는 방법을 만들어내야 해요. 다시 말해 친노의 폐해를 지적해야 합니다. 이 ‘친노의 폐해’는 뭘 말하는 것이냐면, 그들 특유의 배타성, SNS를 중심으로 한 그들만의 기득권 논리, 그들만의 당 운영, 이런 걸 혁파해야 한다는 거죠. 사실상 이들은 야권을 분열시킨 세력 아닙니까. 그래서 한상진 대선평가위원장이 책임을 지고 친노의 폐해를 지적해야 합니다.”

 

물타기와 두 개의 갈림길

그런데 과연 그럴 수 있을까. 이 대목에서 그는 고개를 저었다.

“민주당의 근본적인 문제를 제거하려면, 민주당 주류의 아픈 부분을 건드려야 합니다. 그런데 민주당이 그렇게 할지가 의문입니다. 오히려 이것을 끝까지 배제하려고 하거나, 물타기를 시도할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단적으로) 문희상 비대위원장 경우는 ‘우리가 모두 친노이다’, 또는 ‘친노는 없다’, 이런 식으로 정리하면서 물타기를 하는 거죠.”

민주당은 결국, 두 개의 갈림길 앞에 놓인 상황이다.

“대선평가위에서 ‘친노의 해소’를 만들어낸다면, 민주당의 다음 전당대회는 피를 흘리는 싸움이 될 겁니다. 친노와 비노의 전면전이 될 수밖에 없는 거죠. 그런데 만약, ‘친노의 해소’가 안 될 경우는….

그러니까 친노가 전당대회를 통해 부활한다면, 과연 민주당은 어떻게 될 것인가…. 쪼개질 가능성이 상당히 높습니다. 그러면 야권은 친노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안철수 전 후보와 연대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게 되는 거죠.”

친노의 해소, 두 가지 조건은?

사실상 민주당이 두려워하는 건 “쪼개지는 사태”일 게다. 박 박사의 요지는 민주당이 쪼개지지 않을 유일한 방법은 결국, ‘친노의 해소’라는 건데,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한다는 말일까. 이에 박 박사는 두 가지 조건을 제시했다.

 “하나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조직세력으로서의 친노의 해소라는 측면이 하나 있고, 두 번째는 친노에 해당하는 정치인이 스스로 책임을 져야 합니다. 이를테면 총선과 대선 때 실패를 자처했던 지도부는 정계 은퇴가 불가피하다는 겁니다.

그리고 친노의 다수 인사, 486그룹을 포함해서 최소한 3분의 1 정도는 차기 총선에 불출마 선언을 해야 합니다. 그렇게 당 쇄신에 진정성을 보여주지 않으면 민주당 쇄신은 또 말로만 끝날 테죠. 소통합, 대통합하고, 뻔한 인사들 끌어모은 뒤 다시 그들이 독주하는, 혹은 그들이 주류세력으로 형성하는 정당으로 만들어질 겁니다. 제 말은 그겁니다. 이 정당 가지고는 아무것도 만들 수 없다는 거죠. 저는 큰 그림을 그렇게 봅니다.”

결론적으로 친노를 대표하는 세력이 완전히 물러나야 길이 보인다는 얘기다. 그런데 민주당 지지기반은 그럼에도 ‘친노’라는 의견도 있다. 이들을 잃는다면, 그 손실도 막대하지 않을까. 그러나 박 박사는 단연코 “손실이 없다”고 단정했다.

“없어요. 없습니다. 물론 친노 안에서의 실은 많겠지요. 생각해보세요. 친노에 얼마나 많은 외곽단체가 있습니까. 이들끼리 똘똘 뭉쳐있지 않습니까. 문제는 그 사람들끼리 뭉치는 한 새로운 인재들이 민주당에 가서 목소리를 낼 수가 없다는 겁니다. 그들끼리 다하는 거예요. 이걸 없앨 수 있는 방법은 거기에서의 핵심 있는 현역 의원들이 스스로 불출마 선언을 하고, 친노의 외곽 세력들도 건전한 지지 세력으로 남겠다는, 정파 선언을 하는 길밖에 없어요. 스스로 이러한 자정노력을 해야 하는 겁니다.”

창조적 파괴가 최선

박 박사는 그동안 여러 종편 방송 출연에서 “민주당이 제1야당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창조적 파괴를 거쳐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그가 제시한 창조적 파괴론의 핵심은 무엇인지도 들어봤다.

“창조적 파괴론의 메시지는 세 가지예요. 첫째, 민주당은 어떤 경우에도 리모델링이 안 된다는 겁니다. 쇄신한다고는 하지만, 종국에는 기득권을 유지하는 쪽으로 바꿔나가는 것에 불과하다는 거지요. 자, 여기에 기초해 두 번째를 말씀드리면, 당을 해체 수준으로 재창당해야 한다는 겁니다.

창조적 파괴란, 파괴의 대상이 있지 않습니까. 파괴의 대상은 당을 이 지경으로 만든 책임 있는 지도부의 몫인 거죠. 앞서 말씀드린 정계 은퇴와 불출마 선언을 해야 한다, 이게 핵심입니다. 셋째는 민주당의 주도세력을 전면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겁니다. 외곽세력과 지지 세력을 전체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거지요.”

 

자, 그렇다면, 그 다음은?

“새로운 정당을 만들기 위한 내부적 파괴가 된다면, 지금의 민주당을 중심으로 안철수 세력까지 끌어안을 수 있다는 거지요. 그러나 이 방법은 갈수록 어렵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현실적으로 창조적 파괴는 쉽지 않아요.”

쪼개지기 일보 직전

박 박사는 이 대목에서 뜸을 들였다. 이윽고 꺼낸 말. “결국 분당순서를 밟을 수밖에 없는 거죠.”

길게 돌아왔지만, 민주당이 지금 상태로 가다가는 “쪼개지기”란 불가피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민주당이 예컨대 친노와 비노가 충돌을 벌인다면, 이때 비노는 친노와 절대 못 갈 겁니다. 친노 역시 ‘당신들(비노)이 나가라고 해도 우리는 절대로 안 나간다’고 할 거예요. 이렇게 되면 같이 못 가는 거거든요.”

안철수가 유효한 이유

누구나 여기까지 오면, 떠오르는 인물이 있을 거다. 바로 안철수.

민주당이 쪼개진다면, 이중 어느 한 쪽은 안철수와 한배를 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에서다.

지난 대선에서 여러 평론가는 안철수에 대한 다양한 해석을 내놨다. 박 박사도 그 중 한 명이다. 특히 그는 ‘안철수 전문가’로 평가받았다.

민주당과 안철수의 운명. 그 전에, 우선 지난 대선 기간의 안철수에 대한 총평을 부탁했다. 이에 박 박사는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으로 나눠 설명했다.

“긍정적인 측면은, 기득권 세력(보수로 진보로 나뉘어 공생하는 양 진영)에 저항한, 새로운 정치를 희망하는 다수 세력을 응집시켜줬어요. 그 중심이 안철수였던 겁니다.

또 하나가 그들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세력화의 가능성을 보여줬습니다.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게 아닌, 이들이 뭉칠 가능성을 보여준 거죠. (사이) 다만, 성공하지 못했을 뿐이지요. 이 때문에 여전히 안철수는 새로운 정치의 동력으로 남아있다고 봅니다. 저희가 ‘안철수 현상’에 주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고요."

내공 쌓는게 관건 

이제는 부정적인 측면을 들어볼 차례다.

“부정적인 측면은, 안철수의 정치적 내공이 취약했다는 겁니다. 인적 구성이라든지, 전략적 구성이라든지…. 일련의 준비과정들이 대선 후보로 싸우기에는 너무도 약했어요. 더 많은 성숙함과 더 많은 단련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 거죠. 다른 하나는 새로운 정치가 기성정치와 충돌하면 얼마나 무력하게 무너지는지도 보여줬어요. 어떻게 보면 보수와 진보라는 공생 관계에 놓인 양 진영이 얼마나 막강한 것인지를 국민에게 보여준 거죠.”

말이 나온 김에 안철수의 행보 중 ‘이건 좀 아니지 않나’라고 느꼈을 때는 언제인지도 궁금했다.

“후보단일화 협상할 때였어요. 여론조사로 하자는 둥, 또는 날짜를 먼저 못 박고 난 다음에 내용을 만들어나가자는 둥…. 이는 우리 정치현실에서는 아주 동떨어진, 정말 아마추어적인 모습을 보여준 거거든요.

새로운 정치라고 하는 담론 자체가 지상으로 내려오면서 민주당의 전략이라든지 흐름에 갇혀 버리고…. 더는 안철수의 말은 의미가 없어져 버리는 결과를 초래한 거지요. (사이) 단일화 룰에 몰입되어버리는 이런 상황 속에서 지지율이 빠지고 안철수의 새로운 화두 자체가 낡은 것으로 되어버리고, 내부적으로 논란이 생기게 되고, 스스로 무력화시킨 근본적인 힘이 거기에 있었던 거죠.”

 

安, 영혼까지 팔지는 않았다?

안철수의 정치생명이 끝났다고 하는 일각의 견해도 있다. 그러나 박 박사는 이러한 의견에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안철수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안철수 현상으로 대변되는 사람들은 지금도 분노하는 목소리로 실망하는 목소리로 남아있습니다. 이들을 대변할 수 있는 사람은, 아직은 안철수 외에는 없어요. 그리고 안철수가 문재인 전 후보를 지원할 때 영혼까지는 팔지는 않았잖아요? 끝까지 투표 독려운동을 했지요. 안철수도 민주당을 쇄신과 개혁의 대상으로 본 거예요. 끝까지.”

그럼에도 안철수는 민주당을 도왔다.

“새로운 정치는 유의미한 것이고, 그래서 도와준 겁니다.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손을 잡아준 거죠. 그렇지만, 이들도 여전히 개혁의 대상이라는 것은 확실하게 한 겁니다. 자신의 양심을 팔지는 않은 거죠.”

이 때문인지, 민주당 내부에서는 안철수가 적극 도와주지 않았다며, 원망하는 이들도 많았다. 박 박사도 이점에 대해서는 고개를 끄덕였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굉장히 기분 나쁜 얘기죠. 바로 이 때문에 안철수로 후보단일화되는 것을 반대한 거 아닙니까. 안철수로 대통령 되면, 민주당 의원들이 모조리 뿌리 뽑힐 거라는 걱정이 앞섰던 겁니다. 그래서 정권교체를 못 하더라도 안철수로 단일화가 되는 것을 반대하는 이들이 상당히 많았던 걸로 압니다.”

트로이 목마는 없다?

혹자는 안철수를 도와준 민주당 인사 중 스파이(?)가 있지 않았느냐며, 의문을 품은 예도 있었다. 박 박사가 이에 대해 어떤 생각인지 궁금했다.

“저는 박선숙 공동선대본부장 등의 민주당 인사가 스파이였다고 보지는 않아요. 다만, 새로운 정치에 강하게 방점을 찍기보다는, 정권교체의 필요성을 강조한 측면은 있지요. 그러니까 이런 거죠. ‘안철수, 당신이 안 되면 정권교체 하자’로 방향을 튼 원인은 될 수 있다는 거지요.

그렇다고, 이 사람들이 작심하고 트로이목마 역할을 자처했다…? 이런 판단은 옳지 않다고 봅니다. 실제로 안철수가 민주당과의 협상에서 이길 수 있는 동력이 없었어요. 여러 가지 전략적인 실패를 많이 했고…. 근본적으로 안철수가 책임질 문제이지, 주변 사람들에게 책임질 문제는 아닌 것 같아요.”

 

단지 아마추어였을 뿐

한편으로는 이런 얘기도 있었다. 여러 정치권 인사가 안철수 캠프의 문을 두드렸고, 연대의 손을 뻗었지만, 안 캠은 정작 폐쇄성을 보였다는 점이다.

“그건 안 캠이 아마추어였기 때문인 거죠. 정치해본 사람이 거의 없어요. 김성식 등 몇 명 정도예요. 그런데 김성식 전 의원이 영향력을 발휘하기에는, 안 후보의 핵심 측근들, 예컨대 금태섭 변호사 등등에 의해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던 거죠.

다시 말해, 안철수를 둘러싼 핵심인사들 경우에는 정치적 경륜이 없었어요. 이 사람들은 안 후보를 도와준다고는 했지만, 정치를 크게 펼칠 수 있는 역량이 부족했던 거죠.”

세력 모으고 싱크탱크 구축해야

안철수는 현재 미국에 있다. 이런 그가 한국에 돌아온다면, 무엇부터 해야 할까. 안철수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당면 과제는 무엇인지 들어봤다.

“안철수가 정치를 계속한다고 했으니까, 첫 번째 과제는 새로운 정치를 위한 세력을 모아야 해요. 인재를 모으고, 이들과 네트워킹을 하면서 교류하고, 그들이 새로운 정치의 중심이 되게끔 안착 화할 수 있게끔 방향을 잡아나가야 합니다. 두 번째 과제는 유능한 인재들로 구성된 연구 형태의 아지트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러니까 정책연구소 같은 거죠. 여기에서 비전을 만들고, 정치의제를 창출해내고, 이를 통해 국민과 소통해야 합니다. 소위 말해서, 안철수의 프로젝트에 관한 연구, 분석, 과제, 공약, 정책, 이념 이런 것들을 연구해낼 수 있는 일종의 싱크탱크가 필요합니다.”

安, 이 점이 우려스럽다

그럼에도 안철수 행보에 대해 우려스러운 지점은 무엇일까. 안철수에게 기대를 걸었던 이들 중에는 럭비공 같은, 예측 불가능 한 그의 행보에 적지 않은 실망을 느낀 이들도 많다. 이번에도 그런 일이 없으리라는 법이 없다.

“정치세력화를 한다고 하면서도 지난 대선 과정처럼 아마추어 방식으로 접근할까 봐 우려됩니다. 새로운 형태를 만든답시고, 어떤 결속이라든지 강한 연대가 아닌, 그런 방식으로 사람을 모아내면, 그들 내부적으로 분열될 수밖에 없어요. 결집하지 않은 조직은 정치조직으로서 의미가 없어요.”

박 박사가 꼽은 두 번째 우려는 ‘소통의 문제’이다.

“안철수가 정치적으로 분명한 방향을 제시해야 하고, 그 방향을 놓고 핵심인사들과 공유를 해야 하는데, 그런 관계가 잘 안 되고 있는 것 같아요. 막연하게 국민의 눈높이라든지 진심이라든지 이런 방식으로 얘기할 게 아니라 새로운 정치를 하는 사람들끼리 충분히 공유해나갈 필요가 있어요. 함께 새로운 정책을 만들어가면서, 또 다듬어가는 등 이런 모습을 보여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고, 뭔가 발언하면, 또 해석해야 하고….”

소통의 부재는 곧 안철수의 정치생명과도 연결된다.

“국민과의 소통이라든지, 주변 사람들과의 소통이라든지, 분명하고 확고한 자기 의지와 비전을 갖고 있어야 국민이 신뢰하고 사람들이 모이는 거거든요, 과연 그렇게 할 수 있을지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사이) 만약 소통에 소극적인, 이런 방식으로 갈 경우, 국민이 볼 때는 ‘안철수는 변하지 않았다’, ‘그때나 지금에나 똑같다’, ‘저런 사람이 어떻게 정치를 하겠어’, ‘어떻게 대통령 하겠어’ 등의 생각을 할 수가 있어요. 그렇게 되면, 안철수는 영원히 정치 못하는 거죠.”

 

대규모 창당은 시기상조

화제를 돌려 신당 창당은 언제쯤 하면 좋을지, 또 어떤 형태로 하면 좋을지 등을 물었다.

“한꺼번에 대규모 창당을 한다? 이런 모습보다는 규모를 점점 확대해나가는 게 필요할 것 같아요. 초기에는 핵심 세력 A급, 그다음에 싱크탱크도 만들고, 이후 좀 더 세력을 확장시켜나가면서 점점 외연을 확대하는 방식이 필요합니다.

그러니까, 중앙당을 ‘빵~!’ 창당하는 이런 방식은 안철수의 방식이 아닌 것 같고, 또 그렇게 하기에는 여러 가지 역량이 부족할 것 같고 그렇습니다. 왜냐면 박근혜 새 정부의 임기 초에는 정치권 관심이 그쪽으로 쏠리지 않겠습니까? 이런 시기에 중앙당을 창당한다는 건 큰 효과를 보기가 어려울 겁니다.”

실패를 두려워 말라 

대화는 자연스럽게 ‘정치재개=4월 재보선’으로 이어졌다.

“일단, 4월 재보선을 앞두고 작은 실마리를 만드는 게 필요합니다. 본인이 안 나간다고 할지라도 핵심세력을 출마시키고, 싱크탱크 등을 구축하는 거지요. 10월 재보선 때 좀 더 큰 의미에서의 정치 조직화를 선언하는 겁니다.

특히 10월에는 수도권이라든지 좋은 지역이 있으면 본인인 동참을 해야겠지요. 이후 지방선거를 앞두고서 말 그대로의 명실상부한 정당을 만드는 방식이 오히려 효과적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이 과정에서 박 박사가 강조한 건, 역설적이지만 “이기는 선거만 해서는 안 된다”는 거다.

“성공만 하는 정치를 하겠다는 생각은 아니라고 봅니다. 이기는 선거만 하는 게 아닌, 실패를 통해 힘을 축적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지역 선거에 뛰어들어 제1당은 물론 민주당과 싸워나가면서 배워나가는 겁니다. 그러면서 국민에게 안철수의 새로운 정치가 뭔지를 열심히 설명해야 합니다.”

입당 과정, 최소한의 검증 필요

신당을 창당한다면, 과거와 상관없이 포용하는 게 좋을지, 아니면 일정정도의 선 긋기가 필요한 건지, 이에 대해 박 박사는 어떤 생각인지가 궁금했다.

“최소한의 검증은 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러나 (검증이 끝난) 나머지는 새로운 정치 의지를 갖춘 사람들로 대거 영입해 부분별, 지역별로 세팅하는 거지요. 왜 그러냐면, 안철수는 제 3지대의 참신한 이미지를 갖고 있어요. 그래서 거기에 맞는 사람들을 발탁하는 원칙도 중요한 거죠.

그렇지 않고, 과거에 이미지가 안 좋다든지, 또는 한나라당, 민주당 출신들이 갈 데가 없어 그리로 간다는 인상을 풍기면, 이건 새로운 정치에 전면 어긋나는 거기 때문에 오히려 안 하느니만 못할 수가 있어요. 무엇보다 국민을 설득할 수 없게 됩니다.”

끝으로 안철수의 갈 길을 핵심어로 표현해달라고 청했다. 이에 그는 “제3지대의 새로운 정치패러다임”이라고 전했다.

“안철수는 탈지역, 탈이념을 대표하는 인물입니다. 영남도 아니고, 호남도 아닌, 보수도 아니고, 진보도 아닌, 즉 영호남을 아우르고 보수와 진보를 모두 필요로 하는, 이게 탈지대의 특징입니다. 지역과 계층 상관없이 새로운 정치를 지향하는 사람들이라면, 모두 안철수와 함께 갈 수 있는…. 한 마디로 제3지대의 새로운 정치패러다임을 안철수가 열어가야 한다고 봅니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꿈은 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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