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성 칼럼> ‘윗물만 맑은 정부’ 성공할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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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성 칼럼> ‘윗물만 맑은 정부’ 성공할 수 없어
  • 김동성 자유기고가
  • 승인 2013.01.25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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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당선자, 김용준 총리 지명 전후해 인수위 인사 논란을 보며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동성 자유기고가)

차기 정권의 윤곽이 서서히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자못 중대한 시점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이번 박근혜 정부가 지난 5년 이명박 정부를 이어 보수 정권을 표방한 만큼, 그 연속성은 적지 않은 주목거리다.

하지만, 일반의 기대와는 달리 정권이 들어서기도 전부터 크고 작은 잡음들이 인수위를 중심으로 새정권 준비에 한창인 새누리당 안팎으로 들리고 있다는 점은 우려할 만하다. 이중 최근 인사청문회를 통해, 국민적 관심을 모으기도 했던 차기 헌법재판소장을 둘러싼 크고 작은 의혹이 대표적이다. 청문회에서 드러난 것처럼 이동흡 지명자에 대한 여러 논란이 산적한 마당에 여야의 청문보고서 채택에서도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이제 공은 지명자와 아울러 차기 정부의 핵심부로 넘겨졌다.

여당 일각에서 이 지명자에 대한 자질 논란에 무게를 싣지 않는다는 점에서 그의 헌법재판소장 입성은 가시권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번 사태의 일단을 들여다 보면 사정은 한사람이나 한 기관만의 정부 인선이 아니라는 점에서 문제는 자칫 심각한 정치 문제로 비화될 여지가 있다.

여당의 입장에서 야당은 의례적으로 상대 진영에 흠집을 내기 위해 달려든다고 인식할 수 있다. 반대로 야당은 여당의 인선이나 정책이 국민적 동의를 얻지 못했다는 것을 부각하며 공세의 날을 거두지 않으려 한다는 것은 이미 오래된 공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빚어진 박근혜 정부의 인선 잡음은 그저 그런 정치적 이견이라거나 여야의 힘겨루기로만 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인수위가 꾸려질 당시, 위원회의 입으로 임명된 윤창중 대변인에 대한 주변의 불만섞인 이견은 가히 정권의 정체성을 의심할 정도였다는 게 사태를 지켜본 사람들의 말이다. 여기에 더해 인수위원 가운데, 중책을 맡아 활동할 것으로 여겨졌던 최대석 교수의 석연치않은 중도하차는 의문을 넘어 억측까지 불러온 폭발력을 전달한 바 있다.

최 교수를 두고는 향후 박근혜 정부의 대북 정책이 보수 일변도로 흐를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까지 나올 정도였다. 문제는 여전히 그에 대한 사퇴 이유가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이는 어쩌면 차기 정부를 평가하는 주요 잣대이거나 적어도 일각의 오해를 부를 ‘불씨’로 남을 여지가 다분해 보인다. 사정이 이러하다보니, 이번 헌재소장 임명과 관련한 논란은 자연히 정치권으로선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여당으로선 또 다시 불거진 인사 논란으로 혹시나 모를 부정적 여론을 걱정하는 분위기고 야당도 임기가 적지 않은 헌재 소장에 성향이 분명한 인물을 앉힌다는 게 내심 껄끄러운 대목으로 여겨질 법 하다.

그런데 차기 정부를 준비해온 인수위가 이번에는 박근혜 정부의 첫 총리 인선에 대해 입을 열면서 그간의 인선 논란을 정면으로 돌파할 분위기다. 박 당선인이 김용준 인수위원장을 차기 정부 첫 총리로 지명한 것. 오랜 법조인으로 도덕성이 돋보이는 김 위원장을 통해 국민통합을 이루겠다는 의지다.

여론과 언론의 반응도 비교적 호의적이다. 하지만, 그간의 인사 논란이 쓸고 간 미묘한 타이밍에서 나온 인사카드라는 점은 마음에 걸린다. <월요시사 편집국장(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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