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그룹, 농가 죽이는 '토마토 재배' 왜 뛰어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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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그룹, 농가 죽이는 '토마토 재배' 왜 뛰어드나?
  • 방글 기자
  • 승인 2013.01.29 11: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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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방글 기자) 

▲ 동부팜화옹이 화성시에 대규모 유리온실을 짓고 토마토를 재배할 것으로 알려져 토마토 재배 농가와 충돌을 빚고 있다. ⓒ동부그룹 홈페이지

동부그룹이 대규모 토마토 재배 시장에 뛰어든 것이 알려지면서 ‘대기업 골목 상권 침해’의 새로운 방법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동부 그룹의 계열사 (주)동부팜화옹이 경기도 화성시 화옹간척지에 토마토 재배용 대규모 첨단 유리온실 단지를 조성했다. 15ha(4만 5000평)에 국비와 지방비 등 87억 원을 포함한 589억 원을 투자해 10ha 규모의 유리온실을 만든 것이다.

이는 축구장의 7배에 해당하는 크기로 아시아에서 가장 큰 규모로 알려진다. 게다가 연간 5000t이 생산될 예정으로, 이는 전국 2위의 생산규모를 갖춘 춘천지역 연간 생산량(2012년 기준 7700여t)의 65%에 해당하는 양이다.

이에 (사)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이하 한농연/회장 김준봉)는 28일 “대기업 집단의 농업생산 진출로 국내 토마토 농가들의 피해가 우려돼 특단의 대책을 요구한다”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이어 “(주)동부팜화옹은 계열사를 통해 비료, 농약 등 값싼 농자재를 공급받는다”며 “이는 ‘일감 몰아주기’와 비슷한 형태로 경제민주화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임준택 전국토마토생산자연합회 비대위원장도 “동부는 수출용 토마토를 생산한다는 명목으로 동부팜한농동부팜슨에서 1000t의 토마토를 생산했으나 가락시장을 통해 국내에 900t을 유통시켰다”며 “화옹에서 생산되는 토마토도 5000t으로 물량이 수출이 되지 않고 내수로 풀리면 토마토 농가는 모두 쓰러질 것”이라고 반박했다.

동부그룹의 또 다른 계열사인 동부팜한농동부팜슨은 지난해에도 충남 논산의 유리온실을 통해 토마토 900t을 가락시장에 유통한 바 있다. 이에 토마토 10kg 한 상자에 5만 원하던 토마토 가격은 공급 과다로 3만 원까지 폭락해 농가에 피해를 입었다는 것이다.

정부의 FTA지원기금이 재벌기업으로 투자?

그러나 동부팜화옹 측은 “국내 토마토 생산지 40만 평 중 우리가 논산에서 생산하는 1000평 부지는 가격을 좌지우지할 정도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번 논란은 동부 그룹 생산의 농자재 불매운동으로까지 번지고 있어 논란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게다가 한국농어촌공사로부터 이 단지의 부지를 30년간 장기 임차하고, 대규모 FTA지원기금이 쓰인 사실이 알려지면서 농민들은 더욱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FTA기금은 농업 개방으로 피해를 입은 농가를 위해 조성된 것임에도 불구하고, 재벌 계열사에 지원됐기 때문이다.

21일엔 (사)한국토마토대표조직과 (사)한국토마토수출자조회가 “대기업이 농산물 생산까지 진출하는 것은 300만 농업인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일”이라는 규탄 성명서를 내기도 했다.

이에 농림수산식품부 농업정책과 관계자는 “화옹단지는 수출전문단지로 수출 비중을 90%이상 유지하도록 돼 있다”며 “수출용으로 명시가 돼 있어 당장 토마토 재배를 취소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또 동부 측은 29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해라는 이야기가 있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며 “품목과 소비자가 달라 농가에 피해를 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본 시장에 수출 가능성을 이미 확인해 놓은 상태로 내수 시장으로 돌리지 않을 것”이라며 “경쟁력을 높이는 데도 일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동부팜한농은 전북 새만금 간척지에도 총 333ha(100만 평)규모의 대규모 복합 영농단지를 조성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져 동부그룹과 고객인 농민 간의 갈등은 쉬이 사그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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