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당선인, ´부실검증´ 원인은 도덕불감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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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당선인, ´부실검증´ 원인은 도덕불감증?
  • 윤진석 기자
  • 승인 2013.01.31 15: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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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인사청문회 검증 인식에 野, ˝국민에게 모멸감 줬다˝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진석 기자)

김용준 총리 후보자에 대한 부실 검증 도마에 오른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이번에는 인사청문회를 바라보는 관점 자체가 잘못된 게 아니냐는 비판에 휩싸였다.

먼저, 박 당선인이 현 인사청문회 제도 일부에 대해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박 당선인은 30일 새누리당 소속 강원지역 의원들과의 오찬 도중 "우리 인사청문회 제도가 죄인 심문하듯 몰아붙이기 식으로 가는 것은 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후보자에 대한 '아니면 말고' 식의 의혹이 제기되고 사적인 부분까지 공격하며 가족까지 검증하고 있다"며 "이러면 좋은 인재들이 인사청문회가 두려워 공직을 맡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후보자의 정책검증은 공개적으로 국민 앞에서 철저히 하되 개인 사생활과 관련된 부분, 후보자의 인격에 대한 것은 지켜줘야 하지 않나"고 덧붙였다.

이동흡 헌재소장 후보자, 김용준 총리 후보자 등의 검증 과정에서 야당이 강경 공세를 이어가자 이를 겨냥해 능력 검증 위주로 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가 "청문회가 도살장 같다"고 발언한 것과 맥을 같이한다.

민주통합당은 박 당선인의 이 같은 인식에 황당함과 실망을 감출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박용진 대변인은 31일 국회 브리핑실에서 "한마디로 박 당선인의 인식이 몹시 우려스럽다"며 "국민과의 현격한 인식차이가 매우 당황스럽다"고 일갈했다.

박 대변인은 이어 "당선인이 부실 인사검증 책임에 대해 유감이라는 최소한의 입장표명도 없이 자당 의원들과 모여앉아 청문회 탓, 남 탓만 하고 있었다는 상황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더불어 "게다가 이번 김용준 지명자 자진사퇴 사태는 청문회가 시작도 하기 전이었고, 야당 청문위원들이 몸풀기도 하지 못한 상태"라며 "언론이 이미 공개된 사실들을 모아 나열만 했을 뿐임에도 이를 못 견디고 후보자가 물러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대변인은 그러면서 "분명히 말하지만, 총리지명자의 자진사퇴 사태에 대한 책임은 청문회 제도, 야당의 거센 검증의 문제가 아니다"며 "문제 인물을 제대로 검증하지 못하고 추천한 박 당선인 본인에게 있다"고 못 박았다.

특히 그는 "김용준 파동이 가져온 국민적 충격이 얼마나 큰지 모르고 '우리나라 청문회는 예수도 통과하지 못할 것'이라며 큰 소리로 웃었다는 박 당선인과 여당의원들의 상황인식은 국민들로 하여금 모멸감을 갖게 했다"며 "남 탓으로 일관하는 시각에 실망을 금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무엇보다 박 당선인이 고위 공직자들을 검증함에 있어 사생활과 관련된 부분은 논외로 하자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도 도덕불감증이라는 측면에서 우려스럽다는 지적이 많다.

박 대변인은 이와 관련,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미국은 우리나라보다 인사청문회 검증에 있어 더욱 엄격하다"며 "철저한 검증을 하는 이유는 하나다. 우리나라를 이끄는 중요한 공직을 수행할 인사이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실제로 한 인사전문가가 집필한 <인사청문의 이해와 평가-미국 제도 분석과 한미 비교->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는 가족은 물론 친·의붓 부모, 친·이복·이종 형제, 심지어 가정부, 정원사까지 준공무원으로 여기고 철저한 조사를 한다.

고위공직자일수록 준법정신이 투철하고, 도덕적으로 깨끗해야 하기 때문에 누구보다 꼼꼼한 검증이 필요한 까닭에서다.

박 대변인은 이와 함께 "특히 논문 검증 등 신상털기 검증은 새누리당이 야당일 당시 만든 제도가 아니냐"며 적반하장 격이라고 꼬집었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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