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원 ˝새누리당이 민주당보다 스마트했다˝
전지원 ˝새누리당이 민주당보다 스마트했다˝
  • 윤종희 기자
  • 승인 2013.02.12 10: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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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원 전병헌 딸 ˝젊은세대도 안보에 대해선 보수˝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종희 기자)

대한민국 정치에 대한 젊은이의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누구를 섭외할 지 고민하던 차에 최근 방송에 얼굴을 비친 전지원 씨가 떠올랐다. 전지원 씨는 민주당 전병헌 의원의 딸이다. TV화면을 통해 느껴진 그의 인상은 정치에 관심은 많지만 그다지 정치적이지 않은, 그래서 꾸밈이 없는 그런 것이었다. 그래서 별 부담없이 인터뷰를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6일 그를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1시간 가량의 인터뷰가 끝날 즈음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듣겠다던 당초 목표가 이뤄진 것 같아 마음이 개운했다. 전 씨는 평소 기자가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도 짚어줬다. 그와의 인터뷰는 서울 마포구 성산동 <시사오늘> 사무실에서 진행됐다.

전 씨는 고려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현재 같은 학교 로스쿨에 재학 중이다. 전 의원이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77학번이고 전 씨가 06학번이니 두 사람은 동문이다. 이날 인터뷰에 대해 전 의원이 어떤 당부를 했는지 궁금해 물어봤다. 전 의원은 딸에게 별 얘기를 안 했다고 한다.

"아빠는 인터뷰 같은 것이 있으면 항상 그냥 '잘하고 오라'고만 해요, 얼마전 KBS 시사토론 때도 별 말을 안 하고 그냥 '잘하고 오라'고만 했어요."

전 씨에게 지난 대선에 대한 소감을 묻는 것으로 본격적인 인터뷰를 시작했다.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이 패배한 것은 아쉽지만 어쨌든 의미가 있는 선거였다고 봅니다. 젊은이들의 참여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20~30대 대다수가 지지했던 문재인 후보가 져서 안타깝지만 뭔가 변화의 시점이 도래했다고 생각합니다. 청년층이 정치에 무관심한 것처럼 비쳐졌지만 지난 총선에 이어 대선에서도 청년층의 참여도가 높았습니다."

"젊은이들은 신중하다"

-젊은층의 참여도가 높았다고 하지만 이들이 정말로 신중한 마음으로 참여했는지에 대해선 의문이 있습니다. 그냥 무턱대고 새누리당이 싫어서 야당 후보를 찍었다는 노년층의 지적이 있는데요.

"일단은 반(反)여당 성향도 유권자의 뜻이라고 봅니다. 당연히 반새누리당 정서도 정당한 유권자의 마음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봐요. 그리고 청년층의 정치 참여가 '치기어린 게 아니냐' 이렇게 보는 어르신들의 시각이 있는 것 같은데, 20~30대가 선거 기간이 아닌 때는 약간 정치에 무관심하기 때문에 그런 얘기가 나오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젊은층이 선거 때는 어떤 세대보다 정보에 많이 접근하고 또 많이 받아들여서 신중하게 선택한다고 생각합니다."

-아버지가 민주당 중진 의원이니까 선거에서의 패배가 더욱 안타까울 겁니다. 민주당의 패배 원인은 무엇이라고 보나요.

"종국에는 선거 전략의 실패라고 보는데, 가장 큰 원인은 민주당이 너무 젊은세대에 집중하다가 50~60대에서 너무 크게 잃은 것이라고 생각해요. 50~60대에서 차이가 나도 너무 났기 때문에 그 부분에서 치명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여기에 국민들이 싫어하는 계파싸움을 당이 보여왔고 또, 단일화에 매몰되어서 충분히 정책을 내세우며 국민을 설득할 수 있는 기회를 갖지 못한 것도 중요한 패배요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기회에 민주당이 가지고 있는 기본 선거전략을 전면적으로 바꿔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선거 패배에 책임이 있는 사람들은 기득권을 내려놓아야 한다"

-계파 문제를 얘기했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은 무엇이라고 보나요.

"선거에 책임이 있는 사람들이 기득권을 내려놓아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모습이 아직 보이지 않고 있어요. 그런 면에서 아직은 민주당이 쇄신의 노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비쳐지지 않을 것입니다. 지금 '노무현-김대중' 이런 식으로 나누는데 그런 것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소모임도 만들고 있다고 해요. 하지만 별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아요. 오히려 또다른 계파의 발생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경계하면서 조심스럽게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계파라는 게 아주 어려운 문제인 것 같아요. 민주당 뿐만 아니라 새누리당도 똑같은 문제를 안고 있잖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은 그런 것을 나서서 깨나가는 역할을 해야하고 그래야 국민들의 마음을 잡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많은 국민들이 계파 해소를 정치권에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게 잘 해소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무래도 기존의 정치권력 생태가 고착화된 게 아닐까요? 정치가 원래부터 서로 밀어주고 끌어주는 것이기에 어쩔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하지만 그게 지금 너무 심해진 것 같아요. 정도를 넘어선 것 같아요. 솔직히 민주당에서 계파가 모든 걸 좌지우지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하지만 필요한 정도를 넘어섰다고 봅니다."

-대선패배의 원인으로 민주당의 종북문제가 자주 거론되는데요. 특히, 통합진보당과 선을 긋지 못했다는 지적입니다.

"그런데, 민주당은 그런 지적에 대해 반응을 했어요. 제가 여러번 보기에도 대북문제라든지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와의 관계 등에 대해 민주당은 수 차례 분명히 밝혔어요. 저는 종북 프레임이나 통진당과 연결시키는 프레임은 외부에서 왔다고 봅니다. 일부 보수 언론과 새누리당의 전략이 어르신들에게 통한 것이죠. 민주당의 대북정책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실제로 민주당을 지지했던 많은 젊은세대들도 민주당의 대북정책이 불확실한 모습이었다면 지지를 안 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저희 세대는 생활과 관련해서는 진보적이지만, 안보와 관련해서는 보수적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젊은세대들의 특징이 그렇고, 젊은세대들도 만약 민주당이 종북주의이거나 아니면 정책면에서 국가 안보 의식이 미흡했다면 그렇게 지지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런데 민주당이 지난 총선에서 통합진보당과 연대한 건 사실이지 않나요.

"안타까운 게 진보세력들이 힘을 합쳐야 된다는 겁니다. 사실, 힘을 합치지 않으면 선거에서 이기기가 어렵다는 거지요. 그렇게 다른 당과 연대해야만 유권자를 끌수 있다는게 민주당의 부족함이라고 봅니다. 연대가 필요없을 정도로 국민들의 마음을 잡을 수 있는 제1야당이 돼야겠지요. 물론, 어렵겠지만."

-민주당이 대선에서 통합진보당 이정희 후보와 선을 그었다고 말했는데 많은 사람들은 반대로 생각합니다. 사실 '이정희 때문에 민주당이 졌다'라고 다들 얘기하는데요.

"그것도 민주당 선거전략의 문제라고 봅니다. 왜냐하면 이정희 후보와 정말 같이 안 했거든요. 총선에서 연대한 것은 사실이지만, 통합진보당 내부에서 문제가 생기면서 이번에는 선을 확실히 그었어요. 그럼에도 이번에 통합진보당과 같이 묶였다는 자체가 민주당이 제대로 못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죠." 

"이젠 이념보다는 정책을 통한 정체성을 확립해야"

-민주당의 정체성이 무엇이라고 보나요. 새누리당과 별 차이가 없는 게 아니냐는 얘기도 나옵니다.

"요즘 정말 그런 말들을 많이 해요. 새누리당이 민주당 정책을 많이 베꼈기 때문에 그렇게 된 것 같은데, 제가 아는 한 보수논객은 '사실 이번 선거는 박근혜 후보가 이겼지만 보수세력의 패배'라고 했어요. 보수정책이 없고 진보정책으로 이겼기 때문에 그렇다는 겁니다. 그런데 저는 정체성은 확실히 필요하다고 생각하면서도 과거의 이념적 정체성은 큰 의미가 없다고 봅니다. 국민들이 이제는 이념에 따라서 투표하기보다는 정책을 보고 선택을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때문에 굳이 확실한 정체성을 가져야 한다면 '이념 정체성'보다는 '정책 정체성'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런데, 박근혜 당선인이 복지정책을 공약으로 많이 내놨음에도 불구하고 요즘 그것들이 하루에 한 개씩 엎어지는 것 같아요. 그런 점에서 박 당선인이 국민에게 필요한 공약을 지켰으면 좋겠습니다. 여기에 대해 민주당도 필요할 때는 강한 목소리를 내고 때로는 협조를 하면서 야당의 역할을 잘 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그래야 다음 대선에서 선택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저의 결론은 이제는 이념보다는 정책으로 정체성을 보여줄 때라는 겁니다."

-이념적 정체성이 선거에 별 영향력이 없을 것이라고 하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다는 게 정치를 오래 한 사람들의 주장인데요.

"저도 정치가 어느 정도 이미지나 감정적인 것에 영향을 받는다고 생각하지만 좌지우지할 정도는 아니라고 봅니다. 지금 젊은 친구들을 보면 이념 같은 것에 많이 휩쓸리지 않아요. 이번에 젊은층이 민주당을 지지한 것은 그 후보가 걸어온 구체적 인생에 대한 매력이 컸다고 생각하고 두 번째는 복지 공약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약에 이념적인 것에 치우치는 선거 전략을 쓴다면 어느 순간 뒤로 퇴보할 것이라고 봅니다."

"정치권은 외부인사 영입과 관련해 착각 말아야"

-민주당이 외부인사를 영입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요.

"좋은 분이 있다면 영입해야 하겠죠. 지난번에 윤여준 위원장께서 엄청난 활약을 했는데, 그런 인사가 있다면 민주당에서 영입을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정치권이 착각하는 게 있는 것 같아요. 어떤 상징적인 인물을 데려오면 그 사람과 같은 성향의 사람을 모두 포섭할 수 있다고. 예를 들어 청년을 국회의원이나 어디 위원장에 앉혀놓으면 청년들 표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사실 그렇지 않아요. 영남 인사나 호남 인사를 그런 식으로 데려오는 경우도 마찬가지예요. 국민들은 그런 걸 지금까지 지겹게 봐왔기 때문에 크게 의미를 두지 않을 것입니다. 정말로 영향력을 끼칠 수 있고 도움이 되는 인사는 좋겠지만 그저 보여주기 식은 별 효과가 없을 것입니다."

이 대목에서 잠깐 숨을 고르기 위해 다소 부드러운 질문을 던졌다.

-정치적인 문제에 대해 너무 잘 알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전병헌 의원과 자주 얘기를 나누나요.

"저랑 아빠는 제일 친한 친구 같은 사이예요. 아빠가 집에 와서 저와 동생이랑 얘기를 많이 해요. 아빠는 술도 담배도 안 하니까 스트레스 푸는 방법으로 가족들과 수다를 떨어요."

-아버지를 많이 닮았다는 얘기를 듣지 않나요.

"사람들이 성격이나 사고방식에서 아빠랑 닮았다고 많이 얘기해요. 어렸을 때 특히 그런 얘기를 많이 들었어요."

-최근 아버지와 관련한 에피소드가 있으면 소개해 주시죠.

"저희 아빠가 주량이 맥주 반 잔이에요. 맥주 반 잔을 마시면 취해요. 그런데, 대선에서 지고나서 너무 우울해했는데…, 며칠 간 그렇게 있다가 가족을 데리고 극장에 가서 레미제라블을 봤어요. 이 영화가 가슴 벅찬 영화인데, 아빠가 '오늘 맥주 한 잔 하자. 치맥을 먹자'하면서 치킨 집에 가족을 데리고 가서는 맥주를 반 잔을 따르더니 원샷을 했어요. 저희 가족들은 깜짝 놀랐습니다. 조금씩 마셔도 얼굴이 빨개지는데…, 그렇게 술에 취한 겁니다. 아빠가 '몇백 년 전 프랑스도 그랬는데 우리가 책임이 크다'면서 트위터에 '맥주 반 잔을 마셨는데 더 괴롭다. 술이란 이런 건가' 이런 글을 올렸어요. 우리는 '음주 트위터' 하지 말라고 막 말렸어요."

다시 이야기를 정치 분야로 돌렸다.

-젊은이들 상당수가 새누리당을 싫어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새누리당 하면 기득권 정당이라는 부정적인 생각이 떠오릅니다. 부자들만을 위한 정당이라는 느낌도 있고요. 그래서 청년들의 어떤 아픔을 공감하기 힘든 당이라는 생각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부자정당 이미지, 새누리당의 자업자득"

-하지만 새누리당 사람들은 억울하다고 합니다. 자신들이 그렇게 부자도 아니고 나름 자수성가한 사람들도 많다고 해요. 또, 약자를 위한 정당이라고도 합니다.

"억울할 수 있겠죠. 그런데, 새누리당이 억울해 할 게 아니라고 봐요. 그것도 본인들이 잘못한 것이에요. 국민들이 그런 인식을 갖고 있는 건 자업자득이라고 봐요. 민주당의  경우도 마찬가지예요. 이념 정체성과 관련해 오해를 받는 건 민주당의 책임입니다."

-민주당의 일부 의원들 자녀들이 외국의 사립학교에 유학을 보낸 것을 놓고도 말들이 많아요. 민주당이 위선적이라고.

"국민들의 그런 감정은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우리사회가 전반적으로 계층 갈등이 심하고 그러니까 그런 부분에 민감한 게 사실이에요. 이제 정치인들도 그런 부분에 더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고 봅니다."

-새누리당이 민주당보다 나은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전략을 잘 세우는 것 같습니다. 선거 전략을 스마트하게 세우는 것 같아요. 제가 경험한 것인데, 2010년에 총학생회장을 할 때 한나라당에서 대학생들의 의견을 듣는다면서 전국을 돌아다녔어요. 쇄신파 젊은 의원들이 학생 대표들을 만나고 다닌 것이지요. 식당에서 밥을 먹을 때 한 테이블에 의원 한 명씩 앉아서 학생들의 의견을 들었어요. 그게 단순한 행사에 불과할 수 있지만 젊은이들과 채널을 형성할 수 있고, 학생들은 그렇게 한 번 만났던 의원들과 연락이 되지요. 그렇게 섬세하게 챙기는 게 필요한데, 민주당에서 그런 걸 한다는 얘기를 못들었어요."

"박근혜, 복지공약 반드시 지켜야"

-새누리당에 바라는 건 무엇인가요.

"새누리당의 이미지를 깨주었으면 합니다. 특히 청년일자리 부분에서 제대로 해주길 바랍니다. 박근혜 당선인이 내놨던 공약을 제발 뒤집지 말고 필요한 부분을 꼭 해줬으면 좋겠어요. 또 기초적인 국민생활과 연관된 공약은 반드시 지켜줬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새누리당이 대기업을 대변한다는 인식이 있는데 그게 우선적으로 깨져야 할 것이라고 봐요. 새누리당이 중소기업 정당으로 탈바꿈했으면 좋겠습니다. 대기업이 중요한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대기업 '파이'만 늘릴 수는 없잖아요.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좋은 중소기업과 청년 벤처기업을 육성해야 하는데, 이제까지 새누리당 모습은 중소기업보다 친 대기업에 가까운 모습이어서 굉장히 많이 걱정됩니다. 그리고 제가 민주당 지지자이고 아빠도 민주당 의원이지만 저는 박근혜 정부가 성공하길 바라요. 왜냐하면 정부가 실패하면 사람들 모두가 힘들어지니까요."

-중소기업 얘기를 했는데 대학생들은 중소기업보다 대기업을 선호하지 않나요.

"그게 바로 중소기업이 육성되지 못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사회적으로 중소기업이 성공하고 육성이 되면 사회적 인식도 바뀌어 나갈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렇게 바뀌어야 젊은 친구들도 고민들 덜 할 것 같아요."

-전지원 씨가 로스쿨에 재학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런데 로스쿨에서 공부하는 학생들 간 경쟁이 너무 치열해 인간성 상실이라는 부작용이 심하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아무리 공부를 잘해도 누군가는 'D'를 받는 시스템이라고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나요.

"학생들 정신이 피폐해진다는 얘기가 많아요. 솔직히, 어느정도 상대 평가가 필요하지만 지금의 무조건적인 상대평가는 너무 가혹한 제도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개선돼야 할 점이 많다고 생각하는데, 특히 등록금이 너무 비쌉니다. 저희 학교의 경우도 의학전문대학원보다 법학전문대학원이 더 비쌉니다. 실습 같은 것도 없는데. 등록금 문제가 해결돼야 다양한 사람들이 기회를 얻을 수 있잖아요. 그리고 로스쿨생들이 소수이기에 커다른 목소리를 낼 수 없어요. 게다가 상대평가로 공부하기 바쁘기 때문에…. 하지만 법조인이라는 분야가 중요한 부분이고 결코 소홀히 돼서는 안 되는 부분이기에 계속해서 개선과 노력을 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로스쿨 등록금 너무 비싸다"

-국민들이 가장 원하는 건 저렴한 가격으로 법률서비스를 받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 로스쿨 정원을 늘릴 필요가 있지 않나요.

"저도 이제 변호사가 되어서 제 밥그릇이 생기겠지만 저는 변호사 수가 늘어나서 국민들이 좀더 저렴하게 법률서비스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법률 서비스는 의뢰인의 인생과 맞물려 있는 것이기 때문에 확실하게 보장이 돼야 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비용이 너무 비싸요. 저희 로스쿨생들도 취업에 힘들어하고 있지만 점차적으로 법률 시장이 넓어지고 법률 서비스를 받는 분야가 넓어지고 하면 법조인들이 더 많아져도 충분히 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런데 로스쿨생들의 불안감이 지금 많습니다. 앞으로 자신들이 어느 회사에 들어갈 수 있을 지도 모르겠고, 학자금 대출금을 갚을 수 있을 지 등에 대해 걱정이 많아요."

인터뷰를 마무리 할 때가 되어서 전지원 씨 개인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유명 정치인의 자제라는 점이 부담스러울 것 같습니다. 어떤가요.

"사실 그렇게 부담스러운 적은 없었어요. 다만, 제가 총학생회장을 하면서 그 때 좀 많이 겪었어요. 그 때 어떤 보수논객이 저와 아빠를 비난하는 글을 썼는데 오히려 학우들은 '남의 학교 선거에 왜 다른 사람이 개입하냐'면서 저를 선택해줬어요. 그렇게 큰 일들이 있을 때 부담을 느끼기는 하는데, 그렇다고 크게 힘들거나 그렇지는 않아요. 저는 그냥 정치인인 아빠에게 젊은 세대들의 생각을 정확히 전달해 도움을 줬으면 좋겠어요. 아빠 때문에 '정치를 할 것이냐'라는 질문을 받을 때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지금은 그냥 착하게 잘 살아야겠다는 생각만 들어요."

-똑같은 질문을 하게 되는데 정치를 할 겁니까.

"저는 뭐 정치에 관심이 많으니까 생각을 많이 하기는 하는데, 솔직히 정치라는 게 정말 어려운 것 같고, 멘탈도 엄청 강해야 할 것 같아요. 제가 총학생회장이 되니까 기자들이 '정치를 할 것이냐'고 바로 물었는데, 저는 아직까지는 그렇게 능력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정치를 할 수 있는 능력이나 그릇이 된다고 생각하지 않고 그냥 열심히 공부나 해야겠다고 생각합니다."

-총학생회장 선거에는 어떻게 출마하게 된 것입니까.

"제 경우는 좀 특이한 경우인데, 저는 학생회 활동을 그 전에 한 번도 안 했다가 바로 총학생회장을 했어요. 출마한 이유는 기존 학생회가 어떤 당에 속해가지고 활동하고 그 당 노선에 따라 움직이고…, 그런 점에 대한 답답함이었어요. 그런 문제점을 느끼고 있었고, 그냥 앉아서 불평만 하는 건 좋지 못하다고 생각해서 학생회 경험이 있는 친구 한 명과 후배 한 명, 그렇게 셋이서 선거운동원 없이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과별로 공청회를 계속 했어요. 공약 발표도 하면서. 그렇게 하다보니까 선거 때는 선거운동원이 100명 넘게 모였어요. 저는 탈정치라고까지는 말하지 않겠지만 정당에 소속돼서 거기에 휘둘리지 않는 학생회를 주장했고, 소위 말하는 비운동권 학생이었습니다. 정치를 하겠다는 생각이 아니라 학교에서 일하고 학생들 목소리를 내겠다고 생각했어요. 저는 등록금 운동도 열심히 하고 4대강 반대도 했지만 그걸 정치라고 생각 안 하고 학우들이 많이 생각하니까 대표로서 했어요. 정말 나중에 정치를 해야겠다는 생각은 없었습니다."

-앞으로의 꿈은 무엇입니까.

"법조인으로 가야죠. 이미 로스쿨에 들어갔으니 빠져나올 수 없고요. 그런데, 법조계에 필요한 그런 변화들이 있잖아요. 그런 부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법조인이 되고 싶고, 법조인이 보통 사회 기득권층이라고 하는데, 그런 기득권층에 매몰되지 않고 좀더 사회에 좋은 영향력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그게 제 좌우명이기도 해요. 많은 사람들이 변호사 판·검사 중에 뭐가 되고 싶냐고 하는데 그건 성적순으로 되는 것이고, 그래서 그냥 큰 방향만 정해놓고 있어요."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진심으로 바란다"

-박근혜 당선인은 여성인데, 어떤 장점이 있다고 보나요.

"박 당선인은 첫 여성 대통령으로서의 책임이 막중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여성 문제에 많은 관심을 가졌으면 합니다. 물론, 남성 정치인들도 여성 문제에 대해 신경을 쓸 수는 있지만 여성으로서 여성 정책을 피부로 느끼면서 만들어내는 게 더 용이할 것입니다. 여성 문제가 남녀 차별 차원에서 논의되기보다는 일자리 및 육아 문제처럼 현실적으로 논의되었으면 합니다. 박 당선인이 첫 여성 대통령으로서 여성을 더 챙기고, 일자리 해결을 위해서 노력한다면 여성들도 더 지지하는 목소리를 보내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여성 대통령에게는 섬세함과 감성적인 부분을 충족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기대됩니다. 저도 여성 총학생회장으로는 3번째였고 비운동권 여성으로는 처음이었는데,  남성들 중심의 문화 속에서 힘들면서도 여성이기 때문에 조금 더 감성적으로 다가갈 수 있고 세심할 수 있었던 게 강점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박 당선인도 그런 장점을 살려서 육아문제 등을 해결해 줬으면 합니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을 듯 싶은데요.

"저는 민주당을 지지하지만 박근혜 당선인이 꼭 잘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청년들이 걱정하고 있는, 사회적 약자들이 걱정하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대선 당시에 내놓은 복지 공약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복지 공약들이 비록 완벽하지도 않고 개선해야 할 부분도 많지만, 기본적으로 내놓은 가치나 아이디어는 꼭 지켜질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고 여성으로서 같은 여성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모습을 보여주는 대통령이 됐으면 합니다. 그리고 청년들이 선거 때만 정치에 관심을 갖는게 아니라 평소에도 목소리를 내고 좀더 정치적인 힘을 갖는 세대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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