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 많은 IP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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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 많은 IPTV
  • 차완용 기자
  • 승인 2009.02.12 15: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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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질·채널 부족 소비자 불만 잇따라

지상파방송의 실시간 시청이 가능해 짐에 따라 IPTV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IPTV는 아무 때나 TV를 켜면 인기 드라마나 최신 영화를 볼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인터넷 검색이나 쇼핑 등도 가능한 최첨단 서비스다. 그동안 상용화의 걸림돌이었던 KBS·MBC·SBS 지상파 3사와 재송신 문제가 해결돼 IPTV 3개 사업자가 모두 올해 1월부터 지상파 실시간 전송이 가능해져 본격적인 IPTV 시대가 열렸다.

그러나 실제로 가정에서 IPTV를 제대로 즐기기란 쉽지 않다. 실시간 방송이 전국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채널수도 케이블TV보다 적은 등 아직 서비스가 완전하지 않아서다. 당장 IPTV 가입을 고민한다면 신중할 필요가 있다.
 
 

▲     © 운영자


◇IPTV 툭하면 지지직…"속터져"
IPTV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불만의 대부분은 화면이 일그러지거나 끊긴다는 것이다. 심지어 어떤 경우는 화면이 멈춰버리는 바람에 하루에도 몇번씩 IPTV 셋톱박스를 껐다 켜기를 반복해야 한다.

최근 LG데이콤의 IPTV 'myLGtv'를 새로 신청했다는 서울 서대문구의 권모씨는 화면이 깨지는 현상이 나타나 고객센터로 전화를 했다가 셋톱박스 전원을 껐다 켜보라는 직원의 무성의한 답만 들었다. 권씨는 "한참 보고 있는 도중에 화면이 정지되고 뒤로 감거나 앞으로 감을 때도 멈춰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하루에도 몇 번씩 재부팅을 해야 할 때는 정말 짜증난다"고 말했다.

IPTV 관련 카페의 한 가입자는 "VOD 재생 도중에 화면이 멈추는 현상이 발생한다"며 "고객서비스를 여러 차례 받고 셋톱박스를 교체해도 같은 현상이 나타났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이같은 가입자들의 불만은 서비스 초기인 IPTV에 부정적인 인식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빠른 회선 속도가 보장돼야 하는 실시간 방송 서비스를 최근 시작한 IPTV로써는 화질에 대한 고객 불만이 치명적이다.

고객서비스에 대한 불만도 제기되고 있다. SK브로드밴드의 브로드&TV 가입자인 경기도 안산의 김모씨는 중고 셋톱박스를 받고 기분이 상했다. 김씨는 "초기 3개월간 무료 서비스를 제공받는 조건으로 가입했기 때문에 이미 사용했던 것이 분명해 보이는 중고 셋톱박스와 중고 리모콘을 받아도 항의하지는 않았다"며 "하지만 새로 가입한 고객에게 중고 제품을 준 것이어서 기분이 많이 나빴던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준비 덜된 서비스…60개 채널도 3월 이후에나
의외로 볼만한 콘텐츠가 별로 없다는 불만도 제기되고 있다. 비슷한 요금의 케이블TV에 비해서 채널수가 절반 정도에 그치고 있다는 것이다.

KT의 메가TV 라이브는 40여개, SK브로드밴드의 브로드앤TV 라이브는 23개, LG데이콤의 마이엘지TV는 33개 등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기본적으로 60개 이상의 채널을 제공하도록 하고 있지만 아직 채워지지 못하고 있다. 사업자들은 방통위가 정한 3월까지 60개 이상의 채널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며 그동안은 15~20%의 할인 혜택으로 적은 채널에 대한 약점을 보완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이처럼 현재로써는 소비자가 IPTV 서비스를 제대로 즐기기 위한 사업자들의 준비가 덜 돼 있다. 따라서 당장 IPTV에 가입하기보다 60개 채널이 갖춰지는 3월을 전후해 각 사의 서비스를 꼼꼼히 따져보고 가입할 필요가 있다.

올해 1월부터 IPTV가 본격 상용화됐다고는 하지만 가입이 안되는 지역이 많다. 서울과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은 IPTV를 신청해도 실시간 방송을 볼 수 없다. IPTV 사업자인 KT와 SK브로드밴드, LG데이콤은 VOD 서비스는 전국적으로 제공하고 있지만 지상파의 실시간 방송은 하지 않고 있다. KT와 LG데이콤은 서울과 수도권에, SK브로드밴드는 서울 일부지역에 한해 실시간 방송을 하고 있다. 다만 KT와 LG데이콤은 지방방송사와 협상을 마무리하고 이달 안에 전국 서비스를 한다는 계획이며 SK브로드밴드는 내년 이후에나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지상파 실시간 시청 서울·수도권 일부만 가능
서울이나 수도권이라고 해서 다 되는 것도 아니다. 자신이 사는 지역에 초고속인터넷이 50Mbps 이상의 광랜급이 아니면 실시간 방송은 원해도 보지 못한다. KT는 VDSL 이상, LG데이콤은 엑스피드 고객에 한해 서비스를 하고 있다.

또한 TV만 별도로 신청할 수 없다는 것도 큰 문제점으로 작용한다. 특히 인터넷과의 접촉이 적은 50대 이상의 고령층들이 IPTV를 시청하기 위해서 ‘울며 겨자 먹기’ 식의 인터넷 가입 신청을 해야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서울 종로구의 조모씨(57)는 최근 SK브로드밴드를 신청하려다 포기했다. 다름 아닌 ‘인터넷을 의무 사용해야 한다’는 상담원의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조씨는 “케이블을 시청하는데 드는 비용이 월 1만원도 채 안되지만 SK브로드밴드를 시청하기 위해서는 사용하지도 않는 인터넷을 함께 신청해야 하기 때문에 3만원이 넘는 금액을 지불해야 한다”며 “나이든 사람은 IPTV를 아예 시청하지도 말라는 것으로 보인다”고 볼멘의 목소리를 높였다.
◇가입 전 업체별 서비스 유무 꼼꼼히 따져봐야
이외에도 IPTV 사업자간의 경쟁이 치열해 지면서 ‘고객 모시기’에 열을 올리고 있는 대리점들의 과장·허위 광고로 인한 고객들의 피해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서울 서대문구 권모씨는 지난해 결혼 직후 SK브로드밴드를 신청해 사용하고 있는 도중 LG데이콤 영업직원으로부터 ‘요금을 더 저렴하게 그리고 위약금에 대한 문제도 다 해결 해 준다’는 말에 myLGtv로 옮겼다.

하지만 권씨는 “지금 myLGtv로 옮긴 것을 후회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권씨는 “가입하기 전에 서비스에 차이가 있을지 몰라 상담직원에게 컨텐츠의 차이에 대해 물었지만 상담직원은 IPTV의 컨텐츠는 다 똑같다. 별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며 “그러나 막상 사용해 보니 myLGtv에는 볼만한 컨텐츠가 없어 영업사원으로부터 사기를 당한 기분”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myLGtv의 한 관계자는 “본사 차원에서 대리점 관리를 위해 허위·과장광고를 하는 대리점에는 페널티를 적용하는 등의 자구책을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며 “앞으로 고객들이 허위·과장광고로 인한 피해를 입지 않도록 민원과 대리점 관리를 강화 시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방송통신위원회가 발표한 ‘2008년 방송통신민원 동향’에 따르면 사업자간 경쟁이 심화된 유료방송민원은 전년도 대비 2.5% 증가한 3442건이 발생, 전체 방송민원의 80.5%를 차지했다. 특히 위약금 분쟁, 허위 영업ㆍ단체계약 해지 등과 관련한 요금 민원은 전년도 대비 145.0% 급증한 1987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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