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성 칼럼>새정부 지각 출범, ‘양보 정신’ 실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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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성 칼럼>새정부 지각 출범, ‘양보 정신’ 실종
  • 김동성 자유기고가
  • 승인 2013.02.28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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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개편 처리와 인사청문회 지연 정국 비중 ‘몸통’ 집중 우려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동성 자유기고가)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정가에는 의례적으로 이른바 ‘허니문 시기’라는 말이 있듯 여야, 정당, 정파간 지나친 갈등은 삼가는 것이 전통이었다. 그러나, 최근 여의도 돌아가는 모양새를 가만히 지켜보면 이러한 새 정부에 대한 일련의 순조로운 출항은 이미 물 건너 간 듯 하다.

이는 무엇보다,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을 전후해 부분적으로라도 갖춰질 것으로 여겨졌던 정부 조직 개편안이 국회 동의 절차 과정에서 적지 않은 파열음을 내며 여야 갈등의 도화선이 돼 왔다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이명박 정부가 끝나고 박근혜 정부라는 새로운 아이콘이 등장했음에도 박 대통령의 초기 국정 운영의 틀이 지난 정부의 것을 고스란히 안고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 대통령의 입장에서는 내심 답답한 구석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지난 정부 인수위원회 시절 구성한 차기 정부의 조직 개편은 전 정부와도 크게 다른 점이 많다는 점에서 자칫 임기 초반, 국정 운영에 혼선이 초래될 가능성도 없지 않아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당 역시 박 대통령의 개편안에 대해 일부 수정을 요구하며 국회 동의 절차에 난색을 보여 왔던 전례에 비춰, 사뭇 간단치 않은 첫 걸음이 될 듯하다.

더욱 이러한 일련의 여야 갈등은 향후 국정을 책임질 운영자, 즉 각 부처 장관들의 인선에도 영향을 미칠 것은 자명하다. 미래창조과학부 등 신설 내지는 기존 부처의 업무를 이관 받은 부처은 그야 말로 혼선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문제는 이러한 정치권의 갈등이 정가에는 또 다른 여파로 다가올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 취임식 당시 일부 전문가들의 목소리는 ‘팔 다리 없이 몸통만 취임한 격’이라는 말로, 현 정부의 모양새를 꼬집은 바 있다. 혹여 조직 개편 처리와 인사청문회 지연으로 정국의 비중이 오로지 ‘몸통’으로만 집중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다.

권력 분산은 고사하고, 도리어 청와대의 막강한 위력에 힘을 얹는 모양새다. 물론, 삼권 분립이 엄연한 민주주의 국가에서 정부와 청와대의 역할은 분명한 간극이 있다. 그러나, 정작 새 장관을 위시한 부처가 출범하기도 전에 청와대의 입장이 우선시 될 경우를 생각해 보자. 이는 작게는 정권 초기 여권의 내부 세력전의 빌미가 될 여지를 던지는 동시에, 가득이나 ‘불통 리더십’이라는 비판을 받아온 박 대통령의 스타일을 더 공고히 해주는 격이 된다.

야당이 정부의 조직개편안에 이견을 보이는 이유도 이해가 되는 대목이 없지 않다. 하지만, 지난 이명박 정부 출범 당시, 해체 논란을 촉발했던 ‘해양수산부 존폐 논란’도 어렵사리 해결점을 찾아 새 정부의 발걸음을 가볍게 한 전례가 있다.

이번 여야의 정부조직개편 논란과 인사청문회 지연에 따른 새 정부의 지각 출범은 여당의 무책임하고 무사안일한 일처리와 야당의 견제심리가 상충되면서 비롯된 측면도 적지 않다. 양측의 원만한 화해와 해결책 모색을 주문한다.

<월요시사 편집국 국장(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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