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혜의혹에 둘러싸인 이석채 KT 회장…박근혜의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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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혜의혹에 둘러싸인 이석채 KT 회장…박근혜의 선택은?
  • 윤진석 기자
  • 승인 2013.03.06 10: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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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보험 챙기다 KT만 ‘휘청’ 결말은 자승자박?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진석 기자)

타이밍이 절묘하다. 얼마 전 박근혜 대통령은 낙하산 인사 근절을 선포했다. 내부 비리, 권력형 비리, 친인척 측근 비리 척결에도 목소리를 높였다. 이 와중에 KT 이석채 회장이 위험하다는 소식이 은연 중 퍼지고 있다.

낙하산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 인물이 KT 이석채 회장이다. 취임 당시 그는 MB맨으로 분류됐다. 2008년 이명박 대통령 직속 국민경제자문회의 멤버로 활약하다, 2009년 1월 KT 사장으로 취임했다.

이 회장은 KT를 이끌어오는 동안 바람 잘 날 없었다. 사실상 각종 지면을 장식하는 '트러블 메이커'였다. 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 관련 국제전화 사기 혐의, 불법 노동 탄압,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 등 그를 향한 고발 건수만도 여럿 됐다.

(지금은 아니지만) 회사 돈으로 전세보증금 10억을 호가하는 타워팰리스에 사택을 마련한 것도 빈축을 샀다. 업계 관측으로는 연봉이 30억 정도 된다는데, 이 돈을 당당히 받기에는 불명예스러운 잡음들이 많았다고 볼 수 있다.

낙하산 공화국 건설…장기 집권 위해?

특히 그는 낙하산 공화국 수장이라는 비판을 받아 왔다. KT의 장기 집권 및 친정 체제 강화를 위해 정치권과 연결된 측근 다수를 주요 자리에 앉혔다는 게 대체적인 지적이다.

알려진 바로 이 회장은 2009년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여동생인 오세현 전무를 본부장에 임명했다. 2010년에는 김은혜 전 청와대 대변인을 그룹 홍보 커뮤니케이션 실장에 앉혔다.

김성익 전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 특별보좌관에게는 KT미디어허브 및 KT스카이라이프 감사를 모두 맡겼다. 김 감사는 5공화국 때부터 정치권에 몸담은 이로 전두환 전 대통령 통치사료담당 공보비서관 등을 지냈다.

정치권과 간접적으로 맥이 닿아있는 최측근들 역시 KT 전면에 배치됐다. 이춘호 사외이사가 이명박 대통령 부인인 김윤옥 여사의 친구라면, 표현명 이사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사돈이다.

이에 따라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이들도 많다. 이 회장이 기존 정관을 고쳐 KT 장악에 성공하더니 이제는 장기집권 굳히기에 들어가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다.

정치 인맥은 일종의 보험용? '특혜 의혹´ 일어

이 회장에 대한 논란 중 압권은 '정치권 인맥 보험 들기' 혹은 '정치권 양다리'에 일가견이 있다는 평가다. 당장 5공화국과 연결된 김성익 감사만 해도 박근혜 정부와의 연결고리용이 아니냐는 의심을 샀다.

민주통합당 전병헌 의원 측이 제기한 '친정부 인사 특혜 의혹' 역시 익히 잘 알려진 정치권 보험 들기의 연장선이다.

전 의원 측에 따르면 KT는 굳이 외부 건물을 빌릴 이유가 없는 데도 보증금 210억, 연간 79억여 원을 내면서 서울 서초역 성북동익빌딩을 임대, 본사 사옥으로 활용했다. 그런데 근처에는 이미 강남사옥과 동아타워가 존재했다.

게다가 KT는 서울과 수도권 등에 상당량의 부동산 건물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엄청난 돈을 들여 건물을 임대한다는 건 의아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에 전 의원은 작년 문화체육관광특별위원회 국정 감사 때 해당 건물주와 실소유주가 친정부 인사라는 점을 들어 "누가 봐도 특혜 임대"라며 "정치적 유착 의혹 사건"이라고 꼬집었다.

실제 성북동익빌딩 건물주인 박노훈 동익엔지니어링 사장은 친정부 인사로 알려졌다. 실소유주인 박성래 동익건설 대표도 19대 총선에서 친박 후보들에게 500만 원 등 고액을 후원했다.

전 의원 측은 <시사 오늘>과의 통화에서 "(이들은) KT로부터 자금지원과 임대료를 받으면서 흑자 경영으로 전환했다"며 "이석채 회장과 이들 간의 추가 의혹은 밝혀내지 못했지만, 충분히 의문을 제기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언급했다.

정치권 인사 봐주기 의혹은 이뿐만이 아니다. 이 회장은 친MB계이자 8촌 관계인 유종한 전 외교부 장관에게도 특혜를 줬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우선 그는 2009년 유 전 장관이 대표로 있는 (주)오아이씨랭귀지비주얼(현 KT OIC)에 거액을 투자했다. 이후 기존 거래가보다 2배 이상 높은 가격으로 주식을 사들였다. 이 과정에서 KT에 끼친 손해만 140억에 이른다고 전해진다.

ⓒ뉴시스

KT 적자 불가피? 돌아가는 상황 묘해…

문제는 일련의 과정들 때문에 KT만 제 살을 깎아먹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KT 내부 기밀보고서를 입수한 참여연대에 따르면 이 회장의 ‘사적 남용’으로 인해 KT는 매년 수백억 원대의 적자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관련해서 참여연대는 지난달 27일 업무상 배임 혐의로 이 회장을 고발한 상태다. 현재 이 회장은 △서울도시철도공사의 스마트 몰 사업 관련 60억 원의 업무상 배임, △(주)오아이씨랭귀지비주얼 관련 59억 원 이상의 업무상 배임, △(주)사이버MBA 관련 77억7500만 원의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KT측은 공식 보도를 통해 사실무근, 루머일 뿐이라고 일축하고 있다.

그럼에도 상황이 묘하게 됐다. 박근혜 대통령은 낙하산 인사 근절, 비리 척결이라고 일갈하는 중이다. 게다가 이 회장이 (정치권)양쪽에 줄을 대려다 자승자박에 처해, 대통령 눈 밖에 났다는 얘기도 있다.

앞서 언급한대로 시민단체는 이 회장을 고발 조치한 상황이다. 백운광 참여연대 민생경제팀장은 기자에게 “이 회장의 혐의가 확정되면 그에 따른 응당한 처벌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역대 KT 사장 중에서는 남중수 KT사장이 비리 문제로 조영주 전 KTF사장에 이어 구속된 바 있다.

더욱이 단체가 입수한 문서는 내부에서 제보했다. 그만큼 이 회장에 대한 내부 불만이 쌓였음을 반증한다. 또 주주총회도 조만간 열릴 예정이다. 때문에 이 회장에 대해 ‘말이 많은’ 상황에서 조기퇴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일부 견해다. 

한편에서는 이석채 회장은 2015년 임기 동안 끄떡없다는 기대도 적지 않다. 정보통신부장관 시절에도 이 회장은 PCS 사업자 선정과 관련해 특정 업체에 특혜를 줬다는 혐의로 기소까지 됐지만, 무혐의로 풀려났다.

이후 MB 정권에 힘입어 KT 회장 연임에도 성공했다. 일각에서는 인맥 왕 이 회장답게 박근혜 정부와 연관된 튼튼한 동아줄도 준비해뒀을 거로 내다보고 있다. 최근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하마평에 심심찮게 오르내리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는 것.

박근혜 정부 아래 이 회장의 결말이 어찌 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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