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건설 누가 죽였나③>북한산 콘도를 둘러싼 '시시각각', 정치권에 부메랑 돼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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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건설 누가 죽였나③>북한산 콘도를 둘러싼 '시시각각', 정치권에 부메랑 돼 돌아왔다?
  • 권지예 기자
  • 승인 2013.03.12 09: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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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뒷이야기> 주민은 주민대로 '서운'…건설사는 건설사대로 '울상'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권지예 기자) 

▲ 북한산 모습 ⓒ뉴시스

지난 4일 북한산 콘도(더파인트리 콘도)가 위치한 강북구 우이동을 찾은 기자는 주민에게서 의외의 이야기를 들었다.

콘도 근처에서 만난 주민 A씨는 "여기있는 사람들도 (북한산 콘도에 대해)잘 몰라"라며 "설명회 같은 것도 당연히 없었다. 청담동인가 거기서 자격되는 사람들만 신청받아서 보여줬다더라"라고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

그러면서 A씨는 콘도로 허가받은 빌라식 건물 아니냐고 오히려 기자에게 반문했다.

그는 "얘네가 허가가 안나니까 콘도로 허가 받아서 빌라식으로 짓고 있는 걸로 안다"며 "처음에 사람들이 다 빌라인줄 알고 가격을 물어봤는데, 가격 듣고 기절초풍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시사오늘>이 만난 북한산 콘도 현장 관계자는 "건물 14동은 전용분양과 일반분양이 나뉘어 있고, 332객실 중 267객실이 전용분양"이라고 말한 바 있다. 즉, 267객실을 제외한 나머지 65객실만 다른 콘도들과 같은 방식으로 일반인들에게 회원제로 분양되는 것. 또한 전용분양되는 객실은 60·80·100평형으로 가격은 20억대 부터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 A씨는 "분양하는 모델하우스가 있다는 것도 TV를 보고 알았다"면서 "여기 사람들은 모른다. 팜플릿 하나 갖다준 적도 없다"라며 혀를 찼다.

강북구와 서울시에서 '공공성'을 추구하며 시행사에 건축 허가를 내준 사업이 북한산 콘도였다. 하지만 사업계획에 포함됐던 공공시설과 가장 가까이에 있는 정작 우이동 주민은 어떤 건물이 세워지는지도 제대로 알지 못했다.

주민의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는 시공사 측도 곤혹스러운 입장이다. 애초에 구와 시가 시행사에게 건축 허가를 내주지 않았다면, 이처럼 적자를 봤을 리 없기 때문이다. 특히 단순히 공사만 맡은 시공사 측은 시행사의 도산으로 그 부채까지 떠안게 돼, 설상가상의 상황이 돼 버렸다.

최근 쌍용건설의 부실 중 유동성 위기 상황에 빠지게 된 것에 대해, 사측은 그 원인을 '북한산 콘도 개발 지연'으로 꼽았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우리는 공사만 하러 들어간 것이다"라며 "시행사가 대출 받으면서 우리가 보증 선 것 때문에 금융비용 발생하게 됐다. 쌍용건설도 엄청 물려 들어간 것이다"라고 답했다.

이어 "지금은 분양하면 되는 건데 몇 년 끄는 동안에 경기는 바닥을 치고, 이래저래 구설수에 오르게 되면서 분양도 확신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북한산 콘도가 분양이 되면 쌍용건설 측은 자금 회수가 가능하다. 하지만 그래도 은행 이자가 어마어마해 총 손실액이 1500억 정도라고 했다.

북한산 콘도가 완성될 시 쌍용건설 측은 5% 정도의 이익이 생긴다고 한다. 그 액수는 100억 정도로 추산되고 그나마도 인건비가 빠지면 거의 이익이 남지 않게 된다. 거기에 부채까지 떠안으며 쌍용건설에게도 북한산 콘도는 그야말로 '계륵'이 돼 버렸다.

▲ 공사가 멈춘 북한산 콘도 현장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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