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실에서 만난 정치인(1)>박인숙 ´국회의원의 자격´
<강의실에서 만난 정치인(1)>박인숙 ´국회의원의 자격´
  • 윤종희 기자
  • 승인 2013.03.15 12: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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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력은 기본이고 좋은 목소리와 말솜씨, 가무 능력 갖춰야˝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종희 기자)

<시사오늘>은 정치 현실을 짚어보는 동시에 개혁 방안을 모색하는 차원에서 국민대 정치대학원 '북악정치포럼' 초청 정치인들의 강연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북악정치포럼은 정치인 초청 특강 및 토론 프로그램입니다. 2013년도 '북악정치포럼' 첫번째 초청 연사는 박인숙 새누리당 의원으로 강연은 12일 국민대에서 진행됐습니다.<편집자 주>

▲ 박인숙 새누리당 국회의원 ⓒ시사오늘 박시형 기자

새누리당에서 여성 정치인이 지역구를 공천 받기는 쉽지 않다. 그저 비례대표 공천을 받는 게 대부분이다. 새누리당 여성 의원 가운데 지역구 의원이 불과 4명밖에 안 되는 것만 봐도 대충 상황이 짐작된다.

이처럼 새누리당에서 희귀한 지역구 여성 의원 중 한 명인 박인숙 의원(송파갑)이 12일 지난 1년간 여의도 생활에서 느낀 점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초선 의원인 그는 정치권에 입문 하기 전부터 '할 말은 한다'라는 신조를 갖고 있었다. 이 날도 그는 자신의 신조에 충실한 모습이었다.

의사 출신인 박 의원은 "의학 강의는 자주 해봤지만 정치학도들 앞에서 공식적으로 정치 얘기를 하는 건 처음"이라며 다소 조심스럽게 말문을 열었다. 하지만 곧이어 줄기차게 자신의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자신이 정치에 입문하게 된 동기에 대해 "불의를 보고 아무 일도 하지 않는 건 공범이라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그래서 "처음에는 글을 쓰는 방법으로 의견을 개진했고 어느 순간 주요 일간지에서 자기 글을 실어줬고, 그러다가 정치권에 들어오게 됐다"고 했다.

이렇게 정치권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 박 의원은 '이미 타락한 여자'라는 소리를 들어야 했다고 한다. 정치권에 대한 인식이 얼마나 안 좋은지 그대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하지만 그는 '정치란 치열한 승부 싸움이자 흥정이지만 민주주의를 실천하는 장'이라는 영화 '링컨'에 나오는 말을 소개하며 정치에 대한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또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은 진보가 아니라 진보의 생각을 받아들인 보수가 이룬다'라는 말도 인용했다.

박 의원은 국회의원의 하루 일정과 관련, "국회의원들이 아무 일도 안 하고 노는 것처럼 비쳐지고 그래서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고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고 했다.

그는 "국회의원이 얼마나 바쁜지 (보여주기 위해) 일기를 쓴다"며 "본회의, 상임위, 특위, 의총, 직능 및 당·국가 행사, 각종 토론회 개최 및 참석, 연구회·포럼·연맹 참여, 의원들 개인 모임, 지역구 관리 및 민원 처리, 법안 발의 등 24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많은 일들이 있다"고 했다.

그는 특히 "지역구 주민들이 다음 번 공천을 좌우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오장육부를 다 들어내고 하는게 지역구 관리'라는 말이 있을 정도"라며 "(하지만) 국회의원 윤리실천규범에는 '지역구 활동 등으로 회의에 불참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돼 있다"고 비현실성을 에둘러 지적했다.

그는 "의원들이 너무나 바쁘다보니 공부 등을 하며 재충전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언제든지 방전상태가 될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박 의원은 19대 총선 당시 정치권이 개혁 과제로 내세운 '불체포 특권 포기' '국회의원 연금제도 개혁' '국회의원 겸직 금지' 등이 실천되지 못한 점을 정면으로 거론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과거 사회통합위원회가 실시한 조사에서 국회에 대한 신뢰도가 5.6%로 정부에 대한 신뢰도 15.8%보다 크게 뒤떨어지는 점을 공개했다. 과연 국회가 정부를 비판하고 감시할 자격이 되는 지를 한번 반성해보라는 것이다.

▲ ⓒ시사오늘 박시형 기자

박 의원은 국회 윤리위원회에 넘겨진 의원들에 대해 아무런 징계 결의가 이뤄지지 않은 점도 지적했다. 누군가 문제되는 행동을 하면 그 순간에는 야단법석을 떨지만 정작 징계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는 그 이유로 의원들에 대한 징계 결정권을 쥐고 있는 사람들이 그들과 함께 얼굴을 마주하던 동료의원들인 점을 꼽았다. 또 지나친 온정주의도 들었다.

박 의원은 복잡한 법안 심사 절차 및 그때 그때 발생하는 정치적 이슈 때문에 빛을 못 보고 사장되는 법안들에 대해서도 말했다. 그에 따르면 18대 법안 통과율은 고작 16.9%였다. 그는 이를 "엄청난 국고 낭비"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법안 발의 남발도 막아야 한다"며 "선진국에서 실시되고 있는 사전 입법 평가 제도를 도입하는 것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강연에서 가장 눈길을 끈 부분은 국회의원의 자격이었다. 박 의원은 이렇게 전했다.

-슈퍼맨·슈퍼우먼…체력은 기본(밤을 샌 다음날에도 눈 빛이 초롱초롱하다)

-토론…말 잘하고 길게 해야(정치인들에게 가급적 마이크를 안 넘기는 게 좋다. 한번 잡으면 좀처럼 내려놓지 않는다)

-목소리가 좋아야

-가무에 능해야

-자기 관리의 달인(괜한 오해 사지 않도록 철저히 자신과 주변을 관리해야 한다)

-악수를 잘해야(보통의 악수로는 절대 부족하다. 힘을 주어 꼬옥 잡으면서 반드시 눈을 마주쳐야 한다)

한편, 박 의원은 지난 2008년 이명박 대통령 취임 직후 벌어진 '광우병 논란'을 정확한 근거도 없이 발생한 사건으로 지적하면서 당시 정부의 소통이 부족했던 점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또 '영리병원'에 대한 세간의 오해에 대해서도 안타까움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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