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와 김무성①>4·24 재보선 이후 ´명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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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와 김무성①>4·24 재보선 이후 ´명암´
  • 윤종희 기자
  • 승인 2013.03.23 09: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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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 모두 당선 가능성 높지만 정치 미래는 ´설왕설래´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종희 기자)

오는 4·24 재보선의 주인공은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와 김무성 전 새누리당 의원이다.

안 전 교수는 서울 노원병에 출마했고 김 전 의원은 부산 영도에 출마했다. 두 사람 모두 당선 가능성이 높다. 한 사람은 지난 18대 대선주자였고 또 한 사람은 여권 잠룡이기 때문에 특별한 일이 없으면 무난히 금배지를 달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제로 21일 현재 정치권에서는 '두 사람이 당선되느냐'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다. 어차피 당선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그보다는 '두 사람이 당선된 이후에 무슨 일이 벌어질까'를 더 궁금해 한다.

안철수 전 교수가 노원병에서 당선, 국회로 입성하면 기존 야당인 민주당의 위상이 떨어지면서 '안철수 신당'이 떠오를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 이미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안철수 신당' 지지율이 민주당보다 두 배 이상 높게 나타나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국갤럽이 지난 4일부터 7일까지 전국 성인 남녀 1,239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2.8%p)를 실시한 결과, 새누리당 37%, 안철수 신당 23%, 민주통합당 11% 순으로 나타났다.

安 당선…민주당에겐 새로운 기회

이대로라면 안 전 교수의 앞날은 탄탄대로일 게 분명하다. 2017년 제1야당 대선후보는 안 전 교수가 될 것이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그렇게 보는 시각이 별로 없다. 오히려 민주당에게 새로운 기회가 왔다는 주장이 부쩍 늘었다.

▲ 안철수 서울대 전 교수 ⓒ뉴시스

안 전 교수가 당선되면 당장 민주당은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제대로 쇄신을 하지 못하면 식물정당을 지나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문제는 오랜 전통과 127석 규모의 민주당이 가만히 앉아 죽겠냐는 것이다. 실상은 절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안 전 교수의 당선은 민주당으로서는 적절한 시기에 맞는 '쇄신 촉진제'가 될 수 있다. 안 전 교수의 당선은 민주당으로 하여금 '이젠 제대로 바뀌어야 한다'는 내부적 명분을 일으킬 게 분명하고 본격적인 쇄신 드라이브가 걸릴 수밖에 없다. 특히, 오는 5월 전당대회와 맞물려 엄청난 변화가 발생할 수도 있다.

차기 당대표 출마가 유력한 민주당 김한길 의원이 지난 20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 여론조사에서 '안철수 신당' 지지율이 민주당보다 높은 것에 대해 "그런 수치 자체는 민주당이 제대로 변해라, 더 독하게 혁신해라, 구태를 깨라는 유권자들의 요구를 수치화한 것이라고 본다"고 풀이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민주당이 대대적인 쇄신을 하게 되면 국민적 관심은 민주당으로 집중될 수밖에 없다. 반면 '안철수 신당'에 대한 관심은 급격히 줄어들 수밖에 없다. 결국 '안철수 신당'이 민주당에 흡수되는 게 아니냐는 전망으로 이어진다.

김한길 의원이 "민주당이 제대로 변화한다면, 독하게 혁신해 낸다면 그때는 안철수 전 교수에게 기대하는 지지자들이 우리와 함께 할 수 있다"면서 "안 전 교수는 충분히 우리와 같이 할 수 있다"고 말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安, 결국은 민주당 못 넘는다?

안 전 교수의 최대 약점은 조직이 없다는 점이다. 특히, 안 전 교수가 신당을 차린다고 해도 민주당에서 옮겨갈 의원은 현재로서는 거의 없다는 게 일반론이다. 그렇다면 '안철수 신당'은 거대 정당인 새누리당과 민주당 사이에서 초라한 모습을 드러낼 수밖에 없고 국민적 기대감도 사그라들 수밖에 없다.

이처럼 안 전 교수의 당선 이후는 그다지 희망적이지 않다. 이와 관련, 정치권 일각에서는 안 전 교수가 너무 일찍 출마를 선언했다고 지적한다. 민주당이 스스로는 도저히 다시 일어설 수 없는 지경으로 갈 때까지 기다렸다가 정치권 진출을 선언했어야 했는데 너무 서둘렀다는 것이다.

안 전 교수가 가만히 있었다면 민주당은 아무런 자극도 받지 못했을 것이고 결국 쇄신을 제대로 하지 못해 스스로 허물어지는 지경까지 이르렀을 것이다. 바로 이 때 안 전 교수가 정치권 진출을 선언했다면 야권 구원투수로 그 주가가 폭발적으로 급등했을텐데 너무 서두른 나머지 그런 기회를 놓쳤다는 것이다.

이날 한 정치권 인사는 "안 전 교수가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 좋은 일을 했는데 이번에도 똑같은 것 같다"면서 "안 전 교수가 민주당을 넘어설 수 없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金 당선…MB시절 박근혜 역할 ´기대´

새누리당 김무성 전 의원의 당선 이후에 대해선 긍정적 관측이 많다. 김 전 의원 자신은 물론, 새누리당과 박근혜 대통령 모두에게 이롭다는 것이다.

김 전 의원은 부산 남구에서 4선을 지냈다. 지난 대선에선 선대본부장을 맡으며 대선 승리의 1등 공신으로 평가받고 있다. 사실상 부산 영도의 새누리당 성향 유권자들이 김 전 의원에게 표를 안 줄 특별한 이유가 없다.

김 전 의원이 국회로 들어서는 순간 새누리당의 중심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현재로서는 김 전 의원의 카리스마를 따라올 사람이 눈에 들어오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까닭에 김 전 의원이 내년 당대표 선거에 출마해 당대표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 김무성 새누리당 전 의원 ⓒ뉴시스

새누리당에서는 벌써부터 김 전 의원에 대한 기대감이 감지된다. 사실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를 두고 47일이나 끌어온 현 지도부에 대한 실망감이 적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정치적 존재감이 뚜렷한 김 전 의원이 구심력을 발휘해주길 바라는 것이다.

김 전 의원은 한 때 친박계 좌장으로 불렸지만 지난 세종시 정국 당시 박 대통령에게 반기를 들며 '탈박' 인사가 됐다. 하지만 지난 총선과 대선에서 보수우파 결집을 명분으로 박 대통령을 도왔다. 무조건 박 대통령 치맛자락을 잡는 게 아니라 나름 자신만의 명분으로 자기 정치를 하는 인물이라는 평가다.

이런 그가 새누리당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견제하는 중심 축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당장 김 전 의원이 박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며 여권 분열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올 수 있다.

하지만 김 전 의원의 견제는 분열과는 상관없다는 주장이다. 새누리당이 박 대통령의 지시만 수행하는 정당으로 비치면 새누리당은 물론 박근혜 대통령에게도 이로울 게 하나도 없다. 그런 정당과 대통령을 국민들은 신뢰하지 않을 게 뻔하기 때문이다. 반면 대통령과 여당이 적당한 긴장 관계를 유지하면 국민들은 양쪽을 신뢰하게 된다.

이런 까닭에 박 대통령은 속으로는 불편할 지 몰라도 김 전 의원의 이 같은 역할을 반드시 수용해야 한다.

사실 박 대통령도 지난 이명박 대통령 시절 그런 역할을 한 바 있다. 박 대통령은 당시 여당인 한나라당에서 이 대통령을 견제하는 중심축이었다. 만약, 이명박-박근혜 두 사람이 '짝짝궁' 하는 모습을 보였다면 국민들은 염증을 느꼈을 것이고 정권은 야당에게 넘어갔을 가능성이 컸다는 분석이다.

때문에 새누리당과 박 대통령이 정권을 재창출하기 위해서라도 김 전 의원이 청와대를 견제하는 중심 역할을 해야한다는 주장이다.

"대권도전? …金은 무모한 사람이 아니다"

김무성 전 의원의 부산 영도 출마와 관련, 그의 차기 대권 도전 여부도 주요 관심사다. 김 전 의원이 애초부터 여권 잠룡으로 분류됐던 만큼 그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는 것이다.

이와 관련, 지난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김 전 의원과 함께 박근혜 캠프에서 일했던 한 인사는 이날 "김  전 의원이 대권은 도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그는 "김 전 의원은 일단 당 대표가 될 것이고 2016년 총선에 출마, 20대 국회에서 국회의장이 되는 수순을 밟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 인사는 "김무성 전 의원이 ‘무대뽀’(일본어 無鐵砲가 어원으로 일의 앞뒤를 헤아리지 않고 막무가내로 밀어붙임)인 것처럼 보이지만 절대로 무모한 행동은 안 하는 스타일"이라며 "정치 현실을 보는 눈이 보통이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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