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실에서 만난 정치인(6)>이철희 ˝훌륭한 리더십은 참모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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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실에서 만난 정치인(6)>이철희 ˝훌륭한 리더십은 참모에 달렸다˝
  • 윤종희 기자
  • 승인 2013.04.21 07: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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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건국, 이성계가 아닌 정도전이 주도˝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종희 기자)

<시사오늘>은 정치 현실을 짚어보는 동시에 개혁 방안을 모색하는 차원에서 국민대 정치대학원 '북악정치포럼' 초청 정치인들의 강연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북악정치포럼은 정치인 초청 특강 및 토론 프로그램입니다. 2013년도 '북악정치포럼' 여섯번째 초청 연사는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 소장으로 강연은 16일 국민대에서 진행됐습니다.<편집자 주>

▲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 소장은 참모와 리더는 상하 관계가 아니라 대등한 협력 관계라고 했다. ⓒ시사오늘 박시형 기자

이철희 소장은 고(故)김대중 전 대통령 시절 청와대 비서실 정책2 행정관을 지냈고 고(故)노무현 전 대통령 당선자 비서실 전문위원으로 활약하기도 했다. 특히 이소장은 정치 참모와 관련한 책을 내기도 했다. 그의 이날 강연 주제도 '정치와 참모 리더십'이었다. 그는 "참모는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조선 왕조를 세운 사람이 이성계인가, 정도전인가"라는 질문으로 강연을 시작한 이 소장은 "개인적으로 이성계라기보다는 정도전이라고 본다"면서 "참모 리더십은 리더를 압도하거나, 리더의 몫을 대신한다는 게 아니라 내용적으로 주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소장은 이어 "참모 시스템을 잘 짜는 사람이 성공한다"며 "대통령에게 있어 참모 시스템을 잘 짠다는 건 인사를 제대로 하는 것을 말한다"고 했다. 이어 "훌륭한 리더십은 참모들로부터 조언을 잘 이끌어 낼 수 있는 사람'이라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 격언들을 소개했다.

-나는 행복한 사람. 내가 잘못을 저지르면, 다른 사람들이 반드시 알려주기 때문(공자).

-"당 현종에게 한휴라는 참모가 있었다. 너무나 엄격하고 직언을 서슴지 않아 현종이 불편해 할 정도였다. 한 신하가 말했다. '한휴가 제상이 된 뒤로 폐하는 매우 수척해지셨습니다.' 이런 비판에 대해 현종이 말했다. '한휴 덕분에 나는 야위었다. 그러나 천하는 살찌지 않았는가."

-설령 잘못된 것이라 하더라도 그 의견을 억압하는 것은 틀린 의견과 옳은 의견을 대비시킴으로써 진리를 더욱 생생하고 명확하게 드러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놓치는 결
과를 낳는다.(J. S. Mill)

-나(당 태종)는, 항상 위징이 수시로 정확한 의견을 제시하여 나의 허물을 지적한 것은 밝은 거울 앞에 서서 모습을 비춰 보는 것처럼 나의 좋은 면과 나쁜 면을 분명하게 드러내는 것이라 생각한다(정관정요)

-사람은 누구나 칭찬받기를 바란다. 그러나 오히려 자신을 꾸짖거나 충고해 주는 사람을 더욱 존경할 줄 알아야 한다.(경영의 신 마쓰시타 고노스케)

이 소장은 카네기 묘비에 적혀 있는 문구도 들려줬다.

'여기 자기보다 더 능력 있는 사람들을 쓰는 기술을 터득한 사람이 잠들다.'

이 소장은 '참모 십계명'을 소개하기도 했다.

1. 무릇 모든 사람은 참모다. 참모가 리더십을 발휘해야 조직이 산다. 내 안에 잠자고 있는 참모 리더십을 깨워라. 주저하지 말고 설쳐라.

2. 참모는 종복이 아니다. 알랑거리는 졸개가 아니다. 명심하라, 보스와 참모는 대등한 파트너다. 절대로 굽실거리지 말라. 추하다.

▲ ⓒ시사오늘 박시형 기자

3. 성패와 흥망은 참모의 몫이다. 자부심을 가져라. 미친 듯이 일하고, 후회 없이 승부하라. 그러나 진인사(盡人事)할 뿐 결과는 하늘에 맡겨라.

4.노(no)라고 말하는 데 행여 머뭇거리거나 잠시 망설이지도 마라. 참모의 예스(yes)는 때깔 고운 독약이다. 교언과 영색은 잊으라.

5. 보스보다 한 발 먼저 보고, 한 뼘 넓게 보고, 한 치 깊게 보라. 시킨 일만 하면 로봇이지 참모가 아니다.

6. 권모술수, 변칙, 기책보다는 기본과 정도에 충실하라. 그러나 상식과 통념에 무조건 따르지는 마라. '왜?'라고 묻고, 뒤집어 보라.

7. 항상 지피(知彼)보다 더 지기(知己)에 유념하라. 남은 관대하게 대하고 넉넉하게 평가하라. 나는 차갑게 대하고 야박하게 사정하라.

8. 권력이나 자리에 연연하지 말라. 일을 욕심내라. 업적을 탐하라. 권력은 50% 이상 쓰지 마라. 자리는 조금 낮은 듯 취하라.

9. 들 때와 날 때, 오고 갈 경우를 잘 분별하라. 좋은 일에는 한 발 늦게 나서고, 나쁜 일에는 한 발 늦게 물러서라. 양보하고, 희생하라.

10. 매사 뜻대로, 매양 마음대로, 줄곧 계획대로 되는 것은 없다. 이 사실을 겸허하게 인정하라. 그것은 피할 수 없는 인간사의 한계다. 과정을 즐기라.

이 소장은 이날 참모가 리더의 마음을 읽을 수 있어야 한다고도 했다. 자신의 주장을 반영하기 위해서는 리더를 설득할 수 있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 리더의 미묘한 감정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미국 클린턴 전 대통령의 선거 참모였던 딕 모리스(Dick Morris)가 회의에 참석할 때 별다른 준비는 않고 자신의 넥타이에만 신경썼다는 얘기도 들려줬다. 클린턴 전 대통령이 관심 갖고 있는 것을 미리 파악해 마음을 끌었다는 것이다.

이 소장은 딕 모리스와 관련한 1/10 법칙도 소개했다.

"모리스가 10개의 아이디어를 제시하면 7개는 쓸모없고, 1개 내지 2개는 위험하다. 그러나 하나 내지 둘은 천재의 통찰을 담고 있었다. 클린턴은 이를 분별할 줄 알았다. 이 한 두 개가 클린턴의 선거운동에 동력을 제공했고, 나를 변화시켰다."(Newsweek)

그는 이날 '한 고조(유방)가 장자방을 쓴 것이 아니라, 장자방이 한 고조를 쓴 것이다'라는 정도전의 말을 전했다. 그는 이런 식으로 참모의 위상이 리더보다 절대 떨어지지 않음을 여러차례 강조했다.

이 소장은 이와 함께 "참모가 리더십을 발휘하도록 하는 것이 리더의 리더십"이라고 역설했다.

'현재의 모습 그대로 상대방을 대해주면 그 사람은 현상태 그대로 남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상대방이 할 수 있는 잠재능력대로 그를 대해주면, 그 사람은 결국 그것을 이루어 낼 것이다.'(괴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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