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대리점연합회 ˝밀어내기는 일부 일 뿐…˝
스크롤 이동 상태바
남양유업대리점연합회 ˝밀어내기는 일부 일 뿐…˝
  • 박시형 기자
  • 승인 2013.05.09 17: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봇물 터지듯 남양유업의 문제점 이어져, 회장의 주식 매도까지 논란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박시형 기자)

▲ 남양유업대리점협의회는 100일이 넘도록 남양유업 본사 앞에서 집회를 이어오고 있다.ⓒ뉴시스

업계1위를 차지하던 남양유업이 그 자리를 고수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대리점주들의 피눈물을 짜냈는지 하나 둘씩 벗겨지며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지난 3일 유투브에는 충격적인 음성이 공개됐다. 대화의 주체는 막말을 일삼는 30대 영업 관리소 팀장과 끝끝내 큰소리 한번 못 낸 50대의 대리점주다. 일방적으로 퍼붓는 폭언과 욕설의 수위에서 일반일들은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남양유업 직원은 대화 중 “죽기 싫으면 (제품)받아요. 죽기 싫으면 받으라고. XXX아, 뭐하셨어요?”라며 욕설과 폭언을 섞어가며 이야기하고 있다. 대리점주가 창고가 꽉 차 더 이상 물건을 받기 힘들다고 말하는데도 본사 직원은 막무가내로 받으라고 강요했다. 심지어 과거부터 그래왔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창고 늘리라고 한지가 벌써 2년이야”라고 말했다.

음성파일처럼 남양유업은 대리점주들에게 끊임없이 강매를 요구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몇몇 대리점의 불만사항일 뿐이라던 그들의 주장은 연이어 터지고 있는 밀어내기 집회와 막말 음성 파일 공개로 인해 또다른 거짓말이 돼 버렸다.

5월 7일 남양유업대리점연합회는 또다른 '떡값'관련 음성파일을 공개했다.

대리점주가 직원에게 떡값 명목의 금전을 제공한 정황을 담은 녹취록을 공개된 것. 2분 30초 분량의 짧은 녹취록에는 지난 1월 31일 남양유업 서부지점 영업팀장과 정승훈 연합회 총무의 통화내용이 담겨있다.

통화내용에서 팀장은 떡값을 받은 사실을 인정했다.

하루가 멀다하고 남양유업의 문제점은 끊임없이 제기되고 속속 기사화되고 있다. 심지어는 5월 8일 남양유업 대주주인 홍원식 회장이 논란이 있기 한달 전부터 개인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팔아온 것으로 드러났다.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에 따르면 홍 회장은 4월 18일 매도한 것을 시작으로 5월 7일까지 13차례에 걸쳐 총 6583주를 장내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 남양유업 홍원식 회장의 지분 변동

당시 매도가격은 106만 원~115만 원 사이여서 평균 110만원을 적용한다면 대량 72억원을 현금화 한 것으로 보여진다. 홍 회장의 보유주식 수는 180,771(20.39%)주에서 174,188(19.65%)주로 감소했다.

남양유업측은 개인적인 사유로 지분을 팔았다는 입장이지만 시기가 맞물려 밀어내기 영업 논란에 주가가 급락할 것을 우려해 일부를 매도한 것이 아니냐는 도덕성 논란까지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홍회장이 장내 매도하던 시기는 4월 18일 종가 107만9,000원에서 30일 117만5,000원으로 급등했지만 5월 4일 막말논란 이후 연일 하락해 5월 8일 한때 100만원 아래로 떨어지며 황제주 타이틀까지 반납해야했다.

 협의회, 남양유업의 횡포 고발위해 수집 자료들 비밀에 부쳐

▲ 본사 앞에 쏟아지는 남양유업 제품들 ⓒ뉴시스

지난 3월, 사회적 이슈로 제기됐던 밀어내기 영업 논란의 광풍은 남양유업의 꾸준한 무대응과 일부 대리점의 주장에 불과하다는 입장표명, 허위사실 유포등에 의한 고소로 잠잠해지는 듯 보였다.

남양유업은 이 시기에 밀어내기 영업에 대해 중단했어야 하고 그간 해왔던 잘못에 대해 진정 반성하고 사죄를 했어야 옳다는 게 일반론이다. 그러나 눈 앞의 영업이익에 눈이 멀어 중단했던 과거의 행태를 다시 되풀이했다.

남양유업대리점협의회는 여론의 눈이 뜸하던 3월 즈음부터 꾸준히 준비하고 자료를 모아왔다. 4월 2일 검찰에 남양유업을 고소하면서도 언론에 최대한 비밀에 부쳐왔다. 협의회는 그간 모아온 자료들이 틈새 하나로 물거품이 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라 설명했다.

그리고 ‘본사직원 욕설’이라는 문제점을 내놓고 남양유업의 사죄를 기다렸으나 돌아온 것은 홈페이지에 게시된 몇 글자뿐이다. 여론은 본사직원의 막말에도 화가 났지만 남양유업의 대응방법에도 크게 분노했다.

이제 일부에서 시작된 남양유업 불매운동은 인터넷을 통해 급속도로 확산됐고 5월 8일 전국편의점가맹점사업자단체협의회(전편협)의 불매운동 참여로 범국민적 운동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 단체는 세븐일레븐, CU, GS25 등 주요 편의점주 1만 5000여 명을 회원으로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방경수 전편협 대표는 “편의점은 편의점 본사에 주문을 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상품발주 중단이 자유롭다”면서 “점주들의 자율에 따르지만 참여율은 꽤 높을것”이라고 전망했다.

남양유업 '밀어내기 영업 인정' 대국민 사죄, 진심일까?

5월 9일 남양유업은 '밀어내기 영업, 직원의 욕설과 폭언'을 인정하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김웅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의 LW컨벤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국민 사과와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김 대표는 "영업현장에서 밀어내기 같은 잘못된 관행이 있었음을 인정하고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제도적 시스템을 만들어 개선조치 하겠다"고 말했다. 또 서로 고소전을 벌이며 갈등관계에 있던 남양유업대리점협의회에 대한 경찰 고소를 모두 취하하고 화해 노력에 적극 나설 것이라 밝혔다.

▲ 9일 남양유업은 김웅 대표를 앞세워 대국민 사과를 하며 사태수습에 나섰다. ⓒ뉴시스

하지만 남양유업의 대국민사과가 오히려 진정성이 없는 사과로 대리점과 소비자의 화만 돋웠다는 지적이다.

협의회 관계자는 "남양유업의 대주주인 홍원식 회장이 참석하지 않고 김 대표를 내세운 것이 증거"라며 "진짜 책임져야할 사람은 빠지고 무늬만 남은 사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를 증명하듯 김웅 대표가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앞둔 대리점주들을 찾아 사과했지만 이들은 끝내 김 대표의 사과를 받지 않았다.

협의회는 남양유업의 기자회견 직후 본사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소비자에 대한 깊은 사과와 함께 피해대리점에게 피해를 보상할 수 있는 구체적 행동을 촉구한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사과가 진정성이 있으려면 여기있는 사람들에게 사죄를 하는게 첫번째 순서인데 이것이 빠져있다"고 지적했다.

성춘일 민변민생경제위원회 소속 변호사는 "남양유업은 지난 2006년 공정위로부터 불공정행위로 시정명령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불공정행위를 반복하고 있다"며 "피해 대리점주를 추가로 더 모아서 민사·형사 소송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수사기관은 남양유업의 ‘갑질’에 초점을 맞춰 본격적인 조사에 들어갔다.

검찰은 남양유업 본사와 지점 등 3곳에서 압수한 장부와 하드디스크 등의 조사를 마치는 대로 남양유업 주요 임직원들을 소환해 사건의 진위 여부를 파악할 예정이다.

공정거래위원회도 남양유업의 밀어내기 실태 조사에 힘 쓰는 한편 서울우유와 한국야쿠르트, 매일유업 등 유업계 전반으로 조사를 확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논란은 서로의 사정을 모두 내려놓고 보더라도 남양유업이 밀어내기 영업을 한 것과 대리점주에게 막말을 한 일, 떡값을 요구한 사실, 홍 회장이 절묘한 시기에 주식을 매도한 일은 움직일수 없는 분명한 사실이다.

 

담당업무 : 시중은행 및 금융지주, 카드사를 담당합니다.
좌우명 : 필요하면 바로 움직여라.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