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자와 성 노리개⑤>20대가 본 ´윤창중과 일본 망언´
스크롤 이동 상태바
<권력자와 성 노리개⑤>20대가 본 ´윤창중과 일본 망언´
  • 김병묵 인턴기자
  • 승인 2013.05.27 12: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계 성추문에 대해 “한국의 조직문화에 문제 있어”
일본의 도 넘은 망언에 “정부에서도 대응해줬으면”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병묵 인턴기자)

“20대들은 정치로부터 등을 돌렸다” 는 말은 불과 몇 년 전까지 새삼스럽지도 않은 공공연한 사실처럼 들렸다. 그러나 그들은 사라지지 않았다. SNS라는 새로운 무기를 들고 나타나 지난해 총선과 대선에서 화려한 존재감을 다시금 선보였다. 정치판이 성추문으로 얼룩지며 세간의 이목을 모으고 있는 요즘, 인터뷰를 통해 대선 이후 잠잠한 20대들의 시선을 따라가 봤다.

▲ 21세기 일본 성노예 망언을 규탄하는 청년들과 위안부 할머니.ⓒ뉴시스

-최근에 고위층 별장 성접대 의혹 파문부터 윤창중 전 대변인 성추행 사건에 이르기까지, 정치계에서 성추문이 끊이지 않고 있는데, 어떻게 보고 계세요.

“민망하기도 하고, 화도 나는 일이구요. 남녀 차별이 심해서 생기는 문제라고 생각해요. 뿌리 깊은 차별 문화 같은 것이 있는 것 같아요. 그러다보니 여자애들 중에서도 앞서 말한 사건에 ‘남자들은 원래 그런 거야’라며 담담히 받아들이는 아이들도 있을 정도니까요.”- 강○○(여,24 S대학교 4년)

“잘못했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사실 관심이 많지는 않죠. ‘정치인 누가 뭘 잘못했다’고 지나치면서 보아도, ‘어휴 또 무슨 일이야’하고 한번 욕하고 말아요. 연예인들 열애설처럼 말이에요. 한번 스치고 지나가면서 눈길은 주는데, 그것에 관해서 깊이 생각하고 싶지는 않고 그래요.”- 김○○(남,26 C대학교 4년)

“아주 어이없고 부끄러운 일이라고 생각해요. 더 기분이 나빴던 건 윤창중 전 대변인이 해명을 하러 나와서 ‘문화적 차이를 몰랐다’고 했잖아요? 한국 여자들한테는 그래도 된다는 건지, 뭔가 우리나라의 조직에 그런 문화가 있는 것이 사실인 것 같아요. 높은 자리에 있을수록 아랫사람들한테 막 대하는데, 여자면 더 얕보는 걸까? 라는 생각이 들어요.”- 이○○(여,26 직장인)

“나쁜 일임에는 분명해요. 그런데 그 이상을 생각해 보지는 않았어요. 좋다, 아니면 나쁘다 정도만 느끼고 마는 것 같아요. 애당초 관심이 별로 없어서 그럴 수도 있고요.”- 이○○(여,22 K대학교 3년)

▲ 21세기 서울여성회에서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 구속 수사를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뉴시스

-최근에 여성가족부가 이런 사건에 대해서는 침묵을 지키고 있어서 비판을 받기도 했는데요, 일본의 위안부 관련 망언 같은 것에는 강력하게 규탄하고 있단 말이에요?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일단 일본의 망언에 대한 여성가족부의 강력한 항의, 이런 것은 참 잘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정부 부처에서 나서서 좀 시원하게 지적해줬으면 하는 부분이기도 했고요. 그런데 윤창중 사건이나 고위층 별장 성접대 사건 같은 것에 대해서도 뭔가 행동해줬으면 좋겠어요. 그래야 일본을 비난할 때도 더 할 말이 많을 것 아닌가요?”-김○○(여,26 직장인)

“여성가족부가 사실 이런 일에야말로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야 한다고 생각해요. 왜 아무 말도 하지 않는지 궁금하고요. 물론 여성가족부 장관도 박 대통령의 측근이고 해서 조심스러울 수도 있을 것 같긴 한데, 그래도 할 일은 해야 하잖아요. 일본에 대한 비판 성명을 내고 그런 행동에는 대찬성이지만, 국내에도 좀 신경을 써야 하지 않을까요?”- 한○○(여,27 직장인)

-여성가족부는 종종 폐지 논란이 일기도 하거든요. 그와 관련해서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신지.

“솔직히 필요없지 않나요? 아니면 ‘남성가족부’를 만들든지. 정치권에서 나오는 최근 성추문 같은 것들을 보면, 이런 사건들이 같은 행정부 안에서 나와도 방지하지도 못했고, 대책도 내놓지 못하고 있잖아요. 혹시 여성가족부가 제가 모르는 곳에서 그간 여권을 신장시키는데 기여해 왔다면, 이젠 없어도 되지 않나 싶네요.”- 이○○(남,26 직장인)

“여성가족부가 요새 역차별 논란이 나오고 그러는 건 그간 여성가족부가 있어서 여성의 권리가 많이 늘어난 때문일 수 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활동을 잘못하고 있다면 앞으로 잘 하는 방향으로 변해야지, 없애버리기에는 아직 우리사회에 필요한 부처라고 생각하거든요.

지금 남녀평등이 이루어졌다고 하는 사람들도 꽤 있는데, 제가 볼 땐 그냥 기계적 남녀평등이에요. 실질적으로는 차별이 아직 심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최근에 윤창중 사건이나 별장 성접대만 봐도, 여성을 바라보는 시각이 아직도 비뚤어진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요”- 강○○(여,24 S대 4년)

▲ 일본 성노예 망언을 규탄하는 청년들과 위안부 할머니ⓒ뉴시스

-최근에 일본의 우익 정치인들이 위안부를 매춘부에 비유하거나 하는 등의 망언을 일삼고 있잖아요. 이 역시 권력형 횡포, 권력형 자기 변명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이런 모습을 어떻게 보고 계세요.

“시쳇말로 정신 나간 일이라고 생각해요. 정치인들이 강력하게 대응하는 모습을 잘 보이지 않고, 그래서 이런 일이 자꾸만 벌어진다고 생각해요. 보다 적극적으로 정부 차원에서 대응을 해야 한다고 봐요.”- 김○○(남,27 C대학교 4년)

“일단 화가 나죠. 전세계가 손가락질하는데도 왜 그러는지 알 수가 없어요. 일본 내에서는 저런 발언을 할수록 인기가 올라가나요? 상식을 벗어나는 행동이라고 봐요.”- 이○○(여,26 직장인)

인터뷰를 통해 들어본 20대들의 목소리에는 정치권 성추문에 대한 비난, 여성가족부에 대한 아쉬움 등이 묻어있었으며 그 존폐 논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리기도 했다. 일본의 망언에 대해서는 한목소리로 “제 정신이 아닌 행동”이라고 비판하는 한편 정부의 적극적인 대처를 바라는 모습이었다.

한편 최근 20대의 정치에 대한 관심 동향을 묻자 이들은 “관심이 없습니다. 매번 실망스러운 소식뿐”(김○○,C대학 4년), “대선 때는 다들 관심이 많았는데, 요새는 정치 이야기는 하지 않아요. 말하기도 민망한 사건들도 많고…”(이○○,직장인) 라며, 대부분 거리감을 드러냈다.

최근 꼬리를 물고 일어나는 정치권의 성추문을 비롯해 끊이지 않는 부정부패와 진흙탕 싸움 등에 20대들의 관심은 더욱 멀어진 것으로 보여진다.

담당업무 : 게임·공기업 / 국회 정무위원회
좌우명 : 행동하라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