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실에서 만난 정치인(13)> 김세연 ˝창조경제 위해서도 경제민주화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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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실에서 만난 정치인(13)> 김세연 ˝창조경제 위해서도 경제민주화 필요˝
  • 윤종희 기자
  • 승인 2013.06.11 09: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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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력 집중에 따른 갈등과 모순…지금 개혁해야˝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종희 기자) 

<시사오늘>은 정치 현실을 짚어보는 동시에 개혁 방안을 모색하는 차원에서 국민대 정치대학원 '북악정치포럼' 초청 정치인들의 강연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북악정치포럼은 정치인 초청 특강 및 토론 프로그램입니다. 2013년도 '북악정치포럼' 열세번째 초청 연사는 새누리당 김세연 의원으로 강연은 4일 국민대에서 진행됐습니다.<편집자 주>

▲ 김세연 의원은 경제민주화와 관련 근본적인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사오늘 박시형 기자

김세연 의원은 최근 우리 사회의 이슈 중 하나인 '경제민주화'와 관련, 지속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는 인물이다. 특히, 김 의원은 단순히 대기업의 행위를 규제하기보다는 구조적 개선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역설한다. 그가 문제 삼는 구조는 '경제력 집중'이다. 지나치게 대기업으로 경제력이 집중돼 있는 것을 완화하자는 게 그의 지론인데, 그렇다고 그가 대기업 총수일가를 잠재적 범죄자로 여기는 건 아니다. 그는 그저 국민통합과 상생을 중점에 둔다고 강조한다.

이날 '경제민주화'를 주제로 강연한 김 의원은 경제력이 대기업으로 집중된 이유부터 말했다. 그는  '분단 국가'를 한가지 이유로 제시했다.

우선 북한 때문에 우리가 대륙으로 바로 진출할 수 없었고 결과적으로 대륙국가보다는 해양국가에 가깝게 됐다는 설명이다. 또 해양국가는 진취적 기상이 강한데 바다를 넘는 국가 간 교역이 경제의 큰 부분을 차지하게 되고 결국 대규모 수출에 용이한 대기업 위주의 정책이 펼쳐졌다는 것이다.

그는 우리나라와 비슷한 사례로 이스라엘을 들었다. 이스라엘도 레바논, 시리아, 요르단으로 둘러싸여 있고 항상 주변국가와 긴장관계에 있기 때문에 인접한 국가들과의 경제활동보다는 먼 나라와의 교역으로 경제를 살려야 한다는 얘기다.

하지만 김 의원은 "최근 이스라엘이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의 쌀처럼 이스라엘 국민들의 주식이라고 할 수 있는 염소치즈를 유통하는 몇몇 대기업이 급속히 가격을 올린 것이 시발이 돼서 집값 등 물가폭등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발생, 텔아비브 시민의 2/3가 그 시위에 참여했다"고 그는 전했다.

실제로 지난 2011년 국가안보를 최우선 가치로 삼는 것으로 알려진 이스라엘에서 경제문제와 관련한 대규모 시위가 발생해 전 세계의 이목을 끈 바 있다. 당시 시위 이후 이스라엘 정부는 소위 '재벌해체' 법안을 내놓았다. 이스라엘의 경우 10대 재벌그룹이 상장기업 전체 시가총액 중 41%를 차지할 정도로 재벌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지만 이에 대한 변화의 바람이 불고있는 것이다. 

그는 그러면서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 총선과 대선을 거치면서 경제민주화가 화두로 떠올랐는데 이번 기회에 근본적인 해법을 제시하지 못할 경우 이스라엘처럼 만만치 않은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 의원은 이날 재벌들이 업종을 마구잡이식으로 늘려가는 이유에 대해 일각의 분석을 전했다.

▲ ⓒ시사오늘 박시형 기자

재벌총수가 자녀들에게 증여나 상속을 하는 방식으로 여러 업종에 진출하거나, 세계 시장에는 이미 경쟁사들이 많기 때문에 그나마 경쟁력이 확보된 국내시장의 여러 업종으로 손을 뻗는다는 설명이다. 그는 "대기업 전문 경영인들의 경우 매출을 올려야하는 압박감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때문에 전문 경영인들도 해외 유수업체들과 붙기보다는 국내에서 하려는 경향이 있을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김 의원은 박근혜 정부가 내세운 '창조경제'와 '경제민주화'의 관계에 대해선 "경제민주화가 먼저 돼야 창조경제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창업하는 분들이 '외식 프랜차이즈'를 많이 하지만 본사에 예속된다는 하소연이 많고 젊은층이 기술창업을 하면 기존 업체에서 헐 값에 사려고 한다는 불만이 많다"며 "과연, 이런 분위기에서 제대로 된 창조가 나올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그러면서 "경제력이 어느 한 쪽에 집중되면서 발생하는 갈등과 모순이 어느 순간 터지는 것보다는 지금이라도 개혁을 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국민의 신뢰를 못 받고 있는 정치권이 대기업들에게 개혁을 요구하거나 그런 법안을 만들 자격이 되는가'라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선 "그래도 국민의 대표로 뽑혀서 의정활동을 하도록 해야하는데 만약 그렇지 못하다면 누가 그런 활동을 할 수 있겠느냐"고 되물으면서 "만약 국민의 신뢰를 받지 못한다고 국회의원들이 의정할동을 할 수 없다면 국민들이 더 큰 피해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정치권에 대한 투명성이 과거보다 많이 높아졌다"고도 덧붙였다.

경제력 집중에 대해 비판한 김 의원은 중앙집권주의에 대해서도 부정적 시각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고려 광종 때 노비안검법이 실시되고 사병제가 (약화되면서) 호족들이 무너지고 이후 중앙집권국가가 천년 동안 유지됐다"면서 "좀 세게 말하면 지방에서는 서울의 식민지화가 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2등 국민 취급을 받는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전했다.

이어 "다양성은 좋은 것"이라면서 "지방분권이 활성화되면 각 지방의 자율성이 생기면서 다양한 모습을 보일 수 있는 만큼 지방분권에 대한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김 의원은 경제민주화에 대해 "누구나 경제적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공정한 시장질서를 만드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담당업무 : 大記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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