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성칼럼> 남북문제, 명분보다 실리 우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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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성칼럼> 남북문제, 명분보다 실리 우선해야
  • 김동성 자유기고가
  • 승인 2013.06.14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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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문제 정치와 사상, 이념으로 해석하면 결코 해답 없어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동성 자유기고가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로 끝이 났다. 남북한의 당국자 회담 무산을 두고 하는 말이다. 남북한은 최근 개성공단을 포함해 교착 상태에 빠진 양측의 문제를 대화로 풀기 위해 당국자가 회담을 열기로 약속한 바 있다.

하지만, 회담에 나서는 당국자간 격을 두고 설전이 벌어지면서 결국 어렵게 열린 남북한의 대화 창구는 열지도 못하고 닫히고 말았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누가 먼저라고 할 것 없이 양측의 무성의한 회담 태도를 비판하고 있다.

실제로 북한은 대화의 의제와 무게에 맞춰 충분히 신뢰를 가질만한 인물을 내세워야 함에도 그렇게 하지 않았다. 회담을 대화의 창구가 아니라, 기싸움의 전장으로 인식한 탓이다.

이를 문제 삼아 우리 정부도 강도 높은 요구를 한 것은 문제 해결을 위한 적절한 조치가 아니었다는 지적이 많다. 이는 우리사회에서 소위 ‘보수’라고 불리는 측의 말을 들어봐도 같은 소리를 한다.

남북한 모두가 회담에 나서면서 양보와 타협보다는 이기는 것을 먼저 생각하고 자리를 마련했다고 표현하는 게 맞을 듯하다.

문제는 당국자들의 생각처럼 꼬이고 얽힌 한반도의 사정이 그리 여유롭지 못하다는 것이다.

북한은 북한대로 전통적 혈맹인 중국으로부터 이렇다할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다. 당초 미국과의 대화 재개를 노리며 핵실험을 강행했던 것도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국제 사회로부터 비난과 아울러 극심한 제재에 직면해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 사정이 더 어려움에 처했다.

우리는 어떤가? 금강산 관광길이 닫힌지 5년이 넘어 모처럼 활기차던 주변 상권이 유령도시로 변했다. 이것도 모자라 이제는 최후의 보루라는 개성공단마저 폐쇄에 들어가 언제 열릴지 기약하기 힘들어졌다.

불황기를 맞아 공단에 입주했던 중소기업들의 어려움은 말할 것도 없고 이제는 유관 기업들로 영향이 도미노처럼 미쳐질 우려까지 드러나고 있다. 남북문제가 어느 누구에게는 그저 그런 장기 한판 정도로 여겨질지 모르겠다.

하지만, 직접적으로 이해가 닿아있거나, 심지어 생업이 달린 이들에게는 목숨과도 바꿀 수 없는 중차대한 위기 상황이라는 점을 양측 당국자들은 알아야 할 것이다.

또 극히 일부이기는 하지만, 개성 공단 입주 기업에 대해 악성 발언을 일삼는 경우가 더러 있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온갖 특혜를 입고 들어갔다’거나, ‘누가 들어가라고 했느냐’라거나 속 타는 당사자들의 입장에서는 참으로 입에 담기 불편한 말들을 무책임하게 내뱉는 이들이 있다는 것이다.

기업을 살리는 고육지책으로 험로를 찾아 나섰던 이들에게는 염치없는 소리가 아닐 수 없다.

모든 문제를 정치와 사상, 이념으로 해석한다면 결코 해답은 나오지 않을 것이다. 하루라도 빨리, 개성 공단에서 다시금 분주히 돌아가는 기계소리와 물건을 실어 나르는 자동차의 엔진소리가 들려오기를 기대해 본다.

<김동성 월요시사 편집국장(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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