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태, 친노세력 제치고 부산시장 도전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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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태, 친노세력 제치고 부산시장 도전하나?
  • 윤명철 기자
  • 승인 2013.06.22 22: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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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더이상 지도부 흔들지 마라"... 돌직구 날려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명철 기자)

조경태 민주당 최고위원은 원조 노무현 Kid다. 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인연은 1988년 13대 총선 당시 대학생이던 조 의원이 노무현 후보 캠프에서 자원봉사자로 일하며 시작됐다. 1996년에는 故 노 전 대통령에게 정치입문 의사를 밝히면서 민주당 부산 사하 갑 공천을 받아 처음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해 3위로 낙선했다.

이어 故 노 전 대통령을 따라 새천년민주당에 갔다. 그는 사하 을로 지역구를 옮겨 출마한 16대 총선에서도 낙선했다. 그러나 2004년 17대 총선 당시 부산 유일의 열린우리당 당선자로 주목을 받았다. 한나라당이 싹쓸이한 지난 18대 총선에서도 통합민주당 간판으로 재선에 성공하면서 그의 존재감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조경태 의원은 달변이다. 2008년 청문회에서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그에게 호되게 당했다. 여권의 차세대 여성지도자로 손꼽히는 나경원 전 의원과도 설전을 벌여 주목을 받았다. 

원조 친노로 여당 텃밭에서 3선 위업 달성

19대 총선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이 2번이나 지원유세를 한 안준태 새누리당 후보를 꺾고 3선의 중진의원이 됐다. 총선 당시〈시사오늘〉은 그의 지역구인 사하 을에서 민심탐방을 진행했다. 상당수의 지역구민들은 ‘부산 도시철도 1호선의 다대포 연장’을 조 의원의 공으로 인정했다. 그리고 그의 3선을 장담하는 이들도 많았다. 결국 그는 새누리당 텃밭인 부산에서 3선에 성공했다.

당시 민주당은 소위 ‘문·성·길’ 낙동강 벨트로 부산에서 야당의 바람을 일으켜 총선승리를 이끌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문재인 의원은 새누리당의 신예 손수조 후보에게 고전 끝에 당선됐다. 당초 기대를 모았던 문성근 후보와 김정길 후보는 별 바람을 일으키지 못했다. 특히 다수의 부산시민들은 “문성근 후보는 부산 출신도 아닌데 깃발만 꽂으면 당선될 것 같냐”며 부정적인 분위기를 전했다.

하지만 조경태 의원은 차분히 자신의 선거를 이끌어 득표율 면에서 58.2%로, 문재인 의원의 55.0%보다 높았다. 그는 3선에 성공한 직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민주당의 낙동강벨트 구축 실패의 책임에 대해 “특정 계파가 (후보를) 내려 꽂다보니 유권자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며 “문성근 최고위원이 나온 부산 북·강서을만 해도 그렇다. 물론 경선을 했더라도 문 최고위원이 됐겠지만 국민경선을 했다면 지지율을 3~4%포인트 더 끌어올릴 수 있었을 것이다”고 진단했다.

이어 공천의 문제점을 총선 패배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했다. 조 의원은 “공천 과정이 문제였다. 공천과 관련한 실망감이 표심에 작용했다. 내부에서도 ‘특정계파에 의해 휘둘렸다’, ‘혹은 보이지 않는 손이 있다’는 평가들이 있었지 않나”고 거듭 강조했다.

비주류로서 문재인 의원에게 잇단 돌직구 날려

▲ 2012년 대선경선에 출마한 조경태 최고위원 ⓒ뉴시스

그는 민주당에 섭섭한 게 많다. 특히 친노 세력에 할 말이 많다.

지난해 4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민주당이 새 지도부를 구성하면 당직을 주지 않겠나는 질문에 “중앙당이 명령하면 문지기 역할도 마다하지 않겠다”며 “내가 계파에 소속되어 있지 않다고 해서 이런 대접을 하는 것은 나를 뽑아준 부산시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고 서운한 감정을 드러냈다.

이어 그는 “그게 과연 민주정당의 모습인가? 민주당이 나를 대접하는 것을 보면서 부산시민들은 민주당은 호남당이라고 믿게 됐다”며 “이번에 그게 부메랑이 되어 당에 돌아갔다. 지역주의 바람이 다시 부산을 휩쓴 배경이다”고 당시 지도부를 꼬집었다. 

총선 이후 조경태 의원이 선택한 길은 대권도전이었다. 지난해 6월 그는 민주통합당 대선 경선에 참여했다. 조 의원은 당 주류가 주장한 경선 방식에 대해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민심이 왜곡되지 않으면 모바일투표도 무방하지만 민심이 왜곡되는 행태들이 나타나면 당이 상당한 곤란을 겪을 수 있다"고 당 주류를 직접 겨냥했다. 하지만 그의 도전은 실패했다.

마침내 조경태 의원은 지난 5월 김한길 대표체제가 들어서면서 부산 출신으로는 故 노 전 대통령 이후 20년 만에 제1야당인 민주당 지도부 경선에서 2위로 당선돼 이변을 일으키며 선출직 최고위원에 당선됐다.
 
조 의원은 공식기자회견에서도 문재인 후보를 비판했다. 그는 "대선 후보까지 지내신 분이 전당대회에 와서 힘을 실어주는 게 타당하지 않은가 싶다"고 밝혔다.
 
또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과실만 따 먹으려고 하지 말고 당을 위해 희생할 줄 아는 게 노무현 정신"이라며 "문재인 의원은 당원이고 어떤 이유에서든 전당대회에 참석하지 않은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질타했다.

조경태 의원은 문재인 의원에 대한 공세는 계속 이어갔다.

조 의원은 21일 작심한 듯 문재인 의원을 직접 거론하며 비판의 날을 세웠다. 그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에서 “저는 문재인 의원에게 당부 드리고자 한다. 더 이상 지도부를 흔들지 마시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조 의원은 총선에 이은 대선패배의 책임론도 제기했다.

그는 “총선 실패와 대선 패배의 가장 큰 교훈이 무엇인가. 당원의 뜻을 무시하고, 후보자가 선호중심의 모바일 투표니, 무슨 무슨 캠프니 하면서 당 체계를 배제하고, 당원을 무시하여 당과 당원의 열정을 무력화시키고 당 골간 조직을 마비시켜, 당의 역량을 하나로 모으지 못한 점이 그 이유 중의 하나다”며 맹비난했다.
 
일부 친노세력에게 공세를 이어갔다.

조경태 의원은 “지금은 탈당한 노무현재단의 명계남 씨는 봉하마을에서 우리당 지도부에 망신을 주고 아직도 아무런 사과 한마디 없다”며 “당의 대표 권한대행까지 지내신 분도 자기 뜻에 맞지 않는다고 새 지도부 선출에 맞춰 민주당을 박차고 나갔다”고 질타했다.
 
조 의원은 문재인 의원에게 한마디 덧붙였다.

그는 “민주당원인 문재인 의원께 부탁드린다. 민주당과 민주당 지도부가 보시기에는 아직도 많이 모자라고, 부족하지만 믿음을 가지고 힘을 보태주시기를 간곡히 부탁 한다”며 “이제 대통령 후보 문재인이 아니라 국회의원 문재인 의원으로서 국민 복리와 미래를 위한 지역현안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주실 것을 부탁 드린다”고 꼬집었다.

그는 현재 내년 지방선거에서 김영춘 전 의원과 더불어 야권의 유력한 부산시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원조 친노였던 조 의원이 친노세력과의 치열한 경쟁 속에 비주류의 한계를 극복하고 부산시장 도전에 성공할 수 있을지 많은 이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담당업무 : 산업1부를 맡고 있습니다.
좌우명 : 人百己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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