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가 만나야 할 중국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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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가 만나야 할 중국 경제
  • 윤명철 기자
  • 승인 2013.06.27 11: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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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은 왜 시안에 가는가?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명철 기자)

▲ 중국방문을 위해 출국하는 박근혜 대통령 ⓒ뉴시스

박근혜 대통령이 오늘부터 3박 4일의 일정으로 중국을 국빈 방문한다. 오늘 중국 베이징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갖는 정상회담은 한·중 FTA 등 중요한 의제를 다룰 것으로 보여 양국 경제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어 29일에는 중국의 신 성장동력인 ‘시안’을 방문해 한국 기업의 활발한 경제활동을 독려할 예정이다. 한편, 박 대통령의 방중에 앞서 전경련은 중국 경제의 변화에 대해 5가지 사자성어로 풀이한 보고서를 내놓아 많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박 대통령, 新 성장동력 ‘시안’ 방문

박 대통령의 이번 방중에는 역대 최고 규모의 경제사절단이 동행할 것으로 전해져 본격적인 비즈니스 외교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29일부터 중국의 지방도시인 시안(西安)을 국빈 방문할 예정이다.
 
청와대는 금번 국빈 방중 행사의 지방 방문도시로 시안을 선정하게 된 배경에 대해 상세하게 밝혔다. 김행 청와대 대변인은 “시안은 3천년의 역사를 가진 문화의 고도이며, 서부 대개발의 거점이고, 중국 3대 교육 도시의 하나로, 중국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함축적으로 담고 있는 도시이다”고 부각시켰다.
 
김 대변인은 “고대 실크로드의 시발점인 시안은 한국과 중국 서부 지역 간 교류협력의 중심지로서 우리 기업이 현재 많이 진출해 있고, 또 앞으로도 진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우리 기업의 중앙아시아 및 유럽 진출을 위한 전진 기지로서의 역할을 하는 등 한·중 간 미래 협력 잠재력이 매우 큰 지역이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이 방문할 시안 지역은 중국의 새로운 성장동력인 서부지역에 한국 기업이 깊게 뿌리 내려 활발한 사업을 벌일 新전략 지역이다. 현재 삼성전자·현대차·포스코·LG와 같은 대기업들이 지속적으로 공장을 세우는 등 중국 내 최대 관심 지역이다.

청와대는 “박근혜 대통령의 금번 시안 방문은 역대 국빈 중국 방문에 있어서  처음 이루어지는 것”이라며 “박 대통령은 시안 방문 기간 중 산시성 고위 지도자를 접견하고 산시성과의 협력 증진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정부의 국정기조인 경제부흥과 문화융성 측면에서 한·중 양국 간 경제협력을 더욱 확대시키고 양국 간 문화교류를 촉진시켜서 한·중 간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내실화 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재계의 반응도 뜨겁다. 이번 방중에 무려 71명이 경제사절단으로 참가한다. 지난 5월 방미 때 동행했던 대기업 총수들도 다시 출동하는 이들이 많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대표적이다.

이 밖에도 구본무 LG그룹 부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 정준양 포스코 회장 등이 동행한다.

대기업 회장 뿐만 아니라 경제단체장도 대거 출동한다.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허창수 전경련 회장, 한덕수 한국무역협회장 등이 동행한다. 또 박 대통령이 중시하는 중소기업도 대거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많은 중소기업 인사들이 동행을 원해 경제사절단 규모가 확대됐다는 후문이 전해진다.

이번 박 대통령의 방중에 앞서 전경련은 24일 달라진 중국 경제에 대해 5가지 사자성어로 정리해 화제가 됐다.

▲ 중국의 신 성장동력으로 떠오른 시안의 야경 ⓒ뉴시스

전경련, “중국은 세계의 연구소” … 이젠 그림의 떡?

전경련은 “중국은 더 이상 ‘세계의 공장’이 아니었고, 만만한 시장도 아니었다”며 “시진핑 주석이 ‘중국을 세계의 연구소로 탈바꿈시키겠다’고 천명했고, 기업들은 혁신으로 실력을 갖추고 있었다”고 밝혔다.

먼저 중국은 ‘외자기업 수출비중 감소’로 외국기업은 ‘토사구팽’ 이 됐다고 정의했다. 전경련은 “중국은 개방초기 ‘초국민대우’라고 불릴 만큼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며 외국자본을 유치했고, 외자기업은 수출의 반 이상을 책임져 중국의 경제성장과 기술 발전의 촉매제가 됐다”며 “하지만 최근 중국의 외자기업 수출의존도는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전경련의 분석에 따르면 “중국 내 외자기업의 수출액은 5년 전보다 2배 가까이 늘었지만, 차지하는 비중은 7.5% 가까이 줄었다”고 평가했다.

전경련은 “이는 중국정부가 몇 년 전부터 ‘선별적인 외국인 투자’를 강조하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면서 “2000년 중반부터 시작된 ‘내·외자기업 세제 일원화’로 외국기업에 대한 보편적 세금혜택은 점차 작아졌고 가격 경쟁력은 그만큼 줄었다”고 덧붙였다. 결국 자국기업 육성에 대한 중국정부의 의지와 자신감을 보여주는 대목이라는 설명이다.

둘째로, ‘가공수출 비중 감소’로 이제부터 중국은 '자급자족'의 시대가 열렸다. 전경련은 “중국의 가공수출액 역시 줄어들고 있다”며 “ ’12년 가공무역 수출이 중국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년 전보다 반으로 줄었다”고 밝혔다.

전경련은 “가공무역 비중 감소는 단기적으로는 주요 수출시장의 경기부진 등 완제품 수요 감소가 원인이었다”며 “산업고도화에 따른 현지 부품조달 증가로 반제품을 수입할 필요성이 줄어들며 가공무역 비중은 계속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지적했다.

결국 중국의 상황은 한국에게는 피하고 싶은 현실이 됐다. 전경련은 “한국의 대중 중간재 수출은 전체의 3/4 가량을 차지한다”며 “한·중 간 끈끈한 분업구조는 비약적인 대중 수출 증가의 기반이었는데, 우리의 최대 수출 시장이 이렇게 변하고 있다”고 경각심을 고취시켰다.

중국의 변화는 실로 눈부시다. 이제 중국은 수출 1위 품목 최다보유국으로서 수출시장에서도 ‘유아독존’ 됐다. 전경련은 “중국의 수출 1위 품목 수는 ’02년만 해도 미국과 독일에 이어 3위에 머물렀다”면서 “그러나 ’04년 미국을 제치고 2위로 부상했고, 다시 1년 뒤인 ’05년 독일을 넘어선 뒤 지금까지 1위를 고수하고 있다”고 경계심을 드러냈다.

전경련은 “(중국의) 1위 품목은 비약적인 증가는 중국이 농산물, 노동집약적 산업 외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음을 뜻한다”고 경고했다.

또 저가품의 대명사였던 중국이 이제는 첨단품목 수출액 증가로 Made in China의 ‘환골탈태’가 이뤄졌다는 것이다.

전경련은 “중국산업의 경쟁력 강화는 첨단품목 수출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며 “OECD(STI Board) 분류기준에 따라 한국과 중국의 첨단산업별 수출액을 보면 ’02년에는 비슷한 수준이었으나 ’11년 5.3~21배까지 차이가 벌어진다”고 주장했다. 특히 “항공우주장비의 경우 ’02년에는 한국이 2배가량 많았으나 현재는 중국이 월등히 추월한 상태”라며 “여전히 중국산은 저가의 저품질 공산품일 것이라는 한국인의 선입견에서 많이 달라진 모습이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중국은 국제 특허수가 한국을 추월해 창조강국으로 ‘괄목상대’가 됐다는 점이다.

전경련은 “특허수를 보아도 중국의 첨단산업화를 알 수 있다”며 “중국이 매년 출원하는 국제특허수는 최근 5년 사이 3배 이상 증가했고, ‘10년 한국을 추월했다”고 밝혔다. 작년 세계에서 가장 많은 국제특허를 출원한 기업 역시 중국 통신장비업체인 ZTE사(3906건)로 하루에 10개 이상의 특허를 쏟아내고 있다.

전경련은 “(중국의) 이런 성과는 지난 후진타오정부에서 제11차 5개년 경제개발 계획(’06~’10)에서 주창한 자주창신(自主創新)전략과 관련이 있다”고 분석했다.

전경련은 “중국정부는 2020년까지 R&D 투자를 당시 GDP 1.5%선에서 2.5% 이상으로 확대하고, 대외 기술의존도를 30% 이하로 감소하며, 특허출원 세계 5위내 진입하자는 목표를 세웠다”며 “이를 위해 과학기술 예산을 늘리고 전략산업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를 진행해 2011년 기준 중국의 R&D 투자액은 전 세계 R&D의 9%에 해당하는 금액이다”고 강조했다.

전경련의 고민이 드러났다. 전경련은 “중국이 중점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전략산업분야가 우리와 많은 부분 겹치고 있다는 것이다”며 “실제로 2011년 우리나라가 수출시장 점유율 1위를 내준 26개 품목 중 12개를 중국이 가지고 갔고, 우리나라가 1위를 차지한 61개 가운데 13개 품목에서 중국이 2위에 올랐다”고 우려했다.

전경련은 대안을 제시했다. 전경련은 “이러한 상황에 대해 전경련은 우선적으로 자체적인 기술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우리가 중국보다 비교우위인 분야인 상용화 기술이나 비즈니스 모델 등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더불어 “우리기업들이 첨단기술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전경련 엄치성 국제본부장은 “우리기업들도 중국 내수시장과 서비스 시장 진출을 위한 전략을 새롭게 짜야할 것이다. 이런 추세로 가다가는 13억 인구의 중국 시장은 그림의 떡이 될 것이다.”고 거듭 강조했다.

 

 

 

 

담당업무 : 산업1부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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