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 주파수 전쟁, 이젠 머니 게임이 아닌 전략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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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사 주파수 전쟁, 이젠 머니 게임이 아닌 전략 게임
  • 박시형 기자
  • 승인 2013.06.30 13: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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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부의 각종 조건 제시가 돈 많은 사업자의 승리를 제한해, 일부는 절묘한 안이라 평가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박시형 기자)

미래창조과학부가 롱텀에볼루션(LTE)의 광대역 주파수 할당방식을 '복수밴드 혼합경매'방식으로 진행한다고 28일 발표했다. 통신사들은 머니게임이 재현될 것이라 반대하지만 일부는 절묘한 안이라는 평가도 있다.

▲ 미래부가 28일 이동통신 주파수 대역 할당 계획을 내놨다. (자료제공=미래창조과학부)

미래부는 주파수 밴드 할당안을 두 종류 내 놓고 총 50회의 오름입찰을 진행해 결판이 나지 않으면 단 한번의 밀봉입찰로 낙찰자를 선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오름입찰은 일반적인 경매와 다름없이 진행돼 과거에 있었던 주파수 경쟁 사례로 미뤄보면 50회 내에 결판이 날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낙찰 금액은 단 한번 이뤄지는 밀봉입찰에서 확정이 될텐데 미래부는 제시한 두 가지 방안 모두의 주파수 블록마다 입찰금액을 써 내도록 결정했다.

밀봉입찰은 입찰금액 총합이 높은 방안을 선택하고 각 블록별 가장 높은 금액을 제시하는 통신사가 해당 블록을 가져가게 된다. 액수는 오름입찰금액의 최고가보다 낮은 금액을 제시할 수 없다. 

이번 주파수 대역 경매의 특이할 점은 할당안(밴드플랜) 2에 KT가 현재 사용중인 블럭에 인접한 주파수 대역이 나왔다는 것이다.

또 미래부는 A,B 블록의 최저경쟁가격을 4788억 원, C블록을 6738억 원으로 대역별로 가격을 달리 매겼다는 것도 주목할만 하다.

C블록이 사용하는 1.8㎓ 대역은 세계적으로도 많이 쓰이고 있는 LTE 주파수고 효율성이 좋아 통신사들이 선호하고 있다.

반면 이번에 새로 배정되는 A,B 블록의 2.6㎓ 대역은 이미 많은 무선기기들이 사용하고 있어 주파수 간섭의 우려로 장비 설치 등 시설 투자비가 많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

밴드플랜 1의 C블럭에는 LG유플러스만 입찰이 가능하다. 미래부는 LG 유플러스는 아직 1.8㎓에 주파수를 할당 받지 못하고 있어 타사의 입찰을 제한했고 SK와 KT가 혹여 C1블록을 낙찰 받는다면 기존 사용 블록은 반납하도록 정했다.

통신사들은 미래부가 제시한 조건들을 최대한 이용해 이전 경매와 달리 전략적으로 접근할 것이 분명하다.

LTE와 3G 통신과의 차이점은 LTE가 통신망 대역을 넓어지는 만큼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KT가 붙어있는 블록(D2)을 낙찰받을 경우 많은 시설 추가 비용없이 타사보다 먼저 광대역 통신망을 구성할 수 있게 된다. SK와 LG유플러스는 그 점을 들어 KT에 대한 특혜라며 D블록의 경매를 반대했다.

미래부는 플랜 2에만 D블록이 포함되는 변칙적 조건을 제시 하면서 통신사들의 불만을 잠재웠다. 투입금액의 총액이 많은 플랜이 선택될 수 있는 조건 탓에 KT는 여차하면 D블록은 구경도 하지 못하고 플랜 1로 계획을 변경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SK가 풍부한 자금력으로 플랜 1에 오름입찰에 금액을 많이 쏟아부으면 KT는 플랜 1에서 A와 B 블록 중 하나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 재미있는 사실은 플랜1이 선택될 경우 LG유플러스가 C블록을 가져가면서 KT,SK와 함께 1.8㎓대역에 새롭게 편입되며 승자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SK가 기존 장비를 활용할 수 있는 C블록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플랜2를 선택해야 하는데 KT가 노리는 D블록 때문에 판단이 쉽지 않을 듯 하다. 이 때문에 SK가 C나 D블록의 입찰가격을 마구 밀어 올리다 A나 B블록을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낙찰 받을 가능성도 매우 크다.

SK는 현재 물리적으로 떨어져 있는 주파수를 한 대역의 주파수처럼 묶어 사용할 수 있는 '주파수 집성기술(CA)'을 적용하고 있어 밴드플랜에 관계없이 광대역 통신망을 구성할 수 있다. 경쟁자가 적고 가격도 상대적으로 낮은 A,B 블럭을 노리도 접근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동통신사 관계자들은 "철저한 시뮬레이션을 바탕으로 치밀한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어차피 통신망의 발달로 주파수 대역이 모자랄 수도 있어 2.6㎓의 개발은 필연적인데 이를 선점할 기회가 될 수도 있고, 기존 1.8㎓대역을 보강해 사용자를 더 모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전략 싸움으로 인해 밀봉입찰이 끝나면 각 사가 목표했던 바와 전혀 다른 결과가 나타날 수도 있다.

주파수 경매는 7월말 까지 통신사의 신청접수를 받고 8월 말 주파수 경매를 실시하는 순으로 진행 될 예정이다.

한편, 지난 2011년 SK와 KT는 특정 주파수 하나를 놓고 경쟁을 벌여 결국 SK가 9950억 원에 낙찰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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