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 장외투쟁 선언… 향후 정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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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길, 장외투쟁 선언… 향후 정국은?
  • 윤명철 기자
  • 승인 2013.07.31 1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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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의 선택의 결과는… 글쎄?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명철 기자)

▲ 속이 탄 민주당 김한길 대표ⓒ뉴시스

7월의 마지막 날, 민주당은 결국 장외투쟁을 선택했다.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31일 오후 4시 30분 긴급기자회견을 통해 “민주당은 비상체제에 돌입한다”며 “장외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선언했다. 8월 1일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의원총회를 열기로 했다. 민주당의 장외투쟁 선언으로 향후 정국의 향방은 또 다시 예측불허가 됐다.

김한길, 국민은 분노, 민주당 인내력은 바닥

31일은 ‘국가정보원 댓글 의혹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청문회 증인채택 기한이다. 여야는 이날도 청문회 증인과 참고인 채택을 놓고 첨예한 대립이 이어졌다. 민주당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의 증인채택과 출석담보를 강력 촉구했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두 사람의 출석을 강요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오히려 민주당 전현직 의원 5명을 청문회 증인으로 채택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민주당은 발끈했다. 장외투쟁을 나서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어갔다. 민주당의 장외투쟁 분위기는 이날 오전 긴급의원총회에서 감지됐다. 먼저 포문을 연 김한길 대표는 “국조를 통한 진실규명을 위해 많은 것을 인내해왔고, 참을 만큼 참았다. 더 이상의 인내는 오히려 무책임일 수 있다. 새누리당과 청와대가 국정원 국조에 대한 근본적인 태도변화가 없다면 민주당은 지금과는 다른 차원의 결단과 선택이 있어야 한다”며 강경한 모습을 보였다.

협상파로 알려진 전병헌 원내대표도 가세했다. “국정원 불법대선개입사건 진실규명과 국정원 개혁이라는 국정조사의 근본 목적이 위협받는다면 우리의 선택은 외길일 수밖에 없다”며 “국정조사 방해와 국정원 감싸기를 계속하면 중대결심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모든 가능한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결연히 맞서 싸워나갈 것”이라고 결연한 태도를 표명했다. 결국 민주당 지도부는 민주당 소속 의원 전원을 국회 내 비상대기 시켰다.

마침내 김한길 대표는 장외투쟁을 선언했다. 다만, 원내협상도 병행키로 했다. 김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당대표실에서 긴급기자회견을 통해 “민주주의 회복과 국정원 개혁을 위한 국민행동에 나서겠다”며 “민주당은 비상체제에 돌입 한다”고 밝혔다.

그는 “새누리당은 국정조사 기간 45일 중 30일을 파행시켰다”면서 “세 번의 파행과 20여일 간의 국정조사 중단, 증인 채택 거부로 인해서 더 이상 국정조사의 성과를 기대하기가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고, 이런 위중한 상황속에서도 여름휴가를 운운하며 국정조사를 모면하려는 여당의 행태는 국민과 국회를 모욕하는 것”이라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의 발걸음도 빨라졌다. 김한길 대표는 내일 시청 앞 서울광장에 국민운동본부를 설치하고, 첫 의원총회를 현장에서 개최한다고 밝혔다. 또 추미애 의원이 이끌던 ‘정치공작 진상규명 및 국정원 개혁운동본부’를 확대 개편키로 했다. 본인이 직접 본부장을 맡기로 했다.

▲ 장외투쟁을 선언한 김한길 대표 ⓒ뉴시스

민주당, 고심 속에 내린 선택의 끝은?

하지만 민주당의 장외투쟁 성공여부는 미지수다. 그동안 민주당의 모습에 못미더워하는 지적들이 잇달았다. 안철수 의원의 싱크탱크를 이끌고 있는 최장집 교수가 ‘민주당 무능론’을 제기했다. 최 교수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의원 연구모임인 ‘혁신과 정의의 나라’ 정례 포럼에 강연자로 나와 민주당에게 독설을 날렸다. 그는 민주당이 야당으로서 균형과 견제를 제대로 하지 못해 정부가 독주한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특히 “국정원 선거개입 의혹이나 NLL을 둘러싼 논쟁에 집중해서 다른 문제를 돌보지 않은 상황이다”며 “당의 집합행위를 하지 못하고 각 의원들이 민주당의 이름으로 각자가 정당의 역할을 한다”며 리더십 부재를 꼬집었다.

민주당 지지자들도 뿔났다. 일단 김한길 대표의 지도부를 신뢰하지 못한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가 30일 만 19세 이상 휴대전화 가입자 1200명을 대상으로 실시간조사를 했다. 그중 민주당 지지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 중 ‘대화록 실종 국면에서 가장 제 역할을 못하는 민주당 지도부 인사’를 묻는 질문에 29.5%가 김한길 대표를 지목했다. 조경태, 전병헌, 우원식, 신경민, 양승조 최고위원 순으로 신뢰감을 상실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자책의 목소리가 들렸다. 최근 민주당내 친노 저격수로 떠오른 조경태 최고위원은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서종빈입니다>에서 “정국에서 새누리당의 전략에 말린 측면이 없잖아 있는 듯한 느낌을 많이 받고 있다”며 “사실 정쟁을 중단하라는 말씀들이 많이 있지만 민주당이 조금 더 전략적인 고민을 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고 고백했다.

우상호 의원도 거들었다. 그는 이날 긴급비상 의원총회에서 “우리당이 무기력하게 새누리당에 끌려다니는 것은 아니냐는 불만이 많았다. 이렇게 무시당하면서 국조 지지부진한데 순둥이처럼 대응하냐는 울분들이 지지자들 사이에 넘치고 있다”고 자책했다.

민주당 비주류측 한 인사는 “민주당은 진퇴양난에 빠졌다. 새누리당에 이끌려 이 지경에 이르렀다. 민주당의 장외에 나간다 해도 누가 관심을 갖겠는가”며 반문했다. 이어 그는 “일단 첫 단추를 잘못 끼웠다. 당장 국민들의 반응이 없다”며 민주당 지도부를 성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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