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3세경영성적표④>´정의선´이 ´현대차´에 통(通)했다.
<재벌3세경영성적표④>´정의선´이 ´현대차´에 통(通)했다.
  • 김병묵 기자
  • 승인 2013.08.28 09: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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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 도약시키고 성공적 연착륙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병묵 기자)

A학점. 현대자동차 정의선 부회장의 ‘중간고사’ 성적이다. 세계를 무대로 치러지는 재벌 3세들의 경영시험에서 지금까지 그는 좋은 모습을 보였다. 위기에 빠졌던 기아자동차를 도약시키며 자신의 능력을 입증했다. 경영 전문가들이 정 부회장에게 입을 모아 높은 학점을 매긴 이유다. ‘재계의 우등생’인 그의 행보를 들여다봤다.

1999년 현대자동차에 입사한 이후 초고속 승진을 거친 그는 2005년 입사 5년 만에 기아자동차 사장으로 승진하며 기아차 경영을 맡게 됐다. 일종의 후계자 수업 성격도 있었다. 당시 기아차는 누적된 적자로 골머리를 앓고 있었기 때문에 만만찮은 난제라 여겨졌다.

정의선 사장은 ‘디자인 경영’을 선언한다. 그리고 지금껏 ‘신의 한수’라고 회자되는 피터 슈라이어 영입을 단행한다. 세계 3대 자동차 디자이너로 손꼽히는 아우디의 전 수석디자어너 피터 슈라이어를 디자인담당 부사장으로 임명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결과는 곧 나타났다. 기아차는 개성 있고 혁신적인 신차를 잇따라 선보인다. 이를 앞세워 유럽시장을 과감하게 파고들며 돌파구를 열었다. 황성현 경제평론가는 기아차의 약진시점을 ‘K시리즈의 출범’이라고 평하기도 했다.

기아차는 흑자로 돌아섰고 ‘튼튼하지만 예쁘진 않았던’ 기아차의 이미지를 완전히 바꿔 놨다.  황 경제평론가는 “정의선 당시 기아차 사장이 세계적인 트렌드에 편승하는데 성공한 것”이라며 “K시리즈를 시발점으로 새로운 디자인에 열광하는 사람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정 부회장의 기아차 사장 시절 성과로 크게 세 가지를 꼽을 수 있다. 시장점유율 확대,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 기아차 만의 아이덴티티 확립이다.

기아차는 정 사장 체제하에서 국내 시장점유율을 2007년 21.4%, 2008년 25.9%, 2009년 29.4%로 끌어올렸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1.8%의 점유율을 2.6%로 확장했다.

2008년 금융위기도 선방해냈다. 2008년과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세계 주요 자동차업체의 판매실적은 감소추세였다. 특히 2009년 GM과 도요타 등이 각각 30%, 20%의 감소율을 기록할 때 기아차는 오히려 10%의 판매증가율을 보이며 이 수치에서 주요 업체들 중 세계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한다.

정 사장의 ‘디자인 경영’은 디자인을 기아차의 완전한 아이덴티티로 자리잡게 했다. 2009년 레드닷 디자인 상(red dot Design Awaed)에서 기아차의 ‘쏘울’이 국내 최초로 수상하는 쾌거가 있었다. 이 를 시작으로 레드닷 디자인상에서는 2010년 ‘벤가’ 2011년 ‘K5'와 ’스포티지R', 2012년 ‘모닝’‘프라이드’에 이어 올해는 ‘프로씨드’가 최우수상, ‘카렌스’,‘씨드’,‘씨드SW'가 본상을 수상하며 5년 연속 수상, 10개 차종 수상이라는 위용을 뽐냈다.

기세를 탄 기아차는 2010년 매출액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판매대수, 글로벌 시장점유율 모두에서 역대 최고 기록을 갱신, 사상 최대의 실적을 달성하며 정점을 찍었다.

기대 이상의 실적을 내고 성과를 인정받은 정의선 사장은 2009년 8월 현대자동차 부회장으로 승진한다. 2010년에는 등기이사로도 선임되며 후계 구도 굳히기에 박차를 가했다.

하지만 아직까진 아버지 정몽구 회장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시각도 있다. 상대적으로 현대의 승계구조가 불안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러나 우려를 표시하는 전문가는 많지 않다.

호서대학교 경영학과 표건표 교수는 “부모 입장에서 자식은 늘 어리고 뭔가 부족함이 있어 보이는 것”이라며 “정의선 부회장은 그간 착실하게 후계 수업을 받았고 실적도 쌓았기 때문에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승계에) 문제는 없어 보인다”고 전망했다.

최근 정 부회장은 또다시 새로운 시험들에 직면했다. 첫 번째는 불거진 노사갈등이다. 아버지인 정몽구 회장도 어려워했던 노사문제다. 부분파업이 일어나고 전면파업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등 분위기가 가라앉아있다.

표건표 교수는 현대자동차의 현 상황을 “노사 합심으로 실적을 내야할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황성현 경제평론가는 “올림픽 때 양궁대표팀을 챙기는 모습만 봐도 알 수 있듯 정 부회장은 사람을 중요시한다.”며 “(노사문제를 헤쳐 나갈)충분한 돌파여력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2010년 이후 장기간 이어진 세계적 경제침체에서 비롯된 저조한 실적도 다시 끌어올려야 한다. 설상가상으로 ‘싼타페’차량의 품질 논란도 불거졌다. 정 부회장은 즉각 ‘품질문제 적극대응’을 지시했고, 현대차는 이례적으로 공개사과를 했다. 그의 발 빠른 대처는 “현대차가 달라졌다”는 평을 이끌어내기도 했지만 아직 여론은 완전히 진정되지 않은 상태다.

거함 현대 호(號)의 키를 넘겨받을 것이 유력한 삼대 째 선장, 정의선 부회장은 자신에게 주어진 난제들을 풀어내고 현대기아차를 세계로 한발 더 이끌 수 있을까. 그가 아버지와 할아버지를 넘어 ‘자신의 시대’를 열 수 있을지 세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담당업무 : 경제부 금융팀/국회 정무위원회
좌우명 : 行人臨發又開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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